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ack to the K-league

올해 K리그는 30주년을 맞이합니다. 때로는 명장면으로 축구팬들을 즐겁게 했고, 때로는 안타까운 모습으로 가슴 아프게 했습니다. '김지한의 Sports Fever'는 '축구 전문 블로그'로서 30년을 맞이한 K리그의 흥미로운 역사, 이야기들을 1주일에 한 차례씩 소개하고자 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30년을 맞이한 K리그는 그 역사에 걸맞은 다양한 기록들이 존재합니다. 가장 많이 이긴 팀,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를 비롯해 가장 빠른 시간에 골을 넣은 선수, 가장 오랫동안 연승을 거둔 팀 같은 흥미로운 기록들도 있습니다. K리그의 질을 높이고, K리그를 살찌우게 한 다양하고 재미있는 기록들, 어떤 것들이 있는지 키워드 별로 3회에 걸쳐 살펴보겠습니다.

골, 득점

축구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골, 득점입니다. 골은 언제나 선수나 코칭스태프, 그리고 경기를 관전하는 팬들을 즐겁게 합니다. 물론 골을 허용한 골키퍼, 상대팀 선수들은 씁쓸하게 느껴지겠지만 말입니다.

현재 K리그 역사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는 우성용으로 116골입니다. 1996년 부산에 입단해 프로에 입문한 뒤 14시즌 동안 411경기를 뛰었던 우성용은 2008년 김도훈 현 성남 코치가 보유하고 있던 기록을 갈아치운 뒤, 이듬해 인천에서 1골을 더 넣어 통산 116골로 이 부문 최다 기록을 보유하게 됐습니다. 지난 2006년, 성남에서 득점왕에 오른 바 있던 우성용은 꾸준한 골 기록으로 K리그 최고 공격수로서의 면모를 보여 왔습니다.

하지만 이 기록이 올해 깨질 가능성이 높습니다. 바로 그 뒤를 '라이언킹' 이동국이 따라붙었기 때문입니다. 이동국은 지난해까지 115골을 집어넣어 앞으로 2골만 더 넣으면 K리그 최다 득점 기록을 세우게 됩니다. 현재 K리그 통산 100골 이상을 넣은 선수는 모두 7명입니다. 그 가운데 현역 선수로는 이동국과 최근 강원 FC로 이적한 김은중, 단 두 명이 이 대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 이동국 © 연합뉴스
K리그 통산 1호골은 지난 1983년 5월 8일, 유공에서 뛴 박윤기가 기록한 골이었습니다. 당시 수퍼리그 개막전 할렐루야와의 경기에서 선발 출장한 박윤기는 전반 22분, 수비진 사이를 헤집고 들어가 첫 골을 터트리며 역사에 길이 남을 K리그 첫 득점을 기록했습니다. 이 골을 시작으로 박윤기는 첫 시즌에 9골을 뽑아내 원년 득점왕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한 시즌에 가장 많은 골을 넣으며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바로 2003년 성남 일화에서 뛰었던 김도훈이었습니다. 김도훈은 40경기에 출전해 28골을 뽑아내는 저력을 보여주며 최고 골잡이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보여줬습니다. 김도훈은 2000년에도 득점왕을 차지하며 현재까지 유일하게 2번 득점왕에 오른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외국인 선수 가운데 최초로 득점왕을 차지한 선수는 1985년 럭키금성에서 활약한 태국 출신 공격수 피아퐁이었습니다. 피아퐁은 21경기에 출전해 12골을 집어넣으며 K리그 최초 외국인 득점왕의 영예를 안았습니다. 1999년 성남 일화에서 뛰었던 샤샤, 2007년 경남 FC에서 뛴 까보레는 나란히 18골을 넣어 한 시즌 외국인 최다골 득점왕 기록을 나란히 보유하고 있습니다.

진기록

골과 관련한 진기록도 많습니다. 1분도 채 안 된 시간에 골이 나온 것을 비롯해 최장거리 골 기록도 있습니다.

▲ 최단시간 골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방승환 © 연합뉴스
가장 짧은 시간에 골이 나온 진기록은 지난 2007년 5월 23일, 인천-포항 경기에서 나왔습니다. 당시 인천 유나이티드 공격수였던 방승환은 포항 김명중의 백패스 실수를 틈타 곧바로 가로챈 뒤 벼락같은 왼발슛으로 골을 기록하며 K리그 최단 시간 득점 기록을 세웠습니다. 기록은 '단 11초'였습니다.

이 기록은 지난 1986년, 한일은행에서 뛰었던 권혁표가 기록했던 19초를 21년 만에 경신한 것이어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일으킨 바 있습니다. 최단시간 골 기록 가운데서는 방승환, 권혁표의 뒤를 따라 스테보가 지난 2009년 FC 서울을 상대로 22초 만에 골을 넣었으며, 2003년 부산에서 뛰던 노정윤이 안양 LG전에서 23초 만에 득점을 기록해 역대 3,4위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연속 경기 득점 기록은 황선홍, 김도훈이 나란히 갖고 있습니다. 황선홍은 지난 1995년 8월 19일부터 10월 4일까지, 김도훈은 2000년 6월 17일부터 7월 16일까지 8경기 연속 골을 뽑아내 이 부문 공동 선두를 달리고 있습니다. 뒤이어 안정환이 1999년에 7경기 연속 골 기록을 갖고 있으며, 이천수, 따바레즈, 데닐손 등 8명의 선수가 6경기 연속 골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지금까지 나온 K리그 골 중에서 가장 먼 거리에서 골을 넣은 기록은 얼마나 될까요. 답은 지난 2005년 5월 29일, 부산 아이파크에서 뛰고 있던 도화성이 기록한 65m입니다. 65m는 센터 서클에서 좀 더 뒷부분에 위치한 수준인데요. 부천 SK와의 경기에서 이 위치에서 상대 골키퍼가 나온 것을 보고 지체 없이 슈팅을 날려 골을 기록하는 '진기한 장면'을 보여줬습니다.

수원 삼성에 뛰었던 고종수가 지난 2002년 9월, 57m 위치에서 골을 넣었으며, 울산 현대의 김종건이 1999년 54m로 그 뒤를 이었습니다. 김종건은 이 기록을 세우기 2년 전인 1997년에도 50m 위치에서 득점을 기록해 역대 통산 최장거리 골 Top5에 두 개나 오른 진기록을 갖고 있기도 합니다.

팀 기록 가운데서도 흥미로운 것들이 많습니다. 먼저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을 넣은 팀, 포항 스틸러스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포항은 지난 2009년 9월 13일, 제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경기에서 8골을 퍼부으며 한 경기 최다 골 기록을 세웠습니다. 전반에 2골을 넣었던 포항은 후반에만 6골을 몰아넣는 막강 공격력을 자랑하며 제주 수비진을 그야말로 초토화시켰습니다. 하지만 이듬해 5월, 제주는 포항 원정에서 5-2 승리를 거두며 어느 정도 수모를 씻는 결과를 냈습니다.

양 팀 통틀어 한 경기에서 가장 많은 골이 터진 경기는 지난 2000년 10월, 전남 드래곤즈와 수원 삼성의 경기(3-7), 그리고 2004년 7월, 대전 시티즌과 부산 아이파크의 경기(6-4)에서 나온 10골입니다. 이 경기를 지켜본 팬들은 그야말로 제대로 골 잔치를 맛보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도움

축구에서 골을 넣기 위해서는 다양하면서도 완벽한 과정이 뒷받침돼야 합니다. 여기에는 아기자기한 패스플레이, 기가 막힌 크로스, 그리고 완벽한 기회를 만들 수 있는 개인 능력들이 필요할 것입니다. 골을 넣은 순간만큼 주목받지는 못한다 할지라도 그 과정을 만드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플레이, 도움(어시스트)은 '숨은 주역'으로서 충분히 박수 받을만한 가치를 갖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K리그에서 역대 가장 많은 도움 기록을 세운 선수는 누구일까요. 정답은 바로 성남 일화의 신태용 감독이 그 주인공입니다. 신 감독은 선수 시절, 모두 68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2위인 데니스(이성남, 수원, 57개)를 제치고 이 부문 통산 기록 선두를 굳게 지키고 있습니다. 이 덕분에 신 감독은 K리그 선수 가운데는 유일하게 60골-60도움 클럽(99골-68도움)에 가입했습니다. 이 기록은 당분간 깨지기 어려운 기록으로도 남아있습니다.

▲ 신태용 © 연합뉴스
도움 분야에도 해트트릭은 존재합니다. 역대 한 경기에서 도움 3개를 기록한 이른바 '도움 해트트릭'이 그것인데요. 이 기록을 보유한 역대 K리그 선수는 모두 31명입니다. 지난 1983년 유공에서 뛴 김창호가 포항제철을 상대로 1호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이후, 지난달 16일 6라운드 광주 FC 전에서 생애 첫 도움 해트트릭을 세운 이동국까지 거의 매년 1-2명 꼴로 대기록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1986년과 1991년에 기록을 세운 강득수와 2003년과 2005년에 이 기록을 보유한 김도훈은 '유이'하게 2번이나 도움 해트트릭을 기록한 선수로 남아 있습니다.

역대 최장 경기 연속 도움 기록은 포항에서 뛴 라데가 보유한 6경기(1996년 7월 28일-9월 4일)이며, 데니스를 비롯한 9명의 선수가 4경기 연속 도움 기록을 갖고 있습니다. 데니스는 3번이나 4경기 연속 도움을 기록한 선수로 남아 있습니다. 그밖에 라데와 2003년 전북에서 뛴 에드밀손은 한 시즌에만 14개의 도움을 기록하며 한 시즌 최다 도움 기록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골도 많이 넣고, 도움도 많이 기록하는 이른바 '전천후 공격수'의 상징, 한 시즌 10골-10도움 클럽 가입은 역대 10명만 기록했으며, 이 가운데 전북 현대의 에닝요는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이 기록을 세운 유일한 선수이기도 합니다.

한 경기에 하기 힘든 득점, 도움을 나란히 3차례씩 기록해 득점, 도움 해트트릭을 1경기에서 모두 작성한 선수도 있습니다. 그 주인공은 바로 FC 서울 공격수 몰리나입니다. 몰리나는 지난해 8월 27일, 강원 FC 전에서 3골-3도움을 기록해 K리그 최초로 득점, 도움 해트트릭을 동시에 작성하는 진기록을 세웠습니다. 몰리나 혼자 북 치고 장구 친 덕에 서울은 6-2 대승을 거뒀습니다.

매 시즌을 거듭할수록 많은 골 기록들이 쏟아지고 있는 K리그. 두 달 뒤 개막할 30번째 K리그에서는 어떤 골 기록, 도움 기록들이 팬들을 즐겁게 할지 지켜볼 일입니다. 골에 울고 웃는 각 팀, 각 선수들의 드라마에 팬들은 벌써부터 기대감을 갖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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