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20대 남성들을 악마화했다’는 비판을 받았던 세대 인식 설문조사에 대해 KBS 시사제작국장이 “세대 이슈가 이 정도로 민감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는 심대한 교훈을 얻었다”고 밝혔다.

KBS는 5월 10일부터 13일까지 전국 만 20~34세, 50~59세 남녀 각각 6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를 지난달 발표했다. KBS는 해당 설문조사 결과를 토대로 <586, 그들은 누구인가>, <‘이대남’, ‘이대녀’론의 실체>등 4개 기사를 차례로 출고했다. 6월 20일 방송된 <시사기획 창> ‘불평등 사회가 586에게’ 편에서 해당 설문조사 결과가 소개됐다.

6월 25일 공개된 그래프와 7월 1일 수정된 그래프 (자료제공=KBS)

조사 결과가 공개된 뒤 온라인상에서 조사 결과 왜곡, 통계기법·그래픽 디자인상의 오류 등이 지적됐다. 특히 “기회가 되면 내 것을 나눠 타인을 도울 것”이란 질문의 그래프가 일명 ‘이대남에 대한 혐오’를 부추긴다는 지적을 받았다.

지난 15일 열린 7월 시청자위원회에서 김준현 위원은 “세대 인식 집중 조사 결과에서 20대 남성에 대한 세대 조사 결과가 일부 언론에서는 왜곡이라든가 논란을 불러왔던 것 같다”며 “20대 남성의 이기적인 모습들이 드러난 결과에 대해 나쁜 이대남이라는 혐오를 하게 되는 자료로 활용되는 것도 봤다”고 밝혔다. 또한 “학계나 언론계에서 KBS가 210문항을 가지고 50대한테 집중적으로 인식 조사를 했는데 추측, 왜곡은 없는지에 대한 정확한 해명을 요구하는 질문도 나왔다”며 설명을 부탁했다.

박태서 시사제작국장은 "세대 인식 설문조사가 의도와는 반대로 ‘이대남들을 쓰레기로 만들었다’는 댓글까지 나왔다"며 "설문조사를 설계하고 조사 과정부터 분석, 보도하면서 여러 필터링이나 게이트 키핑 과정을 거치지만 세대 이슈가 이 정도로 민감하고 보는 각도에 따라 전혀 다른 의도와 형태로 해석될 수도 있겠구나란 심대한 교훈을 남겼던 케이스"라고 말했다.

박 국장은 "세대 인식 주제를 놓고 진행된 설문조사 부분들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추후에라도 이와 유사한 형태의 사회적 쟁점이 되는 이슈들에 대한 설문 경우 보도 전 과정에 걸쳐 꼼꼼한 게이트 키핑이 필요하고, 중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되새기게는 계기였다"고 재차 강조했다.

KBS는 해당 설문조사와 관련해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임동균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 정한울 한국리서치여론조사 전문위원 등 공동연구진이 작성한 설명자료를 추가로 홈페이지에 공개했다. 박 국장은 ”설명자료는 논란된 내용을 분석할 수 있을 만큼의 상세한 조사 데이터가 포함돼 있다“며 ”일부 학계에서 비판을 제기한 학자·연구진도 백데이터를 공개한 뒤 더 이상 이론 제기가 쉽지 않다는 의견을 접수받고 있다“고 했다.

다만 ”착오는 인정하겠다“며 ”실제로 취재진이 조사 결과를 기사화해서 작성하는 과정에서 시청자들이나 독자들이 알기 쉽게 데이터를 그래픽화하는 과정, 수치화 작업에서 약간의 오해를 낳았다는 점에서 잘못을 인정하고 기사를 수정했다“고 말했다.

세대 인식 조사 취지에 대해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이해하기 위해서는 차이를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선행돼야 된다는 점이 저희 해당 프로그램과 추후에 나왔던 세대 인식 조사에 대한 기사 작성 취지였다”며 “특정 집단을 저희가 어떤 괴물화 내지는 부정적으로 묘사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없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조사만으로 우리 사회 전체 모습을 파악하기는 어렵고 추가적인 조사, 연구, 실증에 바탕한 취재 결과를 지속적으로 보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불평등한 사회 문제를 드러내는데 그치지 않고 이 이슈가 우리 사회에 던져준 숙제를 해결하는 방식을, 해결점을 모색하는데 더 주안점을 둬야겠다고 자문자답한 계기였다”고 말했다.

권태선 시청자위원장은 “자기 세대에 대해서는 반성적으로 고찰하고 다른 세대에 대해서는 이해할 수 있고 대화가 되도록 목표를 가지고 세대를 분석해 나가면 우리 사회의 이해 지평을 넓히는데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당부했다.

한편 “‘KBS WORLD NEWS’ 유튜브 채널에 눈을 감고 있는 문재인 대통령 모습이 많다"는 시청자 청원 질문에 대해 KBS는 “실무자가 고의적으로 섬네일을 조작했다는 것보다는 부주의하게 그 업무를 진행했다는 쪽에 가깝다는 판단을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1차로 대통령 관련 섬네일 이미지가 6건 정도 문제 됐는데 다른 섬네일 이미지를 전체적으로 조사하니 대통령 관련 뉴스가 아님에도 유사한 사례가 22건 나왔다”고 말했다.

KBS는 재발방지를 위해 섬네일 클립 생성 이후 별도 창을 신설해 실무자가 이를 확대해 확인한 뒤 관리자가 비공개 업로드 단계에서 2차 확인하고 공개로 전환하도록 프로세스를 바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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