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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성제 'MBC 유니버스' 반응은 "모호하다"[언론학회 학술대회] 공영미디어로서의 포부 "구체적인 대안 부재"
김혜인 기자 | 승인 2021.05.15 00:04

[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박성제 MBC 사장이 공영미디어로서의 포부로 ‘MBC 유니버스 구축'이라는 새로운 개념을 제시했지만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반응이 지배적이었다.

박성제 사장은 14일 한국언론학회 정기학술대회에서 ‘미디어 지형의 변화 속 공공성 가치의 재구성과 구현’이란 주제를 직접 발제했다. 박 사장은 “미디어 환경이 급격하게 변하며 공영방송은 재정적 위기, 콘텐츠 제작 역량이 떨어지는 구조적인 위기와 마주했다”며 “공영방송 내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라고 입을 뗐다.

한국언론학회 2021 봄철 정기학술대회 '미디어 지형의 변화 속 공공성 가치의 재구성과 구현' 세션 발제를 맡은 박성제 MBC 사장 (사진=한국언론학회 유튜브)

박 사장은 두 축으로 나뉜 벤다이어그램을 제시하며 “MBC는 전통적으로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겹쳐지는 영역을 통해 공영방송 역할인 보도·시사·재난 방송 역할을 수행해왔다”며 “공영방송과 상업방송 콘텐츠를 번갈아 가며 편성해 공영방송 역할 수행을 위한 재원을 마련해왔는데, 유튜브로 콘텐츠를 소비하는 행태로 바뀌며 더이상 편성전략을 쓸 수 없게 됐다”고 진단했다. 

박 사장은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이 겹치는 영역을 넓히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며 대안으로 ‘콘텐츠 무한혁신’과 ‘적극적 공영방송으로의 변화’를 내세웠다. 박 사장은 ‘적극적 공영방송’이라는 개념에 대해 “뉴스의 중립성, 공공성에서 나아가 관점을 담아보자는 의미”라며 “사회적·공공 이슈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어 중심을 잡아주는 역할을 시도해보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시민들이 검찰개혁을 위해 모이는 것과 광화문 종교적 집회를 일대일로 보도하면서 민심이 찢겼다고 보도하는 게 공영방송의 제대로 된 역할인가”라고 물었다.

또한 ‘글로벌 콘텐츠 생산기지로의 도약’, ‘MBC 유니버스 구축’ 등을 통해 공공성 가치를 구현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사장은 “제 목표는 MBC 유니버스의 구축이고, 이는 새로운 공공성 가치를 MBC만의 해석으로 담아 콘텐츠로 현실화시키는 과정과 결과물을 의미한다”며 기획 위주의 예능, 디지털 콘텐츠로의 확장, 유연한 조직으로의 전환, ‘원 MBC’로의 지역네트워크 도약, 학계와의 연대 등을 유니버스 구축을 위한 방안으로 제시했다.  

(출처=박성제 사장 발제 자료)

하지만 이같은 제안이 구체적이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노동렬 성신여대 교수는 “도피처를 많이 만들어놓았다는 느낌”이라며 “돌이켜보면 과거 MBC와 KBS가 온전히 공영방송 영역에 속하는 콘텐츠를 얼마나 만들었으며 지금은 몇 개가 여기에 해당되는지 묻고 싶다. 이제는 달라진 매체환경으로 분류기준을 다시 세워야 한다”고 말했다.

노 교수는 “MBC 외에 타방송사들도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교집합 영역을 넓혀가는 과정으로 경쟁해왔다”며 “tvN의 <유 퀴즈 온 더 블럭>이 대표적이다. 초반에 낮은 시청률에도 불구하고 오랫동안 유지해 최근 빛을 발하게 됐는데 과연 MBC에 그런 콘텐츠가 있었다면 끌고 갈 수 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공영방송이 어려움에 처한 이유는 프로그램 제작 경쟁력이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대부분 타 방송사들도 공영방송과 상업방송의 교집합 영역에서 콘텐츠 경쟁을 해왔기 때문에 이 영역을 넓히겠다고 말하는 건 동어반복”이라고 말했다. 노 교수는 편성 경쟁력 대안 부재, 드라마 경쟁력 강화 전략 구체성 부족, 인센티브 등 경쟁 시스템 부재 등을 거론했다. 

황용석 건국대 교수는 “벤다이어그램이 공허하다”며 “공영방송 담론은 오랜 시간 이어져왔고 거버넌스 구조 특성 때문이라는 문제에 대한 해답은 여전히 풀리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MBC가 방송사업자로서 많은 규제를 받고 있기에 완화될 필요성은 느끼지만 공익성은 방송사업자가 해야하는 기본적인 책무”라고 강조했다. 황 교수는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혁신을 수용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창의적인 콘텐츠 시장에서 생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춘 KT경제경영연구소 상무는 ‘MBC다움’이 무엇인지, MBC가 추구하는 방향이 무엇인지가 여전히 모호하다고 했다. 기존에 알던 유니버스 세계관과 'MBC 유니버스’는 거리가 멀다며 제시된 대안들이 생존보다 성장에 방점이 찍혀 나왔으면 좋겠다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14일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2021 봄철 정기학술대회 '미디어 지형의 변화 속 공공성 가치의 재구성과 구현' 세션 토론회 (사진=한국언론학회 유튜브)

마동훈 고려대 교수는 MBC에게 선택과 집중의 필요성을 언급하며 '플랫폼으로서의 역할'에 초점을 맞추는 게 어떻겠냐고 제안했다. 또 미래 뉴스 소비자들에 대한 저널리즘 대안을 마련하고 새로운 기술 변화에 대한 고민이 동반돼야 한다고 했다. 

김경희 한림대 교수는 “MBC가 공정성의 프레임에서 벗어나야 한다”며 “공정성 프레임에 말려들어 사실확인 없이 정치인의 발언을 받아쓰며 공정하다는 프레임에 얽매여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김 교수는 “시민들이 알아야하는데 알고 싶어하지 않는 정보를 전달하는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며 “MBC 뉴미디어 콘텐츠 ‘14F’처럼 맥락성과 구체성이 들어간 전달 방법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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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인 기자  key_main@media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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