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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답할까 "'윤석열 오보' 취재원 아닌 것 밝혀달라"이규원 "기자 일면식도 없는데 낙인찍혀 비난 감내"…공수처, '윤중천 보고서 허위작성 의혹' 수사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5.20 12:19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에서 활동했던 이규원 검사가 2019년 한겨레 '윤석열 별장 접대' 오보와 관련해 자신이 취재원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달라고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요구했다. 

이 검사가 작성한 이른바 '윤중천·박관천 면담보고서'에는 윤 전 총장 접대 연루설 등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검사는 한겨레 보도 당시 취재원은 자신이 아니었음에도 기자가 자신을 취재원이라고 주변에 언급했고, 이로 인해 관련 보도가 이뤄지는 등 피해를 입게 됐다는 것이다. 

한겨레 2019년 10월 11일, 2020년 5월 22일 지면 갈무리

이 검사는 1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해당 기사를 작성한 기자를 지목하며 "요청드린다. 제가 취재원인지 여부를 밝혀 달라"고 썼다. 이 검사는 "기자님께서는 주위에 동 보도의 취재원이 저라고 말씀하셨다고 알고 있다"면서 "그 얘기를 전해들은 언론 좀 타는 변호사 몇 분이 공적인 자리에서 해당 보도의 취재원으로 저를 거론하여 저는 제가 속한 조직에서, 그리고 다수 언론보도에서 취재원으로 낙인찍혀 심한 비난을 감내해야 했다"고 밝혔다.  

이 검사는 "보도 당시 저는 미국에 있어 국내와는 거의 교류가 없었고 기자님과는 일면식도 없다"며 "보도는 나름대로 취재하셔서 했을 것이고 당시 정세에 비추어 보도가치 판단을 이해 못할 바도 아니나 저를 취재원이라고 덮어씌운 건 납득하기 어렵다"고 했다. 

이어 그는 "올 1월부터 김학의 전 차관사건 출금 수사로 인해 다수 보도에서 저를 그 기사 취재원으로 재차 거론하는데도 침묵한 이유는 진짜 취재원을 보호하기 위해서인가"라며 "제대로 된 기자에게 취재원 보호는 목숨과도 같을 것이니 굳이 그 진짜 취재원이 누구냐고는 묻지 않겠다. 그러나 제가 취재원이 아니라고 밝히는 것은 기자정신과 그리 인연은 없을 것도 같다"고 했다. 

한겨레는 지난해 5월 해당 보도에 대해 사과하면서 "윤 총장이 법무부 과거사위 보고서에 언급돼 있다는 정보를 법조계 주변 복수의 취재원에게 확인해 기사화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규원 검사가 작성한 '윤중천·박관천 면담보고서'에는 윤석열 검찰총장 접대 연루설, 윤갑근 대구고검장 골프접대 의혹, 김학의 법무부 차관 임명 최서원(최순실) 배후설 등이 기재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윤갑근 고검장 골프접대 의혹을 보도한 JTBC는 손해배상 소송 1심에서 일부 패소했다. '최순실 배후설'을 보도한 KBS는 손해배상 소송 1·2심에서 패소, 재판이 확정됐다.

올해 1월 12일 권경애 변호사가 이 검사를 한겨레 오보의 '원 소스 제공자'로 지목하면서 관련 언론보도가 이뤄졌다. 권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검사는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 활동 당시,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내용의 보고서를 작성해 윤 총장이 윤중천한테 별장접대를 받았다는 한겨레21의 대형 조작 오보사건의 원 소스를 제공한 인물"이라고 썼다. 이와 관련해 조선일보는 <"'김학의 불법 출금' 이규원 검사, 윤석열 대형오보 기사 취재원"> 제목의 기사를 게재했다.  

권 변호사는 같은 날 작성한 다른 게시물에서 "이 검사 관련 포스팅에 대해 기자분들 연락하신다"며 "원 소스를 제공한 사람이라는 말의 의미는 '이 검사가 한겨레21 기사의 소스가 된 보고서를 작성하였다'는 의미다. 기사를 작성하게 한 사람이 누군지는 윤 검찰총장의 고소취하로 인해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니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했다. 이 검사가 관련 보고서를 작성한 건 사실이지만 한겨레 보도의 '취재원'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는 얘기다. 

조선일보 1월 12일 <"'김학의 불법 출금' 이규원 검사, 윤석열 대형오보 기사 취재원">, 중앙일보 4월 6일 <[단독]이규원 질문이 윤중천 답 둔갑…尹별장접대 오보 전말>

이 검사는 지난달 6일자 중앙일보 기사<[단독]이규원 질문이 윤중천 답 둔갑… 尹별장접대 오보 전말>를 쓴 기자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상태다. 당시 중앙일보는 "검찰이 ‘윤 전 검찰총장 별장 접대’ 오보의 근거가 됐던 건설업자 윤중천 면담 보고서가 허위로 작성된 경위를 파악한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 검사가 물었던 질문이 마치 윤중천씨가 답변한 것처럼 바꿔서 보고서에 적었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는 면담보고서에 적힌 '윤석열 검사장은 A의 소개로 알고 지냈는데, 원주 별장에 온 적이 있는 것도 같다. A가 검찰 인맥이 좋아 검사들을 많이 소개해 주었다'는 문구에 대해 검찰은 이 검사의 질문이 윤중천씨 진술처럼 적히는 형태로 왜곡됐음을 파악했다고 전했다. 중앙일보는 "검찰은 이 검사가 이 부분을 단독으로 작성한 것이라는 관련자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조선일보는 지난달 13일 보도에서 "문재인 정권 초기 김학의 전 법무차관에 대한 불법출국금지 의혹 관련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 소속 이 검사가 한겨레신문, JTBC, KBS 등 특정 언론사 기자들에게만 정권 입맛에 맞는 정보를 가공해 건네주면서 결과적으로 오보를 초래했다는 의혹이 최근 검찰 수사를 전후해 제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달 대검 과거사 진상조사단원이었던 박준영 변호사는 한국일보와 SBS에 '김학의 사건 조사 보고서'와 '윤중천·박관천 면담보고서', 진상조사단원 간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제공했다. 박 변호사는 왜곡된 면담보고서 등을 바탕으로 진상조사단 최종보고서가 작성됐고, 사실관계가 검증되지 않은 내용이 언론에 유출됐다고 주장했다.

한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는 이규원 검사가 관련된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검사를 대상으로 한 첫 번째 공수처 수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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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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