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TV조선의 '일감몰아주기'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착수 이후 오히려 늘어났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와 관련해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변호사)는 공정위에 추가자료를 제출하고 엄정한 조사를 촉구했다.

하승수 세금도둑잡아라 공동대표는 31일 "TV조선의 (주)하이그라운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가 2020년에도 계속됐으며, 오히려 규모가 더욱 커진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외주제작사인 하이그라운드의 대주주는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현 사내이사)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의 둘째 아들인 방 전 대표는 하이그라운드 주식 35.3%를 가지고 있다. 2018년 방 전 대표 지분은 50%였다. 조선방송의 대주주는 조선일보사(21.9%)다.

방정오 전 TV조선 대표이사(사진=연합뉴스, 미디어스)

하 공동대표는 지난달 13일 공개된 하이그라운드 외부감사보고서를 근거로 2020년 조선방송의 하이그라운드에 대한 '일감몰아주기' 규모가 251억여원에 달한다고 밝혔다. 하 공동대표는 TV조선이 2018년부터 방 전 대표가 대주주로 있는 '하이그라운드'에 100억원대 일감을 몰아주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올라 있는 TV조선을 운영하는 주식회사 '조선방송'의 2019년 회계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조선방송은 하이그라운드에 191억원 상당의 금액을 집행했다. 2018년 집행액은 109억원이었다.

하 공동대표는 "2020년 하이그라운드의 전체 매출액이 253억여원인 점을 감안하면, 하이그라운드 매출액 99%가 조선방송과의 관계에서 발생한 것"이라며 "노골적인 일감몰아주기 행태"라고 지적했다.

또 하 공동대표는 "조선방송이 하이그라운드에게 드라마 외주제작을 주고, 하이그라운드는 다시 다른 드라마 외주제작사와 계약을 하는 소위 '거래단계 끼워넣기' 방식의 거래가 2020년에 이뤄진 정황도 발견됐다"고 제기했다.

지난해 TV조선에서 방송된 '간택-여인들의 전쟁', '바람과 구름과 비', '복수해라' 등의 드라마는 각각 '코탑미디어', '빅토리콘텐츠', '이야기사냥꾼' 등의 제작사와 하이그라운드가 공동제작한 것으로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하 변호사는 "하이그라운드의 매출이 전적으로 TV조선과의 관계에서 발생하는 것으로 볼 때, TV조선은 하이그라운드에 외주제작을 주고 하이그라운드가 다른 외주제작사와 계약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하이그라운드의 매출을 높이기 위해 외주계약이 한번 더 이뤄졌을 수 있다는 주장이다.

2020년도 주식회사 하이그라운드 회계감사보고서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

하 변호사는 "거대미디어그룹이 관련돼 있다고 해서 공정위가 조사를 지연하거나 망설인다면, 이는 공정위의 존속기반을 스스로 무너뜨리는 일"이라며 신속하고 철저한 조사를 촉구했다. 앞서 하 변호사는 지난해 7월 TV조선·하이그라운드를 불공정거래행위(부당지원) 혐의로 공정위에 신고했다. 공정위는 정식사건으로 접수해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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