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방송통신위원회가 13일 EBS 이사 선임을 끝으로 공영방송 이사 구성을 마무리한 가운데 "성평등, 다양성, 지역성 모두 고려하지 못한 인사였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상혁 방통위원장이 “안배를 위해 상당히 노력했다”고 말했지만 시민단체의 평가는 달랐다.

전국민주언론시민연합네트워크는 14일 “방송문화진흥회, KBS 이사회, EBS 이사회에 이르기까지 현재 구성된 공영방송사 이사회를 보며 허탈감을 넘어 절망감을 느낀다”며 “성별 균형과 지역성을 강화하겠다는 방통위 약속은 이번에도 말잔치에 불과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정치적 후견주의 논란과 교총 EBS 이사 추천 관행까지 불거지면서 실망감은 더욱 크다”고 밝혔다.

공영방송 3사

이번 이사회의 성평등 구조는 퇴보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새 이사회에서 여성 이사는 KBS 1명, 방문진 2명, EBS 4명에 불과하다. KBS 이사 중 유일한 여성인 조숙현 이사가 지난 6일 이사회에서 “지난 임기에는 여성 이사가 2명 있었다고 알고 있는데 오늘은 저 혼자여서 아쉽다”고 언급할 정도였다.

성별 균형은 국가인권위원회가 ‘방송의 성평등 제고’를 위해 지난 2019년 방통위에 권고한 사안이다. 당시 인권위는 방송과 관련된 정책 결정 과정에 여성과 남성이 평등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공영방송사 이사 임명 시 특정 성이 10분의 6을 초과하지 않도록 관련 법령을 개정할 것을 권고했다.

연령·분야별 대표성을 살리는 다양성 구현도 실패했단 지적을 받았다. KBS 이사 11명 중 5명이 KBS 출신, 방문진 이사 9명 중 4명이 MBC 출신이다. 50대 이상 남성·서울 중심 인사 쏠림 현상도 심각하다. KBS 이사는 11명 중 8명이 60대다. 방송법과 방문진법은 KBS 이사회와 방문진 구성에 있어 사회 각 분야의 대표성을 고려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지역성을 우선 고려해달라는 요구도 반영되지 않았다. 전국민언련네트워크는 “지역 이슈가 공론장에 반영되지 못하고 지역방송이 고사 위기에 직면한 데는 지역을 대변할 인사가 이사회에 참여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도 있다고 판단해 수년 전부터 변화를 촉구해왔다”며 “시청자 절반이 살아가고 있는 지역의 목소리를 대변할 공영방송 이사 선임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전국민언련은 “공영방송의 지역 대표성 실현은 불균형 발전전략 속에 희생을 강요당했던 지역의 당연한 권리 회복이자 공영방송의 지역성과 다양성을 충족시키는 의미 있는 실천이며 공공성을 강화하는 길”이라며 “방통위는 공영방송 이사 선임을 위한 방식, 절차, 선임 기준을 혁신하고 방송법과 시민사회의 보편적 요구에 걸맞은 이사회 구성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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