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를 끝으로 그의 올 시즌은 끝났습니다. 프로 입문 이후 지난해까지 매년 도약하는 시즌을 보냈다면 올해는 좋은 기억보다 아쉬운 경험이 많았던 한 해였습니다. 대표팀에서, 그리고 소속팀 수원 블루윙즈에서 모두 마무리가 아쉬웠던 성적의 중심에서 섰던 선수가 그였습니다. 하지만 내년 시즌도 있고, 그는 여전히 국가대표 No.1 골키퍼입니다. 올 한 해의 아쉬움을 좋은 보약으로 삼아 더 올라서는 내년이 돼야 할 것입니다.

국가대표 주전 골키퍼 정성룡(수원 블루윙즈)의 2011 시즌이 끝났습니다. 정성룡은 23일 열린 K리그 준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울산 현대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아쉽게 무관(無冠)으로 한 시즌을 마쳤습니다. 2007년 포항 리그 우승, 2009년 성남 준우승, 그리고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 등 다양한 챔피언결정전 경험을 갖고 있던 정성룡은 올해 5년 연속 K리그 챔피언십 출전에 만족한 채 리그, FA컵,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단 한 개도 우승을 이끌어내지 못하며 시즌을 마무리했습니다.

가파른 상승세 그렸던 전반기, 온갖 비판의 중심에 섰던 후반기

▲ 정성룡 ⓒ연합뉴스
지난해 이운재의 국가대표 은퇴를 계기로 국가대표 부동의 주전 골리로 발돋움한 정성룡은 1월 대표팀 아시안컵부터 시작해 11월 리그 준플레이오프까지 거의 쉼 없이 한 시즌을 보내면서 달려왔습니다. 1월에는 대표팀의 아시안컵 3위를 이끌어냈고, 소속팀에서도 역시 한동안 상승세를 타는데 중심 역할을 하면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골키퍼다운 면모를 과시했습니다. 그의 활약 속에 대표팀도, 그리고 소속팀 수원도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습니다.

하지만 후반기에 정성룡에게 온갖 악재가 찾아왔습니다. FA컵 결승에서는 판정 논란 속에 성남 조동건에게 선제 결승골을 내주며 0-1로 패하고 준우승에 만족했습니다. 이어 AFC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전에서는 카타르 클럽 알 사드 선수들의 관중 폭행 논란과 비매너 플레이 속에 홈에서 2골을 내주며 0-2로 패하고 종합 전적 1승 1패, 1득점-2실점해 결승에 오르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챔피언십 준플레이오프에서 울산 현대에 승부차기에서 패하며 무관으로 시즌을 마쳤습니다. 대표팀에서도 좋지 못했습니다. 8월 일본전에서 3골을 내주며 0-3 패배의 빌미를 제공했고, 11월 레바논전 충격의 패배에 모두 중심에 서서 온갖 비판, 비난을 다 들어야 했습니다. 골키퍼로서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숙명이라 하지만 워낙 많은 악재, 하향세 때문에 정성룡 입장에서는 아픔이 많았던 지난 몇 달이었을 것입니다.

시즌 풀타임 소화 성과, 더 도약하는 내년 돼야

성적이 아쉽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정성룡의 성적이 나빴던 것은 결코 아닙니다. 30경기 전경기에 출전해 31골을 내줬지만 수원이 시즌 중반 엄청난 하향세를 그렸던 걸 생각하면 비교적 준수한 성적을 냈습니다. 대표팀 주전 골키퍼로 얻은 경험을 통해 얻은 전반적인 선방 능력은 베테랑급처럼 완벽하지는 않아도 지난해보다 많이 좋아졌습니다. 숨 가쁜 일정 속에서도 책임감을 갖고 큰 부상 없이 모든 경기를 소화해낸 것은 정성룡이 올 시즌 이뤄낸 큰 성과 중의 성과였습니다.

올해 거둔 성적이 아쉽다 하지만 정성룡은 이를 발판 삼아 내년에 더 도약하는 골키퍼로 우뚝 서는 의지를 보여주는 게 필요합니다. 특히 여전히 남아있는 약점들을 얼마만큼 잘 보완하고 극복하느냐가 중요합니다. 순간적인 판단 능력, 최후방에서 수비진을 조율하는 리더십 등은 정성룡이 분명히 보완해야 할 과제입니다. 특히 아시안컵 한일전, K리그 준플레이오프에 펼쳐졌던 승부차기에서 연달아 패했던 것은 생각해야 할 대목입니다. 이따금씩 패널티킥을 막는 모습을 보여주기는 했지만 여타 골키퍼에 비해 패널티킥 선방 능력이 그리 뛰어나지 않은 것은 훗날 정성룡에게 큰 약점으로 남을 수 있습니다. 항상 완벽하게 모든 것을 할 수는 없다 하더라도 강한 의지와 끝없는 노력이 있어야만 이러한 약점, 아쉬움들을 털어낼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에는 정성룡에 버금가는 골키퍼를 키우거나 경쟁을 유도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정성룡은 다사다난했던 한 시즌을 마쳤습니다. 국가대표 골키퍼, 수도권을 대표하는 팀의 주전 골키퍼로서 겪어야 하는 숙명이기에 어떻게 보면 그의 모습이 좀 안타깝게 느껴지는 게 사실입니다. 그래도 아직 26살로 더 많은 기회가 남아있는 정성룡입니다. 2011 시즌이 정성룡에게 최고로 향하는 길에서 쓰디쓴 보약을 먹고, 소중한 경험으로 기억하는 한 시즌이 됐기를 바랍니다. 그래서 내년은 좀 더 좋은 기억이 많은 한 시즌이 되기를, 그래서 한국 축구도 좀 더 좋은 일이 많은 한 해가 되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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