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국회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법안 논의가 멈춰선 가운데 방송통신위원회(방통위, 위원장 한상혁)가 7일 현행법에 따라 KBS·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를 시작했다. 2018년 공모와 비교해 이사 후보자에 대한 면접심사 절차가 신설됐다.

방통위는 7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KBS·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EBS 임원 선임계획'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7일부터 20일까지 14일 간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가 진행된다. 방통위는 지역성, 방송 전문성, 사회 각 분야 대표성(성별·직능별 대표성) 등을 고려해 공영방송 이사 후보자를 심사한다는 계획이다. KBS·방문진·EBS 이사 후보자 간 중복지원은 허용되지 않는다.

KBS·MBC 사옥

이번 공모에는 방통위 상임위원들이 이사 후보자를 면접심사하는 절차가 신설됐다. 방통위 상임위원들은 방통위 홈페이지를 통해 접수된 국민의견을 면접 과정에 반영한다. 방통위 상임위원이 국민을 대신해 질의한다는 취지로, 주요 질의응답 내용이 공개될 예정이다. 방통위는 "국민참여의 폭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며 공모절차 종료 후 결과를 알리는 등 투명한 공영방송 임원 선임절차를 약속했다.

방통위는 2018년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 공모절차부터 국민의견 수렴을 시작했다. 이사 후보 지원서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국민의견을 수렴하는 방식이다. 지원서에 경력사항, 지원동기, 임명 시 업무수행 계획 등이 기재됐다. 하지만 당시 후보 검증에 대한 기준이나 심사 과정이 공개되지 않아 언론시민사회에서 '요식행위' 등의 비판이 일었다. 방통위가 이 같은 지적을 받아들여 면접심사 신설과 주요 심사내용 공개 등으로 절차 투명성을 강화한 것으로 풀이된다. 방통위는 이전과 달리 이사 후보자 '추천인'도 공개하기로 했다.

김창룡 방통위 상임위원은 "현재 국회에서 지배구조개선 법안이 계류 중인데 진전이 없다. 방통심의위원회, 뉴스통신진흥회(연합뉴스 대주주)는 구성이 안돼 표류하고 있어 혼란이 야기되는 상황"이라며 "방통위가 무작정 기다릴 수는 없기 때문에 주어진 책무를 하지 않을 수 없다. 공영방송 이사회를 구성하지 못하면 혼란이 더욱 가중되기 때문에 현행 기준으로 진행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상혁 위원장은 "공영방송의 공공성 강화를 위한 여러 논의가 국회에서도 이뤄지고 있다. 결국 공영방송의 독립성·공공성 강화방안은 무엇인지에 대한 국민 총의는 법령 개정으로 완성되는 것"이라며 "여러 이유로 지연되는 게 현실이고, 임기가 만료되는 상황에서 더이상 지체할 수 없다. 방통위로서는 국민을 위한 약속으로 국민참여를 늘리는 임원 선임의 큰 원칙을 가지고 공모안을 마련했다는 것을 말씀드린다"고 강조했다.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 (사진=연합뉴스)

21대 국회 들어 공영방송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지만 결국 입법 시한을 넘겼다. 정치권의 공영방송 이사 추천을 명문화하자는 국민의힘은 TBS 감사원 감사를 이유로 6월 국회 과방위 일정을 보이콧했고, 180석 거대여당인 민주당은 야당 비협조를 이유로 관련 법안 논의 처리에 나서지 않고 있다. 다만 민주당의 경우 송영길 대표가 "기득권을 내려놓기 위해 공영방송 사장 추천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선언한 상태다.

방통위는 이달 말 KBS·방문진 이사 후보자에 대한 국민의견을 수렴한 뒤 8월 초 후보자 결격사유를 확인해 후보자를 선정한다. 방통위는 8월 중순경 방문진 이사와 감사가 선임되고, 8월 말 KBS 이사를 대통령에 추천해 임명할 계획이다. EBS 이사 공모절차는 8월부터 시작돼 9월 중순 임명될 예정이다.

한편,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은 이날 성명을 내어 이번 방통위 공모에 대해 "올 6월까지 공영방송 이사 사장 추천 제도 개선안을 내겠다던 업무계획은 간데없이 '면접'만 추가한 공모안이 나왔다"고 비판했다. 특히 민주당을 향해 언론노조는 "6월 국회에서 이미 통과되었어야 할 시민참여 공영방송 법률개정안을 아직도 안건으로조차 상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사 공모 마감기간인 20일 전에 시민참여를 보장한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법을 신속히 처리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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