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5·18을 맞아 여야 대선주자의 호남 민심 잡기가 본격화된 가운데 정작 호남 민심은 어느 쪽에도 확실한 지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고 한다. 김수민 평론가는 “김대중 전 대통령 이후 반드시 호남 사람일 필요는 없다는 정서가 지배적”이라며 “호남은 대선 본선 경쟁력이 있는 사람을 선호한다는 측면에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율이 높게 나오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18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앞서 호남 민심이 밀었던 대선 주자들은 노무현, 정몽주, 문재인, 안철수 다 영남 출신이었다”며 “과거 반 문재인 정서가 있던 2016년에도 반 이재명 정서는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이재명 지사가 정치기반이 뚜렷하진 않지만 오히려 이러한 점 때문에 지지를 얻는 것”이라며 “‘우리가 밀어주면 우리 지분이 커진다’는 차원에서 호남 사람에게 이재명이 매력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사진=연합뉴스TV)

16일 광주를 방문한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 사면론 발언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김 평론가는 “호남에서 지지율을 회복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이 전 대표의 지지율이 하락한 이유에 대해 “과거 김대중 전 대통령의 경우 숱한 고비를 넘기며 대선을 앞둔 과정에서 전두환-노태우 사면 얘기를 꺼냈고 당시 호남에는 ‘마지막 고비를 위해 참겠다’는 민심이 있었다”며 “지금은 아니다. ‘호남 민심에 배반하면 돌아서겠다’, ‘호남 출신이라도 소용없다’는 여론이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을 내린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이 전 대표에게 ‘정책적으로는 보수적이면서 호남 민심을 크게 거스르지 않는 방향’으로 호남 민심을 잡아야 한다고 제안했다.

지난주 전라북도 일대를 방문한 정세균 전 총리는 지지율이 저조하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김 평론가는 차기 대선 주자들을 쇼트트랙 경기에 비유하며 인코스에 이낙연 전 대표가, 아웃코스에 이재명 지사가 달리고 있어 정 전 총리가 들어갈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했다. 특히 정 전 총리의 고향인 전북은 대도시인 광주-전남에 비해 지지율을 모으는 데 불리하다며 오히려 타지역에서 지지율을 올리는 게 전략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최근 양자 대결 여론조사에서 야권 유력 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광주 전남에서 많게는 30%의 지지를 받았다. 이에 대해 김 평론가는 민주당을 견제하는 여론을 통해 균형을 맞추겠다는 의지가 투영됐을 것이라고 했다. 또한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 소속이 아니기에 이같은 지지율이 나오는 것이라며 호남 민심이 윤 전 총장이 국민의힘에 들어가지 못하게 잡고 있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김 평론가는 “현재로선 묽은 보수 쪽에 더 마음을 열 여지가 높아 보인다”며 “국민의힘의 호남행은 득표율보다는 전국적으로 국민정당으로 가고 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것으로 국민의힘은 호남을 포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 평론가는 “어느 지역이든 후보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달려있다”며 “호남은 오프라인 정치 대화가 다른 지역보다 원활하다 보니 며칠 사이에 여론이 크게 움직일 수 있다. 이에 흔들리지 말고 꾸준히 잘해야 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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