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수신료 공론조사에 참여한 국민참여단 79.9%가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다고 밝혔으며 적정한 인상액을 3,830원이라고 꼽았다.

KBS 이사회 의뢰로 공론조사를 진행한 수신료공론화위원회는 27일 국민참여단 20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설문조사는 숙의토론 시작 전과 이후로 나눠 2차례 실시됐다.

국민참여단에게 '한달 평균 수신료 부담 의향'을 물은 결과 인상(2500원 초과), 유지(2500원), 인하(2500원 미만) 중 79.9%가 인상에 동의했다. (자료제공=KBS)

조사 결과 ‘수신료 인상’에 대해 10명 중 8명(79.9%)이 인상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22~23일 진행된 토론회 전에 실시한 1차 설문조사(72.2%)보다 7.7%p 높은 결과로 숙의토론이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에 대한 인식변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나타났다. 현행 월 2500원을 ‘그대로 유지하자’는 12.4%, ‘인하해야 한다’는 7.7%로 집계됐다.

수신료 인상에 찬성하는 응답자를 대상으로 ‘적정한 인상금액’을 물은 결과 평균 3,830원이 나왔다. 토론 전 1차 조사(3,256원)보다 574원 늘어난 액수다. 현재 KBS가 이사회에 제출한 3,840원과는 10원 차이다.

수신료 인상에 찬성한 이유로는 ‘공정한 뉴스 제작과 독립적 운영을 위해’라는 응답이 28.1%로 가장 높았다. 이어 ‘40년 동안 오르지 않아 물가 상승률 등을 반영하지 못해서’(24.9%), ‘공적 책무에 필요한 재원 확충이 필요해서’(18.6%), ‘수준 높은 콘텐츠와 서비스 제공이 필요해서’(17.4%) 순이다.

‘KBS가 우선적으로 이행해야 할 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자 27.3%가 “경영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청자 참여를 보장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뉴스를 공정하게 제작해 공론자의 역할을 하는 것”(22.5%), “다양한 매체를 이용한 재난 정보의 신속한 전달”(15.8%)이라고 응답했다.

뉴스의 공정성을 어떻게 높일 것인지에 대해서는 ‘정치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응답이 62.1%로 가장 높았다. 국민참여단은 수준 높은 프로그램 제작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응답자의 16.1%가 ‘상업 미디어와의 차별적이고 트렌드를 반영한 콘텐츠 개발’을 주문했으며, ‘시사와 교양 등 공익 프로그램의 확대’(11.4%), ‘시청자 참여형 프로그램 제작’(8.7%), ‘소수⸳소외계층 위한 프로그램’(8.1%)을 원했다.

국민참여단 91.9%는 ‘공영방송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현재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역할을 다하고 있는지에 대한 물음에 대해서는 ‘잘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56%로 절반을 넘었다. 잘한다는 평가는 42.6%로 나타났다.

이번 응답에 참여한 국민참여단은 KBS가 전문여론조사업체(한국리서치)가 선정한 2,500명 대상의 기초조사에서 숙의토론 참여의사를 밝힌 응답자 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를 통해 선정했다. 공정한 토론을 위해 KBS의 공적책무에 대한 부정적 견해 59%, 긍정적 견해 35%, 입장을 밝히지 않은 6%의 응답자로 구성됐다.

KBS는 22~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KBS 공론조사 : 국민께 듣는 공적책임과 의무'를 진행했다. (사진출처=KBS 한국방송 유튜브)

공론화위원회는 이번 공론조사에 대한 국민참여단의 만족도를 조사한 결과 ‘만족한다’가 82.8%로 나타나 성공적이었다고 평가했다. 공론화위원회는 “공론조사는 중요한 정책 또는 사안에 관해 전문가가 제공하는 지식과 정보를 바탕으로 충분한 학습과 숙의 과정을 거친 후 참여자들이 설문에 응답하는 조사방식으로 직감적인 의견에 가까운 여론조사와는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26일 공론화위원회로부터 1차 보고를 접한 이사회 반응은 긍정적이었다. 공론조사를 제안했던 김태일 이사는 “국민들이 바라는 건 KBS 혁신이었고 이로 인해 신뢰가 높아지면 수신료 인상을 지지할 수 있다는 반응으로 이해했다”며 “내부 혁신 조치에 방점이 찍힌 듯했다. 이사진은 공영방송사 최초로 공론화위원회를 시도해보길 잘했다는 반응이 주였다”고 말했다.

타언론사는 KBS가 최초로 시도한 수신료 시민참여단 숙의토론에 대해 관심을 보였다. 27일 MBC 관리감독기구인 방송문화진흥회 이사회에서는 KBS 공론화위원회 결과를 받아볼 수 있냐는 질의가 나왔다. 신인수 이사는 “KBS가 수신료 공론화위원회를 통해 시민 의견을 청취하더라. MBC와 직접 관련은 없지만 공영방송으로서 최초의 시도로 참조할 건 참조하고 반영하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공론화위원회는 시민참여단 의견을 정리해 내달 9일 이사회에 보고할 예정이다. 이와 별개로 KBS는 다음주 중으로 ‘국민참여단 공론조사 그 후, 사원 여러분께 묻고 듣는다’를 진행하고 27일부터 3주간 수신료 조정안 대국민 전문가 여론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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