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차기 대권을 노리던 차 장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평생 자신이 최고라 생각하고 살아왔던 악랄한 검사 출신의 차 장관에게 이 모든 것은 굴욕이다. 궁지에 몰린 차 장관은 비굴하게 살기보다는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했다.

자신의 아들이 공개 태형을 받았다. 이를 이끈 강요한 판사를 제거하고 싶지만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재단 이사장까지 사망한 후 그 자리를 자신도 모르게 정선아 이사가 새로운 이사장이 되었다는 사실도 황당했다.

자신은 죽기 살기로 노력해 검사가 되었고, 그렇게 권력에 충성하기 위해 조작과 은폐를 일삼으며 승승장구했다. 재벌가 남편도 얻고, 대선에 나설 수 있는 수준의 능력까지 키웠다. 법무부 장관은 대권을 위해 잠시 쉬어가는 곳일 뿐이었다.

모든 것이 꽃길로 이어지고 있었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신에게 도전하는 자들이 늘었다. 강요한 판사는 그렇다고 해도, 아무것도 아닌 정선아가 자신에게 달려드는 것은 못 보겠다. 여기에 취합된 자료 속 정선아는 강요한 판사 집 하녀 출신이라는 사실을 알고는 더욱 분노했다. 모욕적이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tvN 주말드라마 <악마판사>

감히 하녀 출신의 근본도 없는 것이 차기 대선 후보인 자신에게 거들먹렸단 사실에 분노했다. 그런 자신의 감정을 숨기지도 못한다. 굳이 선아를 찾아가 하녀 주제에라는 발언을 하는 것은 그의 선민의식이 어느 정도인지 잘 드러난다.

차 장관이 다녀간 후 선아는 분노했다. 요한이 자신의 정보를 차 장관에 흘렸다고 확신했기 때문이다. 더는 두고 볼 수 없다며 분노한 선아의 모습과 요한과 가온이 이야기를 나누는 과정은 흥미롭게 연결된다. 요한에겐 모든 계산이 존재했다.

자신의 행동에 선아가 어떤 반응을 보일지 충분히 예상하고 있었다. 가온은 차 장관을 바로 치자고 했다. 확보한 도영춘을 이용해 차 장관을 무너트리는 것이 당연해 보였다. 하지만 국내법에서 그런 권력을 가진 자가 손쉽게 무너지는 일은 불가능에 가깝다.

죄가 있어도 없다고 하는 법앞에서 도영춘을 빌미 삼아 아무리 차 장관을 공격해도 무의미한 공격으로 끝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차 장관이 가지고 있는 파일을 얻기 위해서는 완벽하게 무릎 꿇을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선아를 움직이는 방법이 최선이다.

둘이 대립하는 상황에서 당연히 칼날이 요한을 향할 수도 있음을 알고 있다. 요한은 이후 어떤 행동을 할 것인지도 준비해뒀다. 요한의 단골 바버샵에 선아가 등장했다. 면도칼을 쥐고 선 선아의 모습은 언제라도 요한을 끝장낼 것 같은 표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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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을 쥔 선아 앞에서도 요한은 흔들리지 않았다. 그건 누구보다 선아가 어떤 존재인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그의 장점과 약점이 무엇인지를 알고 있다는 의미다. 요한은 선아에게 너가 필요해서 차 장관에게 정보를 흘렸다고 했다. 그리고 우린 같은 부류의 사람이라고 공감대를 표했다.

선아를 다룰 수 있는 유일한 존재라는 사실이 정확하게 드러났다. 선아를 결정적으로 흔든 것은 "우리집에 갈래?"라는 제안이었다. 선아가 그토록 욕망하는 것을 단숨에 풀어주겠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따지면 선아는 요한의 아내로 그 집으로 돌아가고 싶은 욕망이 있다. 하지만 그게 쉽지 않다는 것은 누구보다 선아가 잘 알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요한이 먼저 집으로 가자고 요구했다. 이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제안이었다.

그 제안에 선아는 요한의 저택으로 들어섰다.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곳은 크게 변한 것이 없었다. 어린 요한이 거주하던 지하실, 그리고 반짝반짝하던 것을 훔치던 곳. 모든 것이 추억으로 남겨진 그곳을 보며 변한 게 없다고 말하자 요한은 "넌 달라졌잖아"라는 말로 대응했다.

가온은 요한이 선아를 데려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렇게 그들만의 만찬은 시작되었다. 요한과 가온, 엘리야에 선아까지 마치 가족처럼 보이는 이들의 저녁 식사 자리는 특별할 수밖에 없었다. 국가마저 움직이는 재단의 이사장 자리까지 올랐던 선아는 외롭다. 그런 그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아는 요한은 감정적으로 선아가 몰입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선아는 엘리야가 태어나기 훨씬 전에 있었다. 그래서 알아보지 못했고, 엘리야는 이 집에 여자를 데려온 것은 처음이라며 사귀는 거냐고 묻기에 여념이 없다. 이런 엘리야의 질문마저 선아는 즐겁고 행복하다. 자신이 꿈꾸던 모든 것이 이 식사 자리에서 벌어지고 있으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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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것처럼 행복한 선아를 흔든 것은 유모의 등장이었다. 저녁에는 절대 부르지 않는 요한이 일부러 집으로 불렀다. 이는 선아의 그 막연한 꿈을 깨트리기 위함이었다. 선아의 모든 행복은 산산조각이 났다. 자신의 정체를 아는 유모의 등장은 현실을 자각하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분노하는 선아를 길들이는 요한은 능숙했다. 자신과 함께 꼭대기까지 가자는 말을 상기시켰다. 그리고 이삭이 요한에게 선물했던 손목에 채운 목걸이를 풀어 선아의 목에 걸어줬다. 이 순간은 선아가 욕망하는 모든 것이 이뤄지는 순간이다.

이 집에 잘 어울린다는 말에 선아는 거짓말일 거라는 것을 알면서도 속고 싶은 심정이다. 재희가 객관적으로 상황을 바라봐도 선아는 요한의 달콤한 거짓말을 믿고 싶다. 선아가 현재 시점 가지고 싶은 유일한 욕망은 바로 요한이기 때문이다.

재단의 사람미디어 박두만과 민보그룹 민용식은 오진주 판사를 만났다. 이미 욕망의 노예가 되어버린 오진주는 이 자리가 무엇인지 알고 있었다. 재단의 일원이 될 수도 있다는 욕망을 오진주는 꾸고 있을지도 모른다. 박두만과 민용식으로서는 자기 사람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는 점에서 당연한 과정이기도 하다.

요한은 게임을 하고 있는 자신을 보고 지나간다. 그 모습을 본 가온은 함께하고 싶은 것 같다고 하지만, 엘리야는 한 번도 함께 게임한 적이 없다며 잘못 봤다고 이야기한다. 가온이 만났던 요한의 초등학생 시절 동창이었던 신부 역시 비슷한 이야기를 했었다.

놀고 있는 자신을 몰래 지켜보던 요한의 모습이 섬뜩했다는 신부의 증언은 잘못된 것이었다. 어린 요한이 친구들과 어울려 놀고 싶었던 것뿐이었다. 편견으로 바라본 요한은 괴물 같았지만,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면 요한은 외로운 아이일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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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이 어떤 상태인지 누구보다 바르게 보는 가온으로 인해 게임을 하게 되었지만, 요한과 엘리야의 승부욕은 상상을 불허했다. 유모는 이런 상황을 감지하고 있었다. 절대 누구도 말릴 수 없는 강한 승부욕을 가진 이들은 절대 먼저 포기하는 법이 없으니 말이다.

차 장관은 선아가 데려온 여성을 보며 만족했다. 자신의 아들에게 피해를 입었다고 이야기한 증언자가 알고 봤더니 요한이 매수한 존재라는 것을 알았으니 말이다. 사실과 상관없이 툭 던져놓은 화두는 사실처럼 변모한다. 그런 분위기를 만들고, 상대를 붕괴시키는 일에 능숙한 차 장관으로서는 호재라 생각했다.

즉시 강 판사와 공개 토론을 요구했다. 전 국민이 보는 앞에서 요한을 몰락시키겠다는 심산이었다. 하지만 이는 모두 덫이었다. 요한과 손을 잡은 선아는 강 판사를 돕는 여성을 먹잇감을 던졌다. 그리고 공개 토론이 벌어지는 현장에서 그 여성은 거짓 진술을 강요받았다고 폭로했다.

차 장관은 드디어 승기를 잡았다 확신했다. 국민들이 보는 앞에서 강 판사의 증인 매수가 드러나는 순간이라 확신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은 요한의 작전이었다. 여성은 차 장관을 지목하며 자신을 불러 거짓 증언을 강요했다고 발언하기 시작했다.

법무부 장관실에 출입한 사실은 명백하다. 하지만 그 안에서 무슨 이야기가 있었는지 알 길은 없다. 주장하면 그 주장이 맞을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결정적인 한 방이 터졌다. 희대의 사기꾼인 도영춘이 현장에 등장했기 때문이다.

도영춘에게 거액을 받고 범죄자를 바꿨다는 폭로가 더해졌다. 현재 수감 중인 범인이 도영춘이 아니라는 사실이 드러나며 차 장관은 궁지로 몰릴 수밖에 없었다. 다음 날에는 교도소장이 직접 차 장관의 압력이 있었다는 양심선언까지 하고 나섰다.

자신의 사람이라 믿었던 중부지검장이 직접 전화를 걸어 검찰 출두를 언급하기까지 했다. 이런 상황에서 청와대를 찾은 차 장관은 거래를 시도했다. 자신이 모은 비리를 넘기는 조건으로 강 판사를 제거해 달라는 요구였다.

대통령도 강 판사를 제거하고 싶지만, 그보다 더 급한 것은 차 장관이다. 수많은 비리를 모아둔 차 장관을 제거하는 것이 더 시급한 상태이니 말이다. 아들 영민이 학생 시절부터 마약에 중독되어 있다는 말로 차 장관을 오히려 압박했다. 마약 상습 투약으로 아들이 구속수감될 수도 있다는 말에 차 장관은 물러설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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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서에게 권총까지 요구한 상황에서 요한과 만났다. 요한을 저격하기 위함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차 장관으로서는 이득이 되는 셈법이 아니다. 요한이 요구하는 것은 재단에 속한 이들의 비리다. 이를 폭로하면 살 수는 있게 해주겠다는 제안을 받아야 한다.

차 장관으로서는 비굴하게 엎드려 한때는 동지로 여겼던 자들의 비리를 요한에게 넘겨야 하는 상황이다. 법무부 장관실을 찾은 요한과 가온에게 시가를 꺼내며 잠시 생각할 시간을 달라 요청한다. 요한과 가온은 차 장관은 파일을 넘길 것이라 확신했다. 하지만 변수가 생겼다.

차 장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 가족을 살리기 위해서는 파일을 넘기기보다 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을 차 장관은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총소리를 듣고 사무실로 들어간 요한과 가온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도 차 장관의 몸을 뒤지며 파일을 찾으려는 가온은 요한보다 더 몰입하고 있었다. 차 장관을 만나기 위해 온 수현이 현장에 들어섰고, 이들은 위기에 처하게 되었다. 물론 차 장관이 극단적 선택을 했다는 사실 자체가 변할 수는 없다.

문제는 요한의 계획에 존재하지 않은 변수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차 장관을 압박해 재단 소속 권력자들을 모조리 처리하려던 계획이 무너졌다. 이제 모두가 차 장관이 가지고 있는 문제의 파일을 찾기 위해 경쟁하게 되었다. 그리고 이런 혼란을 틈타 혼동을 야기하는 무리들까지 설치는 상황은 지옥도와 다르지 않다.

차 장관의 죽음으로 후반부 상황은 더욱 혼란스럽게 되었다. 차분하게 계획대로 진행될 거라는 기대와 달리, 모든 키를 쥔 차 장관의 극단적 선택은 모든 것을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마치 성당에서 불이 났던 10년 전처럼 말이다. 과연 요한은 어떤 선택을 하고 이들에 맞설 수 있을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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