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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인터넷 속도 문제, 보상은 더 어려워참여연대·KT노동자들, 탈통신 '마구잡이' 판매 지적… 불공정 약관 시정·집단소송제 요구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5.10 17:00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KT 인터넷 서비스 속도저하 문제는 까다로운 보상제도·비용절감·실적 부풀리기 등 '구조적 관행'의 문제로 진상규명을 위한 '공동조사단' 구성과 KT의 약관개정·손해배상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는 노동시민사회 비판이 제기됐다. 

'탈통신' 선언과 함께 이어진 시설투자 감축, '마구잡이식' 기가인터넷 판매 등이 문제의 근본 원인으로 진상조사와 경영책임자 추궁 등이 문제해결에 필수적이라는 지적이다. 국회에는 집단소송제·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이 요구된다.

10일 민생경제연구소,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KT새노조, 희망연대노조 KT서비스지부는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KT인터넷 속도저하 사건에 대한 원인과 개선방안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사진=참여연대)

10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한범석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 통신분과장(변호사)은 소비자 피해가 발생해도 KT의 보상제도 기준이 까다로워 제대로 된 보상을 받기 어렵다는 점을 지적했다. 한 분과장은 "KT 최저속도보상제는 '30분 동안 5회 이상 전송속도를 측정해 측정횟수의 60% 이상이 최저보장속도에 미달할 경우'를 보상기준으로 삼고 있다"며 "결국 요금은 월 8만 8천원(10기가 요금제)을 받으면서 6만원대 서비스를 제공하더라도 아무런 책임이 없다는 뜻"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한 분과장은 "설사 그렇게 입증한다고 해도 문제가 발견된 해당일의 요금만 감면하기 때문에 보상받을 수 있는 금액은 3천원 수준"이라며 정부와 국회에 불공정 약관 시정과 집단소송제·징벌적손해배상제 도입을 촉구했다.

오주헌 KT새노조 위원장은 "KT는 민영화 이후 끊임없이 비용절감과 수익극대화 전략을 취하면서 인건비와 시설투자비를 줄여왔다. 인터넷 개통과 AS업무는 'KT서비스'라는 자회사를 만들어 외주화했다"며 "최근 이통3사가 저마다 탈통신을 강조하면서 KT 또한 투자비와 연구비, 시설투자비를 계속 줄여온 구조적인 문제가 이번에 터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오 위원장은 "KT는 여기서 그치지 않고 비용절감을 위해 전혀 속도가 나오지 않는 곳에서도 마구잡이로 기가인터넷을 팔고 편법을 동원해 개통처리한다"며 "내부 통제장치나 거버넌스 부재로 이를 견제·개선하기가 어렵다"고 밝혔다. 오 위원장은 ▲KT 내부 노동자들과 소비자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동조사단 구성 ▲KT이사회 차원의 원인·개선방안 보고서 작성 ▲담당 경영진 책임추궁 등을 촉구했다.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은 구현모 KT회장을 향해 "비싸고 안터지는 5G서비스 강행과 130만원에 달하는 5G 불통 피해자 입막음 보상, 이번 인터넷 속도저하 사건까지 최고경양자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며 해결방안을 요구했다. 안 소장은 "KT 문제가 드러날 때마다 정작 책임을 지는 건 경영진이 아닌 대다수 국민과 현장노동자"라며 "KT는 폐쇄적인 지배구조를 대폭 개선하고 노동자·시민이 참여하는 실태조사단을 구성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현장에서 KT 기가 인터넷 설치작업을 하는 'KT서비스' 노동자들을 대신해 나선 서광순 희망연대노조 위원장은 "오늘 KT서비스 노동자들이 직접 현장에 나와 인터넷 설치 과정에서의 구조적인 문제점을 이야기하려 했지만, 지난 언론인터뷰 이후 공익제보자를 색출하려는 회사 측의 탄압시도를 염려해 나오지 못했다"고 입을 뗐다. 

서 위원장은 'KT서비스'의 노동·임금환경이 서비스품질을 정상확인할 수 없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원·하청 구조 속에서 적은 기본급과 과다한 개인실적급으로 임금체계가 만들어진 탓에 낮은 품질의 서비스가 제공되도 '가개통 후 추후 처리' 방식으로 업무 구조가 고착화됐다는 것이다. 

서 위원장은 "기존에는 개통 업무시 고객이 가입한 상품의 속도를 기준으로 80% 이상이 될 경우 개통처리를 했지만, 2021년 2월부터는 최저속도보상제와 동일하게 개통 속도기준을 상품 속도의 60% 수준으로 하락시켰다"고 현장 목소리를 전했다. 

이어 서 위원장은 "일부 지점에는 이번 사건이 터진 이후인 4월 30일에야 이러한 사실을 공유했다"며 "문제는 이러한 약관에 대한 설명이 고객들에게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고객들이 서비스 품질에 불만을 가지게 되면 그 책임이 현장에서 고객들과 직접 대면하는 노동자들에게 전가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지난달 17일 IT유튜버 '잇섭'은 자신이 가입한 KT '10기가 인터넷' 실제속도가 100메가(Mbps)에 불과하다고 폭로했다. '잇섭'은 KT 고객센터 상담과정에서 스스로 인터넷 속도를 증빙한 자료를 제출하고, 먼저 요금감면 요구를 한 끝에 정상 속도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었다.  KT는 인터넷을 설치할 당시에만 속도를 측정했고, 잇섭이 문제를 제기하기 전까지는 사후관리를 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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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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