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인천시의회가 내년도 OBS 본사 인천 이전에 맞춰 인천뉴스 활성화와 OBS에 대한 지원방안 논의를 시작했다. 인천시의회는 인천 언론 기능이 타 지자체와 비교해 현저히 떨어져 있다는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 OBS측은 '인천종합뉴스' 제작·편성을 약속했다.

25일 오전 인천광역시의회에서 강원모 시의회 부의장(더불어민주당) 기획으로 '지역방송 활성화를 위한 OBS의 변화와 인천시의 역할' 토론회가 열렸다. 강 부의장은 지난 3월 본회의 신상발언을 통해 "중앙언론은 인천 관련 기사로 각종 사건사고만 보도하면서 인천이라는 도시를 ‘사건사고의 도시’로 전락시키고 있다"며 OBS에 '인천뉴스'를 제안하고 인천광역시가 지원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인천시는 '지역방송 발전방안 및 활성화에 관한 연구용역'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는 지난달 16일 OBS와 계양방송통신시설 사용허가 계약을 체결했다. 현재 경기 부천시 소재의 OBS 본사는 내년 6월 인천 이전이 예정돼 있다.

(사진=OBS)

강 부의장은 "모든 초점이 중앙에 집중되다 보니 지역에 대한 관심은 소외되고 있다. 특히 인천은 그 심각함이 더한 지역"이라며 "여론 수렴에 한계를 느낄 때도 많다. 이런 열악한 언론 환경 속에서 제대로 된 지방자치, 제대로 된 행정과 정치가 나올 수 있느냐는 게 제 문제의식"이라고 토론회 취지를 설명했다.

강 부의장은 인천 5대 일간지의 유료발행부수 총합이 10만부가 되지 않고, 특·광역시 중 유일하게 KBS 총국과 지역MBC가 없는 지역이 인천이라며 "다른 지역과 비교가 안 될 정도로 지역언론의 침체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경인지역 민방 OBS에 대해 평균시청률 1%를 밑도는데다 끊이지 않는 노사분규로 인해 간신히 연명하는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OBS는 그간 제작비 투자, 소유경영분리, 본사 인천 이전 등 방송통신위원회 재허가 조건을 불이행하고 대주주 세습, 부적절한 인사, 인력감축, 비정규직 해고 등 각종 논란이 더해져 인천시민사회로부터 질타를 받아왔다.

강 부의장은 "이런 와중에 OBS의 계양방송통신시설 이전이 확정됐다. 이전보다 더 중요한 건 '지역이 희망이다'라는 OBS의 슬로건을 실천하는 것"이라며 "현재 민영방송 OBS를 인천시민이 굳이 애정가지고 돌봐야 할 하등의 관계가 없다. 그럼에도 제가 OBS에 관심 가지는 이유는 그나마 인천 지역방송을 살릴 수 있는 현실 가능한 대안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인천시의회 신은호 의장은 지난 1월 포항 MBC 다큐 프로그램 <그 쇳물 쓰지마라>를 보며 지역언론의 필요성을 절감했다고 말했다. 포항MBC는 포스코에서 수십 년 근무하다 퇴직한 후 각종 중대 질병에 걸린 노동자들의 사례와 유해물질에 노출된 포스코 인근 주민들을 다뤘다. 신 의장은 "지역방송사의 용기와 소신은 오랫동안 켜켜이 쌓여있던 침묵의 카르텔을 깨고 지역 언론의 존재이유를 당당히 증명했다"며 "우리가 OBS에 바라는 것 또한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OBS측은 '프라임 인천뉴스'라는 이름의 데일리 인천종합뉴스를 약속했다. 김용주 OBS 방송정책TF국장은 "지상파 최초 인천종합뉴스인 '프라임 인천뉴스'를 통해 고품격 지역뉴스 제작의 물꼬를 터보겠다"며 "뉴스 시작부터 끝까지 모두 인천만의 소식을 담은 '100% 인천뉴스'다. 프라임 시간대에 지역 정체성이 온전히 녹아나는 뉴스"라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사건사고 보도 일색인 기존 인천뉴스와는 전혀 다른 뉴스다. 나열식 보도가 아닌 심층·탐사 보도, 지역이슈를 발굴해 올바른 해법을 찾아가는 대안뉴스를 할 것"이라며 "무료보편적 서비스를 제공하는 인천 유일의 지상파인 OBS가 보도와 공론 기능이라는 본연의 역할에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드린다"고 밝혔다.

한편, 인천시청을 출입하는 노승환 MBN 기자는 인천지역방송활성화를 위해 인천 지자체의 콘텐츠 홍보 능력과 방송취재 대응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노 기자는 "'방송 콘텐츠화'가 되지 않으면 OBS든 KBS인천총국이든 인천에 방송국이 생긴다고 달라질 게 하나 없다"며 "방송기자 입장에서 정말 좋은 사업, 정책이 있어도 어디 가서 촬영할 곳도 마땅치 않고 공무원 분들은 방송 인터뷰 좀 하자고 하면 손사래부터 친다. 인천에서 방송이 처한 현실은 공무원 입장에서 활자매체 제공 목적으로 만들어진 보도자료 뿐"이라고 지적했다.

노 기자는 "지난해 10월 인천시가 80여 년 만에 금단의 땅이던 부평 미군기지를 시민에게 개방한다고 대대적 행사를 열었다. 닫힌 철문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는데 소위 말하는 높으신 분들만 죽 늘어서 계시더라"라며 "시민을 위한 개방인데, 행사의 주인공인 시민은 한 명도 없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노 기자는 "미군기지가 과거 일본의 무기공장이었을 때 일하셨던 분이나 그 근처에 몇 대째 살고 계신 할머니, 아니면 그 손자 딱 한 명만 세워 철문을 열게 했다면 그 장면만으로 인천만의 훌륭한 콘텐츠가 만들어졌을 것"이라며 "전국 어느 미군부대도 이렇게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콘텐츠는 결국 인천에 대한 관심과 애정"이라고 말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