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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수신료 인상안 공론화, 핵심 쟁점은정치중립성·콘텐츠·경영투명성…국민참여 숙의토론 실시, 의견 6월 이사회 제출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5.23 23:23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BS가 수신료 인상과 관련한 국민참여 숙의토론을 실시했다. KBS 수신료 공론화위원회는 토론 과정에서 도출된 의견을 종합해 6월 KBS 이사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KBS는 22~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KBS 공론조사 : 국민께 듣는 공적책임과 의무'를 진행했다. 앞서 KBS는 지난 1월 공영방송 공적책무에 대한 시청자·시민단체·학계 여론조사 등을 토대로 기존 월 2500원의 수신료를 3840원으로 인상하는 수신료 조정안을 KBS 이사회에 제출했다. KBS는 이번 숙의토론 결과를 반영한 수신료 인상안을 정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숙의토론에 참여한 시민참여단은 200명으로 여론조사업체 한국리서치가 선정한 2500명의 기초조사 대상 중 성별, 연령별, 지역별 인구비례 등을 고려해 선정됐다. KBS는 시민참여단 구성과 설문조사 의견분포 등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다. 

숙의토론에서 '더 나은 공영방송을 위한 쟁점과 과제'를 주제로 발제에 나선 세 명의 전문가들은 각각 시사·보도, 콘텐츠, 경영효율성 등의 부문에서 KBS가 직면하고 있는 공적책무를 설명했다.

KBS는 22~23일 이틀 동안 서울 여의도 KBS 아트홀에서 'KBS 공론조사 : 국민께 듣는 공적책임과 의무'를 진행했다. (KBS 한국방송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정치·경제적 독립 없이 공영방송 저널리즘 구현 가능한가

'공영방송 뉴스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발제한 홍종윤 SNU팩트체크센터 부센터장은 "KBS의 독립성 문제는 수신료 문제와 결부되지 않을 수 없다"고 설명했다. 언론으로서 공영방송은 정치·경제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핵심 가치로 두고 있다. 이를 법과 제도가 보장하고 있는 듯 보이지만 실상은 독립성이 담보되지 못한 채 수신료에 얽힌 정치적 논란만이 가중되고 있다는 것이 홍 부센터장의 진단이다. 

홍 부센터장은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한 법적 장치들은 존재하지만 실제로는 정치권 여야가 선임(여당 7명·야당 4명)하고, 사장을 뽑을 때도 다수결로 뽑는다"면서 이런 구조가 수신료 인상을 둘러싼 공방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홍 부센터장은 "수신료 인상에 대해 반대하는 쪽은 '독립적이지 않아 올려줄 수 없다' 하고, 찬성하는 쪽은 '수신료가 확보돼야 독립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고 한다"며 "주로 '여당 찬성', '야당 반대'의 논란이 지속된다. 이 도돌이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했다. 

'공영방송 뉴스와 저널리즘'을 주제로 발제한 홍종윤 SNU팩트체크센터 부센터장 (KBS 한국방송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KBS 시사·보도의 정치적 중립성과 공정성에 대해 홍 부센터장은 국민평가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 원인 중 하나에는 정파적 뉴스를 선호하는 여론이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KBS 자체조사에 따르면 KBS 시사·보도 전체에 대한 시청자 기대점수는 86.6점인 반면 평가점수는 49.7점에 머무르고 있다. ▲정치·경제적 독립성 ▲사실보도 ▲팩트체크 ▲다양성·공정성 ▲사회감시 ▲언론평가 등의 부문에서 KBS에 대한 기대점수가 80~90점을 기록하고 있지만 대부분 50점 안팎의 평가점수를 기록하고 있는 것이다. 

홍 부센터장은 "국민들이 KBS에 기대하는 점수는 B+이지만 실제로는 40점인 가슴아픈 평가"라면서도 "KBS 입장에서 억울할 수 있다. OECD 국가에서 한국은 언론 신뢰도가 가장 낮다는 평가를 받는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 뉴스수용자들은 정파적 뉴스를 좋아한다. 북유럽 국가 등 중립적 관점의 뉴스를 선호하는 데 비해 한국은 절반가량 시청자들이 정파적인 뉴스를 선호한다"며 "이럴 때 특정보도에 대한 호불호가 크게 갈려 신뢰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KBS 뉴스 평가에 대한 한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홍 부센터장은 정파성이 강한 한국 언론상황에서 정치적 대립과 사회 갈등이 심화될 우려가 있는 만큼 공영방송 뉴스는 사회적 통합을 위한 가장 공정하고 독립적인 뉴스로 인식될 필요가 있고, 시청자는 정파적 뉴스 소비 태도를 지양하며 공영방송에 대한 적극적 참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공적 서비스 영역 확대와 재원의 딜레마 

KBS의 콘텐츠와 미디어서비스를 주제로 발제한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방송 광고시장의 하락세와 공영방송 공적책무의 딜레마를 설명했다. 방송매체 이용행태가 온라인을 중심으로 이동하면서 광고시장 역시 온라인·모바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에 KBS는 보편성과 차별성을 모두 갖춘 콘텐츠를 만들어야 한다는 기존 콘텐츠 책무와 더불어, 공적책무를 온라인 영역에까지 확대해야 하는 요구에 직면해 있다. 하지만 KBS의 현 재원구조로는 막대한 투자를 감당해야 하는 이 같은 책무를 수행하기 어렵다는 게 최 연구위원 설명이다.  

2020년 KBS 매출구조는 수신료 49%, 방송광고·협찬 25%, 프로그램 판매 14%, 프로그램 재송신 9% 등으로 구성된다. 최 연구위원은 "KBS는 광고와 프로그램 판매수익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무료 OTT나 VOD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다"며 "온라인서비스의 확장·강화는 TV시청률을 더 하락시킬 가능성이 크고, TV수신료의 정당성을 잠식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공영방송 콘텐츠 및 미디어서비스'를 주제로 발제한 최세경 중소기업연구원 연구위원 (KBS 한국방송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최 연구위원은 "더 많은 투자가 필요한데, 문제는 그동안 공적책무를 잘 했는지 평가해보자는 얘기가 많이 나온다는 것"이라며 "고민해야할 것은 공적책무를 실현하는 데 있어 재정부담이 적정했는지와 연관지어 평가되어야 한다. 새로운 책임을 부과할 때에도 사회가 그 재정에 대해 부담할 때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다만 최 연구위원은 그간 KBS 콘텐츠가 공영방송의 가치인 '보편성'과 '차별성'을 제대로 구현해내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KBS에는 수신료를 납부하는 국민을 위한 보편적 가치 구현과 상업방송과는 다른 차별성 구현이 동시에 요구되는데 이를 제대로 조화시켜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대하사극·대작다큐의 폐지·감소 ▲시청률 경쟁에 따른 상업방송과의 차별화 실패 ▲토론프로그램 정파성 논란 ▲사회적 약자 대변 정규프로그램 부족 ▲어린이 사회화 프로그램 부족 ▲낮은 직접수신률 ▲재난방송 미흡 ▲소극적 장애인 지원서비스 등이 사례로 제시됐다. 

"내부 경영혁신 투명하게 공개해 재정 악순환 깨자"

KBS 수신료 인상안을 논의할 때 프로그램 공적책무 외에 가장 크게 인상반대 여론을 일으키는 요소는 KBS 경영에 관한 문제의식이다. KBS의 인력운영은 '고비용 비효율'로 낙인찍혀 있다. 고액연봉자와 무보직자가 많다는 지적이 매년 국회 등을 통해 나왔고, 지난 1월에는 "욕하지 말고 능력되면 사우되세요"라는 내용의 KBS 직원 커뮤니티 게시글이 보도되면서 비난여론이 일었다. 수신료 징수·집행에 있어 투명성이 요구되는 상황이고, 일각에서는 프로그램에 대한 제작비 공개 요구도 제기된다.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는 내부경영 혁신을 이뤄나가면서 그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줄 수 있는지가 기대를 충족시키는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심 교수는 "투명한 경영을 보여주어야 한다. 인력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성원 윤리의식과 책임성을 강화하고 수신료는 산정·징수·집행·평가과정이 투명하게 진행되어야 한다"며 "껄끄러운 부분도 공개할 수 있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공영방송 경영효율성과 투명성'을 주제로 발제한 심영섭 경희사이버대 겸임교수 (KBS 한국방송 유튜브 방송화면 갈무리)

심 교수는 KBS와 독일 공영방송 ARD의 예산 비교를 통해 인력운영과 관련한 논란을 짚으면서 경영투명성을 재차 강조했다. 2020년 기준 두 방송사의 인건비 비율은 각각 KBS 32.8%, 독일ARD 34.3%로 차이가 크지 않다. KBS는 1980년대 아시안게임·올림픽 등으로 인해 대규모 채용을 단행했고, ARD는 동·서독 통일로 인력이 흡수통합되면서 인건비 비중이 늘었다. ARD는 직무 중심으로 직급체계를 개편(보직 축소·실무 이동)해 40%에 이르던 인건비 비중을 낮추는 노력을 해왔다. KBS 역시 같은 방식의 개편을 계획·추진 중이다. 

심 교수는 "공영방송이 함부로 사람을 정리하기는 어렵다. 자연감소·정년퇴직·기타퇴직과 함께 신규채용이 이뤄져야 하는 과정이 있을 것"이라며 "결국 이런 과정을 얼마나 투명하게 보여주느냐가 핵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심 교수는 "상업재원 감소로 이대로라면 KBS가 공적서비스를 수행할만한 재원은 충분히 확보되지 않을 수 있다"며 "긴축운영을 하게 되면 인건비를 줄이는 데 한계가 있어 제작비를 줄이고 재방송을 늘려 시청자가 떠나가는 악순환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심 교수가 언급한 ARD의 경우 KBS와 인건비 지출구조는 유사하지만 수신료 비중이 84.3%다. 심 교수는 "선순환 구조를 위해 이 악순환 구조를 깰 필요가 있다"고 했다.

한편 KBS는 공적책무 확대 방안으로 5대 목표와 12개 과제를 제시했다. 5대 목표는 ① 대한민국 안전과 신뢰의 중심 KBS ② 품격과 창의의 글로벌 KBS ③ 혁신의 미래미디어, 디지털 KBS ④ 공존과 소통의 광장 KBS ⑤ 시청자에 의한, 시청자의 KBS 등이다. 

12개 과제는 ▲국가 재난방송 중추 역할 확립 ▲독보적인 저널리즘 신뢰 구축 ▲고품격 공영 콘텐츠 제작 확대 ▲새로운 한류 점화 ▲UHD방송 선도 ▲차세대 미디어 서비스 역량 확대 ▲디지털 콘텐츠 확대 및 개방 ▲지역방송·서비스 강화 ▲한민족 평화·공존 기여 ▲미디어 다양성·상생 지원 과제 ▲시청자 주권과 설명책임 강화 ▲소수자 포용과 다양성 확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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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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