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호반건설이 우리사주조합에 지급할 위로금 300여억 원을 서울신문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서울신문지부는 “디테일로 숨어든 악마가 얼마나 있을지 모른다”면서 위로금 지급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 문서를 만들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최승남 호반건설 부회장은 13일 사장추천위원회 회의가 끝난 후 “위로금은 서울신문에서 주는 것”이라면서 “일단 주식대금은 돈 주고 사면 되는 거다. 그러나 나머지 부분(위로금)에 대해서는 인수되고 나서 3자 배정을 통해 증자해서 회사 자금을 확보하고, 그 증자대금으로 나눠주는 형식으로 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미디어스)

서울신문 유상증자를 실시해 위로금을 마련하겠다는 것으로 유상증자를 통해 마련된 자금이 위로금으로 지출되면 회계상 ‘적자’로 반영된다. 위로금이 서울신문 경영에 부담으로 되돌아올 수 있는 것이다. 우리사주조합은 호반건설의 ‘증자’ 제안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언론노조 서울신문지부는 16일 성명에서 “호반건설에 지분이 넘어가고, 호반의 입맛에 맞는 이가 대표이사 사장이 된 뒤에는 이사회가 증자를 통한 위로금 지급을 결정하면 회사 손익에 310억 적자가 반영될 수 있다”며 “호반건설이 이를 구조조정의 빌미로 삼을 가능성도 크다. 또한 세금을 아무리 줄여도 회삿돈으로 주는 이상 건강보험료 폭탄은 불가피하다”고 지적했다.

또 서울신문지부는 “호반건설이 배임을 이유로 위로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규모를 줄이더라도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 “호반건설이 (지분 인수) 최종안을 제시하면서 사장추천위원회가 열리는 16일 이전까지 수용 여부를 알려달라고 채근한 이유가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서울신문지부는 “위로금의 배분 기준, 지급 방법, 시기 등 구체적 내용을 숨김없이 담은 호반건설과의 합의 문서를 만들어 협상안으로 제시해야 한다”며 “최종적으로 사주조합 총회를 거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서울신문지부는 서울신문 사장 최종 후보자 선정을 우리사주조합 총회(23일) 이후로 연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우리사주조합이 조합원 총의를 모은 후 사장 후보자 선정에 나서야 한다는 것으로 서울신문 사추위는 16일 사장 후보자 5인 면접을 실시하고, 최종 후보자 선정을 위한 회의를 진행한다.

서울신문지부는 “호반건설이 제시한 예정표에 쫓기듯 끌려가는 모양새”라면서 “후보자 컷오프로 제한된 조합원들의 선택권을 보장하기 위해 사장 후보 선임 확정을 23일부터 예정된 사주조합 총회 이후로 미뤄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우리사주조합은 이사회 투표를 통해 사장 공모 지원자 10명 중 5명을 컷오프했다. 서울신문지부는 조합원 전체 투표가 아닌 이사회 투표로 5명을 탈락시킨 것에 대해 "직선제 취지를 무력화시킨 것"이라고 반발했다. 우리사주조합은 11일 조합원 투표를 통해 신임 사장 후보를 5명에서 3명으로 압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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