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북도가 2012년 예산을 책정하면서 TV조선, 채널A, jTBC, MBN 종합편성채널에 각각 3천만원의 홍보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드러나 시민사회가 반발하고 나서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시민사회는 “지역언론 다 죽이는 조중동매 종편에 주민 혈세 지원은 부당하다”며 종편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청북도는 2012년 ‘도민과 함께하는 소통과 공감의 도정 홍보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언론사를 통한 광고 홍보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충북은 “생명과 태양의 땅 충북의 전국적인 인지도 및 이미지 제고가 필요하다”는 이유에서 2012년 1월부터 12월까지 KBS, MBC, SBS 지상파 3사 뿐 아니라 YTN, TV조선, 채널A, jTBC, MBN, 뉴스Y에 광고를 추진하고 있다.

충북도는 구체적으로, 지상파 3사에 대해서는 프라임 타임 시간대에 20초 짜리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1억2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또, YTN을 비롯해 TV조선, 채널A, jTBC, MBN 등 종편4사와 연합뉴스TV인 뉴스Y에 20초(매일 3회 이상)짜리 광고를 내보내기 위해 각 사별로 3천만원의 예산을 책정했다. 즉, YTN을 비롯한 종편4사, 그리고 뉴스Y 광고를 위해 모두 1억8천만원의 예산이 책정된 셈이다.

▲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언론노조협의회, 통합진보당 충북도당이 12일 오전 9시3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옥천신문(정순영 기자)

“지역주민 혈세로 지역 죽이는 일에 나서는 것”

이와 관련해, 충북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충북언론노조협의회, 통합진보당 충북도당은 12일 오전 9시30분 충북 청주시 상당구에 있는 충북도의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조중동매 종편 예산 전액 삭감’을 촉구하고 나섰다. 충북도의회는 이날 오전부터 예산결산특별위원회를 열어 충청북도의 2012년 예산을 심의하고 있다.

이들은 먼저, TV조선, 채널A, jTBC, MBN 종편의 출연으로 중소방송, 지역방송, 지역신문이 설 자리를 잃게 됐다는 점을 규탄했다. 이와 함께, 이런 상황인데도 지자체가 나서 종편에 광고를 싣겠다는 것은 “마치 지역주민들의 혈세로 지역을 죽이는 일에 동참하는 결과를 가져올 것이 분명하고, 지역민의 여론을 대변하는 지역언론의 설 자리를 지자체가 나서서 빼앗는 꼴이 될 게 분명하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조중동매 종편이 우리 지역의 여론을 얼마나 제대로 대변할지도 미지수”라며 “조중동 등 보수신문들이 이명박 정부와 한나라당을 대변하느라 지역의 여론과 이해관계를 무시해왔던 걸 우리는 잘 알고 있다. 이런 신문이 만드는 방송이라고 다르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기자회견문에 따르면, 충청북도는 조중동매 종편들이 광고를 요구하지도 않았는데도 예산을 편성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이와 관련해, 민주당 출신의 이시종 충북도지사가 이 같은 자세를 취했다는 것을 문제 삼으며 “조중동매 종편들의 눈치를 보고 알아서 편성했다니 이게 말이 되는가. 이번 예산 편성이 철저하게 정치적인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마지막으로 충북도와 충북도의회를 향해 “충북도는 무슨 근거로 조중동매 예산을 편성했는지 밝히고, 편성을 철회하고, 충북도의회는 조중동매 종편 예산 전액을 삭감하라”고 촉구했다. 아울러 이시종 충북 도지사를 향해서도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조중동매 종편 눈치를 보지 않는 도지사로 거듭나라”고 촉구했다.

한편,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들은 기자회견이 끝난 직후 충북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심의실 앞에서 “충북도 종편 지원 지역언론 죽는다” 등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든 채 항의 시위를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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