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중앙일보가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이준석 대표 책임으로 돌렸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갈등이 봉합되지 않으면서 양측 모두 '한심하다'는 평가가 나오는 것과 대조적이다. 조선일보는 '갈등 봉합'을 강조하고 있다.

중앙일보는 13일 사설 <이준석의 목표는 정권 교체인가, 자기 장사인가>에서 윤석열 캠프 신지호 정무실장의 '당대표 탄핵' 발언으로 극에 달한 국민의힘 당내 갈등을 "두 달 만에 마주한 이준석 대표 리스크"로 풀어냈다. 중앙일보는 신지호 실장의 발언 자체는 부적절했다면서도 "이 대표의 처신과 대응이 적절했느냐는 또 다른 문제"라고 밝혔다. 중앙일보는 이 대표가 국민의당, 윤석열 캠프와 정쟁에만 몰두할 뿐 여권에 대한 비판은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왼쪽),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이어 중앙일보는 "남들에겐 설명과 해명, 조치를 요구한 이 대표는 정작 자신이 지난 3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통령이 되면 지구를 뜨겠다' '유승민 전 의원을 대통령으로 만들겠다'고 발언한 사실이 드러난 데 대해선 아무런 해명을 하지 않았다"며 "이러면 누가 '공정 경선'을 믿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중앙일보는 이날 기사 <주연·심판 뒤엉켜 '탄핵'까지 들먹… 야권 "내부분열 암담">에서 "겉으론 '이준석-윤석열 충돌' 양상이지만 근본적으론 당내 헤게모니 교체의 여파라는 진단이 나온다"며 "특히 중심을 잡아야 할 당 대표가 모든 사안에 직접적이고 즉흥적인 의견을 표출해 사태를 키웠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라고 썼다.

중앙일보는 지난 7일 이준석 대표를 비판하는 전원책 변호사 인터뷰를 게재했다. 전 변호사는 "당내 후보들과 각을 세우는 게 당 대표의 일이 아니다"라며 "정부·여당 공격할 거리가 많은데, 당 대표가 제대로 말을 안 한다. 공부가 안 됐는지, 당 대표를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직 몰라서 그런지"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윤석열 리스크'가 동아일보는 이날 사설 <한심한 이준석-윤석열 싸움, 말로만 '정권교체'인가>에서 "윤 전 총장 측도 자중해야 한다. 기습 입당과 당내 행사 불참에 이어 예비후보 토론회를 굳이 '떼 토론회'로 폄하하는 등 이 대표를 자극한 것도 사실"이라며 '당대표 탄핵' 발언에 대해서는 "도를 넘어도 많이 넘었다"고 지적했다.

동아일보는 "아무리 야권 지지율 1위 주자라도 입당한 지 얼마 되지 않는 윤 전 총장이 특별대우를 바라는 것처럼 비치는 건 누가 뭐래도 윤석열 본인의 책임"이라고 덧붙였다.

경향신문은 사설 <비전 경쟁 대신 대표·주자 갈등만 보이는 국민의힘 경선>에서 "그간 이 대표가 주관하는 행사에 윤 전 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 등 일부 후보가 불참하고, 중진들이 '이준석 리스크'를 거론하는 등 대표 비판에 가세하며 내분이 확산돼 온 터"라며 "유력 주자들의 자질 논란에다 대표·주자 간 주도권 다툼까지 겹치며 경선 판이 산으로 가는 형국"이라고 썼다.

경향신문은 "우선 당대표가 주관하려는 정책토론회 등을 몇몇 주자들이 사실상 보이콧하려는 건 명분이 없다. 준비 부족 등 자질 논란이 불거질까 우려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 대표도 판을 일방적으로 끌고가려 해선 곤란하다"고 했다.

8월 13일 중앙일보, 동아일보 사설 갈무리

윤석열 캠프는 오는 18일 예정된 토론회에 부정적 입장을 반복해서 나타내고 있다. 김경진 윤석열 캠프 대외협력특보는 13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토론회를 서두르는 흐름 자체가 우습다"고 주장했다. 한겨레는 사설에서 "당내 토론회가 뭐라고 유력 주자와 당대표가 이토록 격렬하게 맞서는 것인지 이해할 수 없다"고 했다.

윤 전 총장은 '탄핵' 발언 논란 파장이 커지자 이 대표에게 전화를 걸어 '당 화합을 위해 노력하겠다' '신 실장을 많이 혼냈다' 등의 메시지를 전달했다고 한다. 조선일보는 <윤석열, 이준석에 전화 "손잡고 노력합시다">를 통해 윤 전 총장이 이 대표에게 전화했다는 소식을 전했다.

그러나 이 대표는 한겨레 등 언론과의 통화에서 윤 전 총장이 사과나 유감 표명을 하진 않았다고 밝혔다. 또 이 대표는 "나는 토론회 참석 여부에 대한 입장을 빨리 밝혀달라고 말했다"고 했다. 토론회 참석 여부 등을 두고 갈등이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대목이다.

한국일보는 관련 기사의 제목을 <'동물원 정당' 된 野… '이준석 탄핵'까지 거론되는 '아수라장'>으로 뽑았다. '돌고래' '고등어' '멸치' '하이에나' '멧돼지' '미어캣' 등 국민의힘 내부의 다각적인 갈등에서 "바다와 육지의 별의별 생물이 동원된다"는 것이다. 한국일보는 "'가장 능력 있는 보수진영 대선후보를 뽑는 경쟁'이라는 본질은 사라지고, 소모적 감정싸움만 남았다"고 총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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