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선일보가 ‘김언경 전 민주언론시민연합 공동대표가 방송통신심의위원회 사무총장으로 거론된다’는 하마평을 근거로 민언련을 공격하고 나섰다. 김 전 대표가 “내가 사무총장이 되는 건 적절치 않다”고 설명했으나 조선일보는 “콘텐츠 심의를 사실상 민언련이 도맡는 셈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썼다. 이에 대해 김 전 대표는 “아니라고 했으면 기사가 안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면서 '정치질'이라고 비판했다.

조선일보는 5일 6면 <방심위 사무총장도 민언련 출신 거론, 노조 “공정성 침해, 좌시 않을 것”> 기사에서 “방심위 사무총장에 친여 성향인 민언련의 김언경 전 대표가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사무총장까지 민언련 출신이 올 경우,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방송·인터넷 콘텐츠 심의를 사실상 민언련이 도맡는 셈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고 했다.

조선일보 <방심위 사무총장도 민언련 출신 거론, 노조 “공정성 침해, 좌시 않을 것”> 기사

조선일보는 “방심위 사무처는 심의 안건을 사전 조율하는 기능이 핵심”이라며 “진영 대결이 심각한 우리나라 언론환경에서 사실과 다른 방송(객관성 위반)이나 편파 방송(공정성 위반)을 일차적으로 스크린하는 역할을 맡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는 기사 말미에 “아무 연락 받은 적 없고, 이미 민언련 분들 있는데 제가 되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김언경 전 대표의 인터뷰 발언을 배치했다.

조선일보는 “민언련은 그동안 자신들과 성향이 다른 매체들에 문제가 있다며 집중 민원을 제기하고, 이를 제때 처리하지 않으면 사무처를 집중 성토했다”, “(민언련이) 위원에 사무총장까지 맡으면 민언련이 원하는 대로 운영하지 않겠다”는 방통심의위 고위관계자 발언을 전했다. 또한 방통심의위 노동조합 관계자는 조선일보에 “한쪽으로 치우친 사람들이 많아져 방심위의 공정성이 침해되는 것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공공기관 인사와 관련해 하마평이 나오기 마련이다. 언론은 하마평만 듣고 기사를 쓸 수 없기 때문에 관계자와 당사자에게 확인을 하고, 기사에 ‘~에 따르면’, ‘~취재에 따르면’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조선일보는 김언경 전 대표가 하마평을 부인했음에도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라는 표현을 사용해 민언련을 공격했다.

이에 대해 김언경 전 대표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민언련에서 활동했던 전문가들이 위원으로 임명됐기 때문에 추천이 온다고 해도 안 갈 것"이라면서 "당사자가 아니라고 했으면 기사가 안 나가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조선일보가 없는 일을 가지고 단체와 개인을 공격하는 것 같아서 아주 불쾌하다”면서 “조선일보가 이렇게까지 민언련을 공격하는 건 기사가 아니라 정치질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언경 전 대표는 조선일보 기자의 인터뷰 방식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 전 대표는 “조선일보 기자는 ‘정연주 사장이 함께하자고 하면 어떻게 할 거냐’, ‘또 누가 거론되는지 알고 있는가’라고 물어봤다”면서 “인터뷰이를 떠보고, 가정에 대한 답을 요구하는 것이다. 간을 보는 것”이라고 밝혔다.

김언경 전 대표는 조선일보 기사의 고위관계자 발언과 관련해 “고위관계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사실과 다르다”면서 “방통심의위 사무처를 집중성토한 적은 없다. 방통심의위와 관련된 감시 활동을 한 것인데 ‘고위관계자’가 이렇게 말했다니 놀랍다”고 했다. 김 전 대표는 “노동조합은 사실이 아닌 것을 두고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며 “조선일보는 이 발언을 가지고 소설을 썼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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