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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포털 알고리즘 검증? "소모적 논란 가중될 것"네이버, 정치권에 '알고리즘 검토위원' 추천 요청…문제는 알고리즘과 저널리즘의 간극 해소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5.31 10:33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포털의 알고리즘 추천 뉴스서비스에 대한 정치권의 검증은 기계적 공정성에 한정될 것이라는 학계 비판이 제기된다. 

29일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정기학술대회에서 김동원 한국예술종합학교 방송영상과 강사는 "정치권이 알고리즘 검증위에 들어가게 되면 국회에서 발언 시간을 가지고 싸우는 것처럼 포털 알고리즘에서 각 정당을 동등한 비율로 보도하지 않느냐는 기계적 논란만 더 불러올 것"이라며 "또 다른 노이즈(잡음, 불필요한 데이터 신호)로 알고리즘의 품질을 더 저하시키는 원인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29일 열린 한국언론정보학회 봄철정기학술대회 '포털 뉴스서비스 평가 토론회' (한국언론정보학회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김 강사는 "AI 알고리즘을 공개한다고 했을 때 검증이 어려운 이유는 코드를 공개하면 또 바뀌기 때문이다. 코드를 분석하는 게 아니라 알고리즘을 통해 '왜 좋은 기사는 나오지 못하는가'에 대한 검증이 되어야 하는 것"이라며 "이런 검증에 개입하는 정치권의 실천은 기계적 공정성에 치우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토론자인 박영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는 "포털뉴스 담론의 가장 큰 문제는 지나치게 정치화되어 있다는 것이다. 보수와 진보의 정파적 구도에서 포털뉴스에 대한 담론을 끄집어내지 않으면 한발짝도 나아갈 수 없다"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네이버는 평정됐고 다음이 문제다', '카카오 들어오라고 하세요' 등 마치 거울을 보는 것처럼 똑같은 구도가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지난 3월 외부위원회 성격의 '뉴스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히면서 학계와 여야 정치권에 위원 추천을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위원을 추천하며 더불어민주당에 위원 추천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은 정치권 추천에 반대하며 포털 사업자의 알고리즘 제출 의무 등을 법제화하는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국민의힘은 언론·포털 지형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인식을 바탕으로 정치권 추천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민의힘 박성중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간사는 28일 MBC라디오 '표창원의 뉴스하이킥'에서 "방송·신문·포털을 보면 거의 우리편은 많이 없다. 너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며 "알고리즘 설계, 가중치 부여 등에서 여러 여지가 있다. 그래서 알고리즘 검토위원회를 만들어 중립적으로 하겠다는데 여당이 추천을 안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2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 열린 포털 알고리즘 관련 공청회 (사진=연합뉴스)

김 강사가 정치권의 알고리즘 개입이 소모적 논란을 가중시킬 것이라고 판단하는 이유는 현재의 포털 AI알고리즘이 좋은 저널리즘을 구현할 수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알고리즘과 저널리즘이 생각하는 좋은 저널리즘의 기준이 다른 상황에서 정치권의 검증은 저널리즘 본질을 벗어난 양적 논의에 머무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지난해 유봉석 네이버 서비스운영총괄, 최재호 네이버 에어스 이사, 최창렬 네이버 뉴스개발 기술리더 등이 관훈저널에 기고한 '네이버 뉴스 알고리즘 이렇다'에 따르면, 네이버 AI알고리즘 '에어스'(AiRS)는 단시간에 다수의 보도가 나온 최신 이슈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관련 기사를 묶어 상단에 위치시킨다. 이 중 최신성, 기사 길이, 다른 기사와의 관련성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기사가 최상위에 노출된다. 

김 강사는 포털 뉴스추천 알고리즘이 '효율성'에 의해 작동한다고 설명했다. 김 강사 설명에 따르면 뉴스추천 알고리즘은 언론에서 특정 사건이나 주제의 기사들이 동 시간에 쏟아져 나오면 이를 뉴스가치가 높다고 판단한다. 뉴스콘텐츠의 품질을 평가하는 데 있어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오랫동안 콘텐츠를 볼 것이냐'가 기준이다. 김 강사는 "일종의 슬롯머신, 확률도박처럼 뉴스콘텐츠를 골라내는 것"이라고 비유했다. 

이와 달리 저널리즘에서는 '주장 저널리즘', '지혜의 저널리즘' 등이 좋은 저널리즘으로 논의되고 있다. 김 강사는 "미첼 스티븐스는 디지털 저널리즘 시대에서 과거와 같이 스트레이트 뉴스, 리포트 저널리즘이 더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정당한 근거를 가지고 저널리스트가 자신의 주장을 내비칠 수 있는 일종의 '주장 저널리즘'을 요청한다"며 "알고리즘 추천 영역과 비교하자면 스티븐스는 디지털 시대에 뉴스콘텐츠를 구분 짓고 품질을 어떻게 평가할지에 대해 전혀 다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시장 보궐선거 모니터링 기간 네이버 '많이 본 뉴스'에 오른 조회수 순위 상위 20건 보도 (한국언론정보학회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일례로 지난 서울시장 보궐선거 기간(3월 8일~4월 8일) 동안 '네이버 많이 본 뉴스' 상위 20위를 차지한 보도는 여론조사(5건), 후보논란(3건), 정치권 반응 등이 대부분이다. 김 강사는 "'최신성' 기준에 따라 SNS·라디오 인터뷰 등을 얼마나 빨리 가공해 쓰느냐가 유효하다"며 "1~2주차 때 있었던 심층·기획보도가 다 사라졌다. 정치인과 유명인사의 발언을 전달한 것만으로도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인공지능의 품질평가를 보여준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강사는 알고리즘이 저널리즘 언어를 이해할 수 없는 한계를 포털 사업자가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대안을 모색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에 대해 이선민 시청자미디어재단 정책연구원은 "적극적 인간의 실천이 필요한 영역이라면, 다시 인간이 들어가서 해야 하느냐는 결론에 이르는 것 아니냐"고 제기했다. 과거 포털 뉴스편집의 정치편향성 논란이 불거져 대안으로 AI알고리즘 추천이 도입되었는데, 이를 다시 되돌려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질문이다. 

김 강사는 "쳇봇 '이루다'의 막말·성차별·젠더혐오 논란처럼, 쓰레기를 집어넣으면 쓰레기가 나오는 결과가 될 수 있다"며 "기사에 대한 알고리즘의 기준이 냉정한 분석유목이 될 수 있지만 인공지능이 학습하는 기사들이 어떠냐에 따라 엉뚱한 결과들이 나올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이어 김 강사는 "때문에 알고리즘에 대한 인간의 개입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며 "그 시작이 지금처럼 포털사업자가 '알고리즘은 이용자에게 최적화된 것이고 가치관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변명으로 일관할 것이 아니라, 한계를 인정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해 내부에서 어떤 노력을 할 것인가 밝히는 게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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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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