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이라 그런가요, 연예대상을 두고 연일 이상한 말들이 많이 나오고 있어요. 상이란 잘한 사람에게 주는 건데, 여기저기서 '나도 잘했으니 상 받을 만하다'며 자가발전까지 해대고 있습니다. 그제 '라디오스타'에서 김구라가 올해 MBC 연예대상은 '라스'가 받을 만하다며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말했습니다. 뭐, 김구라가 얘기하지 않아도 '라스'가 상을 받을 만하면 당연히 받게 되겠죠. 문제는 김구라가 솔직하게 상을 받고 싶다고 했으면 웃고 넘어갈 일인데요, 죄 없는 유재석을 끌어들여 논란을 일으켰다는 겁니다. 김구라는 독설을 했다고 할지 모르지만요, 이 말이 독설을 넘어선 막말이 돼 비난을 사고 있습니다.
김구라는 오프닝 때 연예대상 시즌이 돌아왔다는 유세윤 말을 받아 '매년 유씨가 받는 것은 감동도 없고 지루하다'며 유재석의 대상 독식이 문제가 있는 것처럼 발언했습니다. 같은 말이라도 '아' 다르고 '어' 다르잖아요. 뭔가 떳떳하지 못한 게 있는지 유재석이라고도 못하고 '유가라고 말을 했는데요, 친절한 '라스' 제작진이 유가의 독식이란 자막에 유재석 얼굴을 떡 하니 띄워놓았으니 김구라와 제작진이 한 목소리로 유재석을 디스한 꼴이 되고 말았어요. 싸우는 시어미보다 말리는 시누이가 더 밉다고 김구라의 말은 누가 봐도 논란이 될 듯한 말인데 이를 버젓이 자막까지 붙여 방송한 제작진이 더 밉게 보입니다.
엄밀히 말하면 유재석이 연예대상을 독식하는 게 아니라 다른 스타들이 유재석만큼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유재석이 상을 받는 게 맞다고 볼 수 있죠. 김구라는 지난해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요, 올해 연예대상에 관심이 있다면 유재석만큼 활약하면 됩니다. 안 그래도 요즘 언론은 유재석의 연예대상을 두고 '올해는 경쟁자가 많다' 는 등 집중 견제를 받고 있습니다. 1인자이다 보니 그러려니 하는데요, 매년 연예대상을 독식한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그만큼 열심히 한다는 말입니다. 생각해보세요, 하늘을 찌를 듯한 인기를 누리다 하루아침에 훅 가버리는 스타들이 많은데, 유재석은 자기관리가 워낙 철저해 한결 같이 시청자의 사랑을 받으며 조금도 흔들리지 않고 '국민MC' 자리를 지키고 있잖아요.
김구라는 막말과 독설을 구분하지 못하고 있어요. 자기 딴에는 연예대상 독식에 대해 멋지게 독설을 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유재석을 향한 막말이 되고 말았으니까요. 아무리 유재석 나이가 두 살 아래라 해도 방송에 '유가'가 뭔가요. 김구라는 가끔 독설로 속을 후련하게도 했지만, 요즘 인기가 좀 올라가서 그런지 자기가 하는 말은 다 빵빵 터지고 옳은 줄 착각하는 것 같습니다. 방송에서 할 말, 안 할 말을 구분하지 못하면서 평론가인 것처럼 막말을 서슴지 않으니 점점 비호감이 되는 게 아닐까 싶네요.
정말 김구라가 연예대상에 욕심이 있다면 먼저 인격부터 갖추는 게 순서죠. 유재석이 계속 대상을 타는 게 배가 아팠던 것은 아닌지요. 남의 불행을 자신의 행복으로 만드는 막말로 인기를 얻었을지 모르지만, 그 막말로 피눈물을 흘렸던 연예인을 생각해야 합니다. 이런 막말을 MBC '라스'에서 유재석에게 했다는 것은 김구라가 자기 얼굴에 침을 뱉는 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도대체 언제까지 막말로 인기를 유지하려는지요. 무명시절 막말로 인기를 얻었지만 이제 그 막말 때문에 국민 밉상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김구라의 독설이 자신에게 독배가 되어 다시 날아오는 것을 모른다면 그의 연예 인생은 오래가지 못할 겁니다. 지금부터라도 그가 독설을 넘어서는 막말을 줄이는 노력을 해야 할 때가 아닌가 싶네요.
잘 키운 아줌마 열 처녀 안 부럽다. 주부가 바라보는 방송 연예 이야기는 섬세하면서도 깐깐하다. 블로그 http://fiancee.tistory.com 를 운영 중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