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중재법 개정안 비판 성명에 대해 “뭣도 모르니까”라고 말해 실언 논란이 불거졌다. 한국기자협회는 “권위 있는 국제 언론단체를 무시한 발언에 대해 즉각 사과하라”고 촉구했다. 송영길 대표 측은 “'아 그건 뭐, 또 모르니까'라고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송영길 대표는 25일 “국경없는기자회의 언론중재법 비판 성명에 대한 입장은 무엇인가”라는 취재진 질문에 “뭣도 모르니까…그냥 뭐든지 그러지 않느냐”고 말했다. 송 대표는 “우리도 언론단체가 쓰면 그걸 인용하는 것이지, 자기들이 우리 사정을 어떻게 알겠느냐”고 말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 (사진=연합뉴스)

25일 새벽 국경없는기자회는 긴급 성명을 내고 언론중재법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세드릭 알비아니 동아시아 지국장은 “(징벌적 손해배상제는) 언론에 압력을 가하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다"며 "민감한 사안에 대한 법원의 결정은 주관적일 수 있으므로 국회의원들이 충분한 제도적 장치의 보장 없이 새로운 법을 만들어선 안 된다”고 비판했다.

송영길 대표의 발언에 대해 한국기자협회는 <송영길 대표는 국경없는기자회 폄훼 발언에 대해 사과하라> 성명에서 “여당 대표의 발언이 우리의 귀를 의심케 한다"며 "공신력 있는 국제 언론단체를 폄하하는 발언”이라고 지적했다.

한국기자협회는 “국경없는기자회는 한국기자협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언론자유를 위한 다양한 활동을 함께 하고 있는 국제 언론단체”라며 “여당 대표가 국제 언론단체의 우려에 귀 기울이기는커녕 무시하는 발언은 국제 사회의 지탄을 받을 만한 처사일 뿐만 아니라 송영길 대표의 언론관이 어떠한지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심상정 정의당 의원은 “설립된 지 36년이 된 국경없는기자회는 전 세계 언론자유 신장과 투옥된 언론인들의 변호하는 단체”라며 “뭣도 모르는 국제단체가 아니다. 뭣도 모르고 무턱대고 반대한다는 식으로 무시와 폄훼하는 송영길 대표야말로 뭐가 뭔지 모르고 무턱대고 언론중재법을 밀어붙이는 것이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임승호 국민의힘 대변인은 “'언론재갈법'을 통해 언론에 목줄을 채우겠다는 탐욕에 사로잡혀있으니 국제 사회의 우려조차 노골적으로 조롱하는 것 아니겠는가”라고 말했다.

송영길 대표 측은 뉴시스와의 인터뷰에서 “'뭣도 모르니까'가 아니라 '아 그건 뭐, 또 모르니까'라고 말했다”고 해명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국회 본회의 연기가 아닌 개정안 폐기와 사회적 합의가 정답이다> 성명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폐기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언론노조는 “민주당은 법사위에서 의미 없거나 후퇴한 문구 수정에 나섰다”며 “공인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 예외 규정이라고 넣었던 ‘공적 관심사와 관련된 사항으로 언론의 사회적 책임 수행에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언론보도’조차 삭제하자는 민주당 의견에 문체부 장관이 반대 의견을 내는 해프닝까지 벌어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이 반대한 고의·중과실 추정 조항도 그대로 남았다”고 했다.

언론노조는 “속도전에 골몰하다 정부 여당 안에서도 좌충우돌하며 누더기가 된 법안은 이미 정당성을 완전히 상실했다”며 “법사위에서 행정기관장의 의견과도 충돌한 개정안이 과연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법안인가. 결국 본회의 연기나 전원회의 소집 요청 모두 야당 요청을 받아들였다는 명분 쌓기의 마지막 수순으로 볼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본회의 연기가 아니라 개정안 폐기가 필요하며 원점에서 미디어 피해구제 강화와 언론자유 보호를 위한 사회적 합의 절차를 시작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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