16일 낮 12시 서울 광화문 광장, 각기 다른 이들이 손팻말을 든 채 곳곳에 서있다. 해직 1200일을 앞에 바라보고 있는 YTN 해직 문제를 비롯해 용산 참사 3주기, 정봉주 전 의원에 대한 석방 촉구, 조선일보 가문의 연세대 사유화 반대, 반값 등록금, 삼척-영덕 신규 핵발전소 부지 선정 등 1인 시위를 하는 이유도 다양하다.

지금 광화문에는 2012년 대한민국의 오늘이 있다.

#1. YTN 해직 1198일

▲ 임장혁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가 16일 낮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미디어스
지난 2008년 10월, 구본홍 당시 사장을 반대하다 해직 통보를 받은 6명의 해직기자들이 오늘로 해직 1198일을 맞았다.

YTN구성원들은 해직기자 6명의 빠른 복직을 촉구하기 위해 지난 11일 ‘해직자 복직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자발적인 요청에 따라 모집을 시작한 비대위원은 오늘 오전까지 128명에 달한다. YTN구성원들은 현재 출근 시간, 점심 시간 등 YTN타워 곳곳에서 복직 촉구 의지를 담은 손팻말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임장혁 YTN노조 공정방송추진위원회 간사가 오늘 낮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그는 1인 시위를 시작하게 된 이유에 대해 “YTN 기자 6명의 해직 사태는 전두환 정권 이후 처음으로 정치적으로 자행된 언론탄압”이라며 “언론 자유를 걱정하고 공감하는 시민들이 이를 단순한 노사 관계로 보기 보다는 관심을 갖고 고민해 봐야할 중대한 사안이라고 생각해 나왔다”고 말했다.

“전두환 정권 이후 처음이라는 언론인 대량 강제 해직사태. 대한민국, YTN에서 지금도 진행중입니다. 양심적 해직 기자들이 돌아와야 언론이 바로 섭니다.”

#2. 용산 참사 3주기

▲ 용산 참사 유가족 유영숙씨가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미디어스
오르고 또 올라가면 모두들 얘기하는 것처럼 정말 행복한 세상이 있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나는 갈 곳이 없었네. 그래서 오르고 또 올랐네. 어둠을 죽이던 불빛 자꾸만 나를 오르게 했네. 알다시피 나는 참 평범한 사람… 루시드폴의 ‘평범한 사람’ 노래 가사 중

용산 참사 3주기가 됐다. 2009년 1월20일, 용산에서 일어났던 참사로 철거민 5명이 숨졌고, 경찰 1명이 숨졌다. 3년이 지났지만, 용산 사태는 여전히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아직도 용산 철거민 7명은 3년 째 복역 중이다. 용산 유가족들은 설을 앞두고 정부에 철거민들을 특사 명단에 포함해 줄 것을 요구했지만 정부는 이들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용산 참사 유가족 유영숙씨가 광화문에서 1인 시위를 시작했다. 구속된 철거민들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서다. 이와 함께, 용산 참사가 발생한 근본 이유는 개발 문제였기 때문에 강제적으로 입주민을 내보내고 재개발을 할 수 없도록 법으로 금지하는 이른바 ‘용산참사재발방지법’ 제정도 함께 촉구하고 있다.

#3. 정봉주 석방 촉구

▲ 영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왼쪽)이 16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미디어스
정봉주 전 통합민주당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는 1인 시위도 시작됐다.

앞서 시민사회, <나는 꼼수다>, 정치권 등은 정봉주 전 의원의 석방을 촉구하기 위해 ‘나와라! 정봉주 국민본부’를 구성했다. 국민행동위, 국제구명위, 문화예술위 등으로 구성된 정봉주 국민본부에는 한명숙, 문성근, 박영선, 공지영 등 내로라하는 인사들이 함께 한다.

정봉부 국민본부가 시작한 1인 시위의 첫 주자로 참석한 영화 <부러진 화살>의 정지영 감독이 나섰다. 정 감독은 오늘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헌법에서 규정한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오늘은 진실이 구속되지만 내일은 거짓이 구속될 것이다”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이어갔다.

이날 1인 시위 현장에는 정지영 감독 뿐 아니라 <나는 꼼수다> 출연진인 김용민 시사평론가, 주진우 <시사IN>기자, 소설가 공지영씨도 모습을 드러냈다.

정지영 감독의 <부러진 화살>은 지난 2007년 교수지위 확인소송 사건의 항소심을 맡은 박홍우 부장판사에게 석궁을 쏜 혐의로 구속됐다가 4년 동안 수감된 김명호 전 성균관대 수학과 교수의 실제 사건을 바탕으로 한다. 특히, 박홍우 부장판사는 BBK와 관련한 정봉주 전 의원의 항소심에서 정 전 의원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하기도 했다.

#4. 조선일보 방우영 연세대 사유화 반대

▲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인 유정성 목사가 16일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1인 시위를 하고 있다. ⓒ미디어스
지금 연세대 내부에서는 방우영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퇴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거세다. 연세대 이사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방우영 명예회장이 ‘개방형 이사제’ 취지로 운영되던 종교계 추천 이사 선임 제도를 4년 가까이 어기며 최근에는 아예 관련 조항을 파기하기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이다. 연세대 신학대학 동문회와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를 비롯해 연세대의 최초 설립자인 언더우드 가문까지 반대 입장을 분명히 밝히면서 방우영 명예회장의 입지는 점점 좁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연세대는 건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의 유지, 계승을 위해 4개 교단(대한예수교장로회, 기독교대한감리회, 한국기독교장로회, 대한성공회)의 ‘파송이사제도’로 이사회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방우영 이사장 체제의 연세대 이사회는 이 조항을 파기했으며, 교육과학기술부는 이례적으로 하루 만에 관련 정관 개정안을 승인했다. 특히 방우영 이사장은 4개 교단 가운데 한국기독교장로회와 대한성공회 추천 이사의 임명을 계속 회피해왔는데, 이 교단들이 사학법과 개방형 이사제도에 찬성했기 때문이라는 관측이 높다.

이와 관련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한국기독교장로회 총회장인 유정성 목사는 오늘 낮 12시 광화문 광장에서 “조선일보 상임고문 방우영씨의 연세대 사유화를 반대합니다”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1인 시위를 진행했다.

한국기독교협의회는 이날 발표한 성명서에서 △연세대 이사회는 학교 창립 이념을 부정하는 정관 개악을 스스로 취소하고 원래대로 되돌려놓아야 하고 △이번 사태를 일으켜 연세대 사유화 의혹을 받고 있는 조선일보 상임고문 방우영 이사장은 즉시 퇴진하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그 동안 연세대 이사회에서 방우영씨의 독단과 전횡이 일상적이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입니다. 이번 정관 개악은 방우영씨가 연세대를 마음대로 운영하는데 마지막 걸림돌이 되는 설립자 몫의 기독교계 인사들을 제거하고 실질적으로 사유화하려는 의도를 명백히 드러낸 사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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