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싱가포르에서 꽤 의미 있는 올림픽 대회가 열려 화제를 모았습니다. 바로 제1회 하계 유스올림픽(Youth Olympic Games)이 2010년 8월,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것입니다. 자라는 스포츠 꿈나무들에 올림픽 정신을 심어주고 뜻 깊은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열린 유스올림픽은 당시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고,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았습니다.

그 유스올림픽이 이번에는 동계대회로 또 한 번 치러지게 됐습니다. 바로 내일 새벽(한국시각),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제1회 동계유스올림픽이 개최돼 오는 22일까지 열리게 된 것입니다. 총 70개국 약 1000여 명의 선수단이 참가하는 이번 대회는 모두 7개 종목, 15개 세부 종목에 걸쳐 기량을 겨루게 됩니다. 우리나라는 루지를 제외한 봅슬레이-스켈레톤, 바이애슬론, 빙상, 스키, 아이스하키, 컬링 등 모두 6개 종목, 12개 세부 종목에 본부임원 11명, 경기임원 10명, 청년대사 1명, 선수 28명 등 총 50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을 파견합니다.

▲ 동계 유스 올림픽 홍보대사 김연아 (IOC 홈페이지)
기량을 겨루는 대회인 만큼 박진감 넘치는 대결, 치열한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 생각할 수 있지만 유스올림픽은 조금 다릅니다. 아무래도 14-18세 청소년으로 연령이 제한된 데다 경쟁보다는 유스올림픽이라는 경험을 통해 올림픽 가치를 이해하고 스포츠 정신을 배우는 계기를 얻을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존 올림픽과는 다른 부분도 있습니다.

우선 이 동계 유스올림픽에는 국가 대항 경기 형식에서 벗어나 여러 나라가 한 팀을 이루는 혼성 경기와 기술 경연 같은 변형 종목이 선보여집니다. 쇼트트랙의 경우, 남녀 각 2명씩 총 4명이 한 팀을 이뤄 혼성 경기를 치르며, 크로스컨트리 바이애슬론에서는 여러 팀이 합쳐져 경기를 갖습니다. 루지 같은 경우, 남녀 1명, 2인1조 1팀 등이 릴레이를 펼치는 식으로 경기를 갖습니다. 국가 경쟁이 사실상 무의미하다보니 혼성, 단체 경기 같은 경우, 메달을 딴 국가 연주가 아닌 올림픽기와 올림픽 찬가가 연주되는 특징도 갖고 있습니다. 이렇게 경쟁적인 요소보다 서로 간의 우정, 이해를 통해 청소년 선수들의 정서 함양, 경험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됩니다.

사실 유스 올림픽은 올림픽의 지나친 상업화가 도마에 오르면서 자크 로게 현 IOC(국제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스포츠와 교육이 조화된 청소년 국제 스포츠 이벤트 도입을 주장, 지난 2007년에 정식 채택된 올림픽 대회입니다. 그렇다보니 경쟁 못지않게 교육적인 부분이 강조됐고, 이와 관련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있는 것도 이 유스 올림픽만이 갖고 있는 독특한 특징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청소년들에게 꿈을 심어줄 각국의 동계 종목 스타들이 홍보대사로 임명돼 활동하기도 하는데 '피겨 여왕' 김연아가 이 홍보대사로 이번 대회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상당히 의미 있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번 대회를 유독 주목할 필요가 있는 것은 이들 중에 상당수가 6년 뒤 강원도 평창에서 열리는 2018 동계올림픽의 주역이기 때문입니다. 14-18세 선수들이 참가하는 만큼 6년 뒤면 대부분 20대 초반이 돼 많은 선수들이 평창 동계올림픽에서도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기대됩니다. 평창의 꿈을 위해 어떻게 보면 소중한 경험을 쌓을 이번 동계 유스 올림픽 참가자들. 이런 이유 때문에 이번 동계 유스 올림픽을 '미리 보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본다면 더욱 흥미롭게 다가올 것입니다.

일반 올림픽과는 뭔가 독특하고 흥미로운 부분이 많은 동계 유스 올림픽. 자라나는 꿈나무들에게나, 또는 순수한 스포츠를 보고 싶어 하는 스포츠팬 입장에서나 동계 유스 올림픽은 꽤 신선한 대회가 될 것입니다. 꿈을 향해 소중한 첫걸음을 내딛을 선수들의 열정, 그리고 우리나라 선수들의 빛나는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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