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시중씨 방송통신위원장 취임사에 대한 논평 -

오만한 이명박 정권이 국회와 국민의 뜻을 저버리고 임명 강행한 최시중씨가 취임사를 발표했다. 취임사라기보다는 점령군사령관의 감회어린 만족감과 오만함이 넘쳐난다.

40년간 체화된 독립성과 객관성의 철학위에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방송통신 정책을 펼쳐나가겠다고 했다. 그가 지난 시절 동양통신, 동아일보기자, 여론조사기관 근무 정도의 이력을 거론하는 것 같다. 75년 동아일보 기자들의 자유언론수호투쟁의 건너편에서서 언론 자유와 독립을 요구하며 깡패들에게 끌려가는 동료들을 구경한 그가 무슨 근거로 독립성을 말하는 것이며 한나라당 대선후보 여론조사과정에서 적잖이 잡음을 발생시킨 장본인이 뻔뻔스럽게 객관성을 입에 담을 수 없다.

대통령의 리모컨으로 입노릇이 완벽하다. “이명박 정부의 키워드는 ‘융합’과 ‘성장’으로 방송과 통신의 칸막이를 걷어 국가 경제를 살리고 기업 활동에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과감하게 풀겠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방송통신의 관련 산업 매출 55조, 향후 5년간 생산효과 106조원, 일자리 100만개라는 근거도 불명확한 숫자를 들이대며 규제를 풀어 신문의 방송 교차소유와 겸영허용, 대기업의 방송진출 허용을 시사 했다. 방송통신의 사회, 문화적 역할을 ‘먹고사니즘’에 국한시킴으로써 그의 천박한 방송문화관을 드러내고 말았다.

최시중씨는 방송을 대통령의 산업적 관점으로 취임사에 투영시킴으로써 대통령의 의중을 구현하는 수족임이 확실히 드러났다. 방송통신위원회는 대통령의 키워드나 정파의 이익을 실현하는 곳이 아니다. 독립적이고 중립적 입장을 견지해야할 방통위원회 위원장이 대통령의 키워드나 떠드는 것은 첫날부터 방통위원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것으로 방송의 독립과 자유를 심각하게 위협하는 전조다.

립 서비스라도 필요했든지 방송의 독립성과 공익성을 거론하며 방통위원회가 합의제 행정 기구로서 방송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이미 훌륭하게 갖추고 있다는 변하지 않는 괴변을 늘어놓았다. 대통령직속의, 대통령 형님의 친구이며 정치 독선생인 최시중씨와 대통령과 한나라당이 추천, 지명한 다수를 차지하는 방통위원과 상명하복의 공무원들로 구성된 껍데기만 위원회인 공무원 조직이 어째서 방송독립을 보장할 수 있는지, 국민 모두가 아니라고 하는데 최시중씨만 그렇게 믿고 있다.

이질적인 문화는 융합으로, 갈등은 조화로 녹이는 ‘융합’과 ‘조화’를 강조했다. 항상 국민을 중심에 두고 국민이 기대하는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꼭 그렇게 해야 한다. 지금 대한민국은 이명박 대통령과 최시중씨의 고집으로 갈등은 극에 달했고 조화는 어려워졌다.

국민은 최시중씨의 퇴진을 원하고 있다. 국민이 기대하는 역할을 하겠다 했다. 국민이 기대하는 것은 방송의 자유와 독립, 보편적 통신 서비스의 실현이 공고해지기를 바란다. 그리하여 우리사회 의견의 다양성 다원성이 강물처럼 흐르는 선진사회가 되는 것이다. 그 시작은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격에 맞지 않는 최시중씨의 퇴진 이어야 한다.

2008년 3월 26일
전국언론노동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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