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K리그가 끝나기도 전에 각 팀들은 내년 시즌 전력 만들기가 한창 진행중이었습니다. 내년부터 시행될 승강제 때문에 그야말로 '생존 경쟁'을 해야하는 만큼 새로운 자원을 영입하는데 일찌감치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 가운데 K리그에서 강한 전력을 자랑하는 수도권 세 팀, FC 서울, 수원 삼성, 성남 일화의 행보가 주목받아왔고 앞으로도 시즌 전까지 상당한 주목을 받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세 팀 모두 최근 몇 년 사이에 롤러코스터같은 행보를 이어왔던 만큼 내년 시즌에는 어떤 성적을 낼 지, 그러기 전에 어느 정도의 전력 향상으로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수도권 세 팀은 최근 5년(2007-2011)동안 희비가 엇갈린 모습을 보여 왔습니다. 수원이 2008 시즌, 서울이 2010 시즌 우승을 차지했지만 성남은 이 두 팀이 그토록 바라던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가장 먼저 경험했습니다. 서울이 우승했을 때 수원은 6강에도 오르지 못했습니다. 반면 수원은 올 시즌에는 정규리그 순위에서 서울에 뒤졌지만 챔피언십에서 준플레이오프까지 올랐습니다. 그런 가운데서 성남은 정규리그는 부진했지만 FA컵 우승을 차지해 가장 실속을 챙겼다는 평가를 받았습니다.

이 세 팀은 내년에 꽤 중요한 한 시즌을 치러야 할 것입니다. 사상 처음 도입되는 승강제에서 일단은 살아남아야 하는 첫번째 목표를 이뤄야 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전력상 다른 팀에 비해서는 나을 수 있어도 올 시즌 세 팀 모두 바닥권을 경험했던 것을 감안하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입니다. 특히 스플릿 시스템으로 상위 8개 팀 안에 먼저 들어야 안심할 수 있는 상황에서 자칫 하위 8개 팀 그룹에 들 경우, 구단의 명예에도 흠집이 갈 수 있는 상황입니다. 때문에 각 팀 입장에서는 상위 8개 그룹에 들기 위한 1차적인 목표를 갖고 한 시즌을 치를 것으로 보입니다.

포문 연 성남, 수원-서울도 일찌감치 보강 시작

▲ 윤빛가람 ⓒ 연합뉴스
일단 가장 먼저 포문을 연 쪽은 성남이었습니다. 올해 정규리그 내내 10위권 바깥을 맴돌다 결국 10위로 시즌을 마친 성남은 FA컵 우승 후 한층 자신감을 갖고 팀 리빌딩 작업에 나서 이번 시즌이 다 끝나기도 전에 '대어급 선수 영입'에 성공했습니다. 바로 경남FC의 프랜차이즈 스타, 윤빛가람을 데려온 것입니다. 영입 과정에서 논란이 일기는 했지만 윤빛가람이 결국 마음을 돌리면서 성남 유니폼을 입게 됐고, 이 영입으로 성남은 기존 젊은 선수들로 이뤄진 중원을 더 튼튼하게 만들 수 있는 계기를 얻었습니다.

성남이 윤빛가람을 영입하자 이번에는 수원이 성남에서 라돈치치를 영입했습니다. 이번 시즌 부상으로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지만 지금까지 K리그에서 보여준 실력만으로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 수원은 라돈치치 영입을 통해 약화됐던 공격력을 살리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습니다.

서울도 부산 아이파크의 박희도를 영입하는 전력 보강으로 선수 영입 첫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비록 방승환, 여효진 등 주력 선수를 부산에 내주는 '2대1 트레이드'였지만 중원에서 경기를 풀어주면서 공격력까지 갖춘 박희도의 영입은 '알짜배기'라는 평가를 내리기에 충분했습니다.

세 팀의 뜨거운 선수 영입 경쟁, K리그 판 달군다

올해가 가기 전에 전력 업그레이드를 시도한 수도권 세 팀은 본격적으로 전력의 새 판을 짜고 다져나가는 내년 1월, 전력 보강을 더 꾀할 것으로 보입니다.

가장 주목되는 팀은 성남과 수원입니다. 내년 AFC 챔피언스리그에 출전하는 성남은 또 한 번의 아시아 정상 등극과 K리그 우승을 위해 이번 시즌이 끝나자마자 선수 영입의 중심 팀으로 꼽혀왔습니다. 또 수원도 군 입대로 빠지는 염기훈의 공백을 메우고, 올해 단 한 개의 우승컵도 들어 올리지 못한 아쉬움을 털기 위해 우수 선수를 모조리 영입하겠다는 뜻을 직접적으로 밝혀 주목되고 있습니다.

일단 성남은 라돈치치가 빠진 공격력 강화를 위해 세르비아 출신 공격수 요반치치 영입을 사실상 확정지은 상태이며, FA 시장을 노리고 있는 김정우 잡기에도 열을 올릴 전망입니다. 수원은 염기훈의 공백을 메울 특급 측면 공격수를 보강하고, 미드필더 중에서도 보강 작업이 이뤄질 공산이 큽니다. 큰 윤곽은 다음 달에 실제 선수 영입 진행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입니다.

FC 서울 역시 주목할 만합니다. 이미 최용수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승격시키고 대표팀 수석코치였던 박태하 코치를 영입하면서 코칭스태프 보강에 성공한 서울은 '최용수 체제'의 안정화를 위해 성남, 수원 못지 않은 전력 보강을 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이미 지난 시즌 성남에서 몰리나를 데려오고,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김동진을 다시 영입했던 서울은 36살로 노쇄화 현상 가능성이 있는 수비수 아디의 대체 자원, 공격력 보강에 중점을 둘 것으로 전망됩니다.

어쨌든 K리그에서 뜨거운 팀으로 꼽히는 서울, 수원, 성남의 '2012 수도권 삼국지 전쟁'은 이미 시작됐습니다.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살아남기 위해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할 이 세 팀의 선수 영입 전쟁, K리그를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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