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미지 출처 - <다크 나이트 라이즈> 홈페이지
일전에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약 6~7분짜리 프롤로그 영상이 <미션 임파서블: 고스트 프로토콜>에 덧붙여져 상영된다는 소식을 전했습니다. 다만 아이맥스 버전에 한정된 것이었는데, 국내에서는 이마저도 힘들어졌습니다.

워너 브러더스의 공식발표에 따르면,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프롤로그 영상은 오직 아이맥스 70mm 필름으로만 공개한다고 합니다. 따라서 작년에 아이맥스를 모조리 디지털로 전환한 국내에서는 볼 수가 없습니다. 63빌딩은 가능할 것도 같습니다만 이 또한 현실적으로 불가능합니다. 잘 아시다시피 아이맥스 상업영화는 CGV가 국내 독점이거든요.

크리스토퍼 놀란은 <다크 나이트>도 아이맥스는 필름 상영으로 한정했던 걸로 기억합니다. 이 또한 잘 알려졌듯이 <다크 나이트>는 아이맥스 카메라로 촬영한 최초의 일반 상업영화이기도 했죠. 그만큼 아이맥스에 대한 크리스토퍼 놀란의 애정이 깊은데, 설상가상 <다크 나이트 라이즈>는 아이맥스로 촬영한 분량이 대폭 늘어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러면 뭐 합니까. 국내에서는 아이맥스 70mm 필름의 위용을 온전히 만끽할 수 있는 곳이 하나도 없는 걸요.

▲ 이미지 출처 - www.fanpop.com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자연스레 아이맥스가 디지털로 전환하는 추세라고 합니다. 그런 걸 보면 크리스토퍼 놀란의 고집도 참 만만치 않아요. <다크 나이트 라이즈>를 통해 일종의 시위를 하는 것도 같지 않나요? 만약 본편마저 또 한 번 필름만 고집한다면, 더 비싼 가격에 팔리는 티켓을 포기하고서라도 주장(?)을 관철시키겠다는 용단을 내리는 겁니다.

안 그래도 작년에 이 문제가 한번 불거진 적이 있었습니다. 단순하게 보면 디지털이 필름보다 화질이 더 좋으니 반겨야 할 일이 아니냐고 할 수 있겠지만, 실제로는 아이맥스 70mm 필름의 해상도가 현존하는 그 어떤 디지털 상영보다 압도적으로 우수합니다. 국내를 보면 현재 디지털 상영의 최대 해상도는 4K입니다. 반면에 아이맥스 70mm 필름은 10K에 달하니 비교조차 무의미할 정도입니다. ('10K/4K'로 계산할 게 아니라 전체 해상도를 따져봐야 합니다) 이 때문에 디지털로 전환하는 게 달갑지 않았었는데 <다크 나이트 라이즈>로 새삼 또 한번 원망하게 되는군요.

물론 대세에 따른 결정이라는 데는 동의합니다. 영화산업 전체가 필름에서 디지털로 옮겨가고 있는데, 아이맥스라고 독야청청을 고집할 수는 없는 노릇이겠죠. 더군다나 일반 상업영화를 아이맥스로 변환해 상영하는 MPX라면 필수불가결한 과정에 가까울 겁니다. 그래도 아쉬운 건 어쩔 수가 없습니다. 10K 해상도의 70mm 필름으로 찍은 영화를 굳이 디지털로 변환해서 화질을 떨어뜨린 채로 상영하는 것도 웃긴 일이고요. 어쩌면 곧 70mm 필름을 대체할 디지털 아이맥스 촬영장비가 등장하겠죠. 최소 8K 이상은 되어야 맞먹을 텐데, 그게 상용화가 되는 날이 언제 올지는 의문입니다.

▲ 이미지 출처 - www.ifanboy.com
다행히 국내에서 디지털로라도 <다크 나이트 라이즈>의 프롤로그 영상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닙니다. 어제 발표한 리스트를 보면 북미의 극장만 있습니다. 북미에도 아이맥스 70mm 필름상영을 유지하는 곳이 많지 않은지 고작 42개에 불과하네요. (참고로 혹시 해외에 거주하시는 분들은 여기를 클릭하셔서 확인하세요)

북미 외에도 아이맥스 70mm 필름의 상영이 가능한 극장이 있다는 걸 감안하면, 아직까지 해외시장에 대해서는 확실한 결정이 내려지지 않았을지도 모른다는 일말의 기대는 할 수 있습니다. 혹시 크리스토퍼 놀란과 워너 브러더스가 해외의 관객을 위해 자비를 베푼다면 디지털 상영으로도 볼 수 있지 않겠습니까!? 확률은 그리 높아 보이지 않습니다만...

영화가 삶의 전부이며 운이 좋아 유럽여행기 두 권을 출판했다. 하지만 작가라는 호칭은 질색이다. 그보다는 좋아하고 관심 있는 모든 분야에 대해 주절거리는 수다쟁이가 더 잘 어울린다.
*블로그 : http://blog.naver.com/nofeetbir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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