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가 민병욱 KBS 이사 지원자를 지목해 “자진 사퇴하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KBS본부는 2일 “민병욱 지원자는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후보의 미디어특보단장이었다”며 “정치적 지향을 함께 하는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것은 비판받을 일이 아니지만 대통령의 정치적 지향을 구현하는 인사에게 공영방송 이사직은 절대로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KBS본부는 “공영방송의 독립성을 바라는 국민과 본인의 명예를 위해 자진사퇴를 결단해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민병욱 KBS 이사 지원자 (사진제공=한국언론진흥재단)

한국언론진흥재단 이사장을 지낸 민병욱 지원자는 KBS본부노조가 꼽은 부적격 이사 후보 중 한 명이다. KBS본부는 “정치 권력으로부터 공영방송 독립이라는 가치를 수호하기에 부적격하다”고 평했다. (▶관련기사 : KBS본부노조가 꼽은 부적격 이사 후보 1, 2위는)

이어 KBS본부는 “2003년 노무현 대선 후보의 언론특보 출신이었던 서동구 전 KBS 사장은 노조와 시민단체의 반발 끝에 8일 만에 물러났고, 이명박 대선 특보였던 김인규 전 사장은 취임 후 정권 편향적인 프로그램과 출연자 블랙리스트 파문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KBS본부는 “정권과 시간이 바뀌어도 우리의 원칙은 같고 행동은 단호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사유는 다르지만 KBS 양대 노조에서 민 지원자를 반대하고 있다. 소수노조인 KBS노동조합 역시 민병욱 지원자를 부적격자 1순위로 꼽았다. 지난달 27일 KBS노조는 성명을 통해 “민병욱 후보자 이사 직무수행계획서를 보면 민주노총 언론노조의 주장을 대행하거나 되풀이한다는 비판을 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KBS노조는 “민 지원자는 51년생으로서 지원자 가운데 몇 명을 제외하고 최고령자로 만일 여권의 추천을 받는다면 유력한 이사장 후보가 될 수 있다”며 사퇴를 촉구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KBS 이사 후보자 53명(2명 자진 철회)에 대한 1차 서류심사 결과를 비공개로 의결할 예정이다. 이에 대해 KBS본부는 “불투명하게 공모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통령의 선거 특보 출신 이사 선임이 또 다른 부적격자의 이사회 입성의 빌미가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며 “방통위는 오판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KBS본부는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공영방송 리더십 구성에 국민참여를 보장하는 입법을 차일피일 미뤄온 반면 정치권력자나 대기업 등 강자가 언론에 재갈을 물릴 수 있는 언론중재법 개정을 속전속결로 추진 중”이라고 비판했다. KBS본부는 “국회는 지배구조 정상화 입법을 조속히 하고 방통위는 정치후견주의를 배제한 투명한 공모를 진행하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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