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의 방송광고판매대행(미디어렙) 법안 처리 과정에 대해 MBC노조가 “야합”이라는 강한 불쾌감을 표했다. MBC노조는 더불어, 이강택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을 지목해 “모든 책임은 이강택 위원장에게 있다”며 즉시 사퇴하라고 촉구했다. 사실상 현 언론노조 체제와 결별을 선언한 것이다.

앞서 민주통합당은 28일 오전 의원 총회를 열어 미디어렙 법안을 연내 입법하기로 결의했다. 여야가 미디어렙과 관련해 합의한 사항은 △MBC의 공영미디어렙 포함 △종편 미디어렙 의무위탁 2년 유예 △지주회사의 미디어렙 출자금지 △방송사 1인 소유지분한도 40% △중소방송 과거 5년간 평균 매출액 이상 연계판매 지원 △이종 매체 간 교차판매(크로스미디어 판매) 금지를 포함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는 이날 오후 성명을 내어 “민주통합당이 오늘 김진표 원내대표 주재로 의원총회를 열고 한나라당이 제시한 미디어렙 법안을 수용하는 야합을 선택했다”며 “민주당의 오늘 야합 결정으로 미디어 생태계의 파괴는 절정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 서울 여의도 MBC사옥 ⓒ미디어스
MBC노조는 “조중동 종편은 현재 평균 시청률이 0.5%도 나오지 않는데도 지상파의 70% 수준의 가격으로 광고를 강매하고 있는데도 민주당은 이 종편의 약탈적인 행태에 대해 2년 동안 합법적인 허가를 해주겠다고 나선 셈”이라며 “새로 충원된 시민사회 세력이 그나마 김진표 원내대표를 비롯한 구 민주당 세력의 야합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했지만, 구 민주당 세력만으로 구성된 민주당 의원들은 너무나 쉽게 한나라당 및 조중동과의 야합을 선택해 버렸다”고 밝혔다.

“이강택 체제의 언론노조와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

MBC노조는 특히, 이강택 언론노조 위원장에 대한 불쾌감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이들은 “언론노조는 당초 ‘1공1민’의 미디어렙을 줄기차게 요구해왔고, MBC노조도 이 체제만이 조중동 종편 방송 같은 약탈자를 규제해 미디어 시장의 공영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를 적극 지지했다”며 “그런데 이강택 위원장은 군소방송사들을 위한다는 미명 하에 갑자기 미디어렙 문제를 ‘밥그릇 싸움’으로 변질시켰다”고 맹비난했다.

이들은 아울러 “더욱이 언론노조가 합의제 기구인 점을 감안하면 한 회원사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강요함으로써 파국을 가져온 이강택 위원장의 이번 행태는 이미 위원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한 것”이라며 “모든 책임은 이강택 위원장에게 있다. 우리는 이 자리에서 분명히 선언한다. MBC본부는 이강택 위원장 체제의 언론노조와는 더 이상 함께 갈 수 없다”며 이강택 위원장의 즉각적인 사퇴를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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