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윤석열 캠프가 42명에 달하는 정책자문단을 공개했다. 박근혜 정부 국정교과서를 찬성하고, 한일 위안부 합의를 조율하는 등 보수 일색이다. 그러나 윤석열 캠프는 공정과 상식, 탈이념과 실용 등을 강조한 정책행보를 예고했다.

10일 윤석열 캠프는 경제·사회·외교안보·교육 등 4개 분야 정책자문단 전문가 42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이 총괄간사를 맡았다. 분과별 간사는 김소영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경제),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사회),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외교안보), 나승일 전 교육부 차관(교육) 등이다.

지난 6월 윤석열 전 검찰총장 대선출마선언 기자회견 (사진=연합뉴스)

캠프 상황실 총괄실장인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은 10일 "문재인정부 들어 공정의 가치가 흐트러졌다"면서 "저희는 정책도 좌편향이니 우편향이니 이런 것에 개의치 않는다"고 말했다. 장 의원은 "국민 삶이 나아진다면 좌편향 정책도, 우편향 정책도 수용하겠다"며 "이념의 가치가 중심이 아닌 민생과 실용, 국민행복 중심으로 정책행보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 그룹 면면을 살펴볼 때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즌2'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프레시안은 10일 기사 <윤석열 정책 자문단, '박근혜 시즌2'?>에서 "대부분 보수성향 전문가들로, 특히 박근혜 정부 출신 인사들과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고 보도했다.

나승일 서울대 교수(박근혜 정부 교육부 차관), 안상훈 서울대 교수(박근혜 정부 인수위원, 김기춘 전 청와대 비서실장 사위), 김경환 서강대 교수(박근혜 정부 국토부 1차관), 윤덕민 한국외대 석좌교수(박근혜 정부 국립외교원장), 김홍균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차관급, 박근혜 정부), 김용현 전 합참 작전본부장(박근혜 정부), 김성한 전 외교통상부 2차관(이명박 정부),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이명박 정부)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 고위직 인사들이 대거 참여했다는 설명이다.

프레시안은 "가장 눈길을 끈 이는 교육분과 간사를 맡게 된 나승일 서울대 교수"라며 "그는 박근혜 정부 초대 내각에서 교육부 차관을 지내고 2014년 8월 퇴임한 뒤 모교에서 교편을 잡았는데, 이듬해 국정교과서 사태 당시 '올바른 역사교과서를 지지하는 교수모임'을 주도해 국정교과서 찬성 운동을 이끌었다"고 보도했다.

한겨레는 <'탈이념' 윤석열 정책자문단? 뚜껑 여니 'MB·박근혜 정부 시즌2'>에서 "정책단의 면면을 보면 설명과 다르다.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활동했던 이들이 대거 합류했고 ‘반문재인’ ‘보수본색’ 색채가 도드라진다"고 평가했다.

한겨레는 "19명으로 가장 덩어리가 큰 외교안보 분과는 현 정부의 외교정책을 반대하면서 친미·반북·반중 목소리를 내온 학자들이 포진했다"며 "간사를 맡은 윤덕민 교수는 2007년 대선 때 이명박 후보의 ‘비핵개방 3000’ 구상의 초안을 작성했으며 박근혜 정부에서 국립외교원장을 지냈다"고 전했다.

이어 한겨레는 "2015년 한일 '위안부' 협상을 이끌었던 이상덕 전 외교부 동북아국정도 논란이 됐던 인물"이라며 "이 전 국장은 당시 일본 쪽과 국장급 협의로 실무를 조율하며 피해자 중심의 합의가 아닌 정치적 협정을 맺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지적했다.

경향신문은 11일 <윤석열 정책자문단 공개… 박근혜 정부 출신 상당수>에서 "특히 외교·안보·통일 분과에 이도훈 전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겸 6자회담 수석대표가 이름을 올렸다"며 "그는 2017년 9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문재인 정부 북핵 협상을 총괄했다"고 보도했다. 이 전 본부장은 박근혜 청와대 외교비서관 출신이다.

경제분과 간사인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정부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강하게 비판해 온 대표적 거시경제 학자다. 지난 6월 TV조선은 윤석열 캠프 관계자 발언을 인용해 김소영 교수를 경제자문총괄로 영입했다는 소식을 단독보도했지만, 캠프는 보도 30분만에 "사실이 아니다"라고 공지한 바 있다.

윤석열 캠프 총괄실장인 국민의힘 장제원 의원이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윤석열 국민캠프 정책자문단' 1차 명단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반면 동아일보, 채널A, 세계일보, 문화일보 등은 윤석열 캠프의 '정책행보'가 주목된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기사 <윤석열 경제정책팀에 '反소주성' 교수>에 '공정-상식 맞는 실용정책 주력'이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동아일보는 "캠프는 정책팀과 별도로 기후변화, 저출산, 고령화 등 미래 의제 제시를 위해 마련한 미래비전팀을 '미래비전위원회'로 격상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싱크탱크 그룹이자 외곽 조직인 '공정개혁포럼'도 100여명 규모로 출범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채널A는 <윤석열, 이젠 정책 승부?…자문단 꾸리고 정책 ‘목청’>이라고 보도했다. 세계일보는 <윤석열 ‘反文’ 넘어 정책행보 본격화>라고 보도했다. 문화일보는 <尹, 42명 정책자문단 구성…‘文정부 북핵대표’ 이도훈 깜짝 합류>에서 '尹, 본격 정책행보 나설듯'이라는 부제목을 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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