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민의힘 당 대표 경선이 주목을 끌고 있다. 김수민 평론가는 “차기 대통령 후보 선출까지 연계된 정초 선거”라며 “친박 시대는 가고 누가 공백지대에 첫 깃발을 꽂을지를 가르는 선거가 됐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근 여론조사에서 이준석 전 최고위원이 선두에 올라섰다. 24일 한길리서치가 발표한 당대표 지지도 조사에서 이 전 최고위원은 30.1%를 기록하며 나경원 전 의원(17.4%), 주호영 전 원내대표(9.3%), 김웅 의원(5.0%), 김은혜 의원(4.9%), 홍문표 의원(3.7%), 윤영석 의원(3.3%), 조경태 의원(2.8%) 등을 크게 앞섰다.

이에 더해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과 원희룡 제주지사가 초선 후보들을 공개 지지하면서 선거 분위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오 시장은 23일 페이스북에 “방금 0선, 초선들이 자체적으로 벌인 토론회를 유튜브로 봤다”며 “발랄한 그들의 생각과 격식 파괴, 탈권위적 비전을 접하면서 우리 당의 밝은 미래를 보았다”고 적었다. 원 지사는 24일 “젊은 후보들의 돌풍은 당의 변화를 상징한다”며 “저 원희룡은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고 함께하겠다”고 했다.

이준석, 나경원, 주호영, 김웅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자(사진제공=연합뉴스)

김수민 평론가는 25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국민의힘의 이번 전당대회를 정초선거, 즉 주춧돌을 놔서 오랜 세월 판도를 결정하는 선거로 보고 있다”며 “대통령 후보를 누구로 낼지도 연계되어 있고, 당 대표가 누가 되는지에 따라 당의 판도가 어떻게 짜이는지 가늠할 수 있어 중요한 선거가 됐다”고 밝혔다.

오 시장과 원 지사의 발언에 대해 “보통 단체장급 정치인들이 당내경선에서 발언하지 않는데 이례적”이라며 “정초 선거로 보고 있기 때문에 뛰어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표적인 정초 선거로 1970년 신민당 대통령 후보 경선이 꼽힌다. 김대중, 김영삼, 이철승 후보가 ‘40대 기수론’을 내세우며 21세기 초반까지 정치 판도를 판가름했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박지원 후보의 선거 역시 정초 선거로 꼽힌다. 김 평론가는 “민주당에 비해 국민의힘은 주류세력 교체가 신속하게 이뤄지는 편이라서 정초 선거로 꼽힐만한 선거는 많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번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의 경우 ‘친박 대 비박’ 구도가 뒤집힌 이후 첫 선거다. 김 평론가는 “그동안 친박 대 비박이 중요한 구도였지만 이번에 출마한 후보들을 보면 나경원, 주호영, 이준석 등 탄핵에 찬성한 후보들”이라며 “친박 시대가 가고 그 공백 지대에 첫 깃발을 누가 꽂을지가 결정되는 선거”라고 해석했다.

김 평론가는 이번 선거 이후 당 내 '친박 대 비박 구도'와 '지역구도'가 없어질 것이라고 했다. 박 전 대통령 퇴진 이후 홍준표-김병준-황교안-김종인 전 당대표들은 1년 단위의 단기적인 리더십으로 당 내 절대적 리더십이 사라졌다. 또한 이회창, 황교안 전 대표 등 영남권 출신이 아닌데도 지지를 받아 당 대표가 된 사례가 있어 지역구도 역시 의미 없어질 것이라고 봤다.

대신 '이념정책 구도'로 흘러갈 것으로 예측했다. 김 평론가는 “나경원, 주호영 후보는 구 우파 노선으로 정책적으로 크게 달라질 것이 없는 반면 이준석, 김웅 후보는 신 우파로 분류할 수 있지만, 이념과 정책이 각자 다르다”며 “김웅 후보는 노동자 정책을 중심으로 한 진보화된 보수이고 이준석 후보는 페미니즘 반격 등 완전히 다른 전선을 가져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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