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국민일보가 우리나라 백신 도입이 늦어진 이유로 백신 도입 특별전담팀(TF)에 소속된 전문가를 지목했다. 언론 인터뷰에서 ‘백신 도입이 늦어도 나쁘지 않다’고 주장해온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을 TF 민간 전문가로 참여시킨 건 ‘부적절한 인선’으로 이 때문에 정부가 골든타임을 놓쳤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이재갑 한림대 교수는 “한탄스러운 한국 언론의 모습”이라며 “전문가들을 이렇게 공격하기 시작하면 어떤 전문가가 앞에 나서서 일을 하겠냐”고 토로했다. 이 교수는 “국민일보 너무 한 건 아닌가요? 인터뷰 짜깁기해서 제대로 된 근거도 없이 우리나라 백신 연구와 도입에 엄청나게 애쓰신 분을 이렇게 공격하다니요”라며 26일 자신의 SNS에 이 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이날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국민일보 기사에 인용된 발언은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의) 인터뷰 전체 맥락과 맞지 않고 송 박사가 TF에서 어떤 주장을 했는지도 확인되지 않아 기사의 기본적인 자질을 갖추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송 박사는 9개 백신 임상시험에 참여하며 백신 도입을 위해 기여하고 있는데 이런 식으로 모함하면 어떤 전문가가 자문회의에 들어가겠냐”며 “전문가들이 양심을 걸고 열심히 뛰어들고 있는데 정치인의 의혹 제기처럼 기사를 질러버리면 어느 전문가가 이 상황에서 힘을 낼 수 있겠냐”고 밝혔다.

국민일보 <[단독] 백신도입TF에 '백신 급하지 않다' 인물 있었다> 보도

이 교수가 비판한 기사는 국민일보의 <[단독] 백신도입TF에 ‘백신 급하지 않다’ 인물 있었다> 이다. 국민일보는 백신 도입 골든타임을 놓친 원인으로 지난해 정부가 꾸린 ‘백신도입 특별전담팀(TF)’의 민간 전문가 송만기 국제백신연구소 사무차장을 지목했다. 송 차장이 TF에 어떤 의견을 냈는지 확인할 수 없으나 당시 송 차장이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수차례 백신 도입이 늦어져도 괜찮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기 때문에 문제라는 지적이다.

국민일보는 “송 차장이 지난해 5월 이후 TBS <김어준의 뉴스공장> 방송과 유튜브에 13차례 출연해 ‘다른 나라보다 백신 도입이 6개월 이상 늦어져도 나쁘지 않다’, ‘2021년 하반기에 국산 백신이 나올 수 있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며 “이로 미뤄볼 때 해외 백신 도입을 검토한 TF에서 ‘적극적인 선구매가 필요하다’는 전문가 의견은 제시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크다”고 썼다. 이어 “정부는 백신 구매 방침을 정한 11월이 돼서야 다른 백신 전문가들에게 자문을 구했지만 이미 구매의 적기를 놓친 뒤”라고 했다.

국민일보는 정작 송 차장이 정부 백신도입 TF에서 방송에서와 같은 의견을 개진했는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했다. 대신 의료계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통해 송 차장의 언급이 현실과 동떨어진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민일보가 지적한 ‘백신 도입이 6개월 이상 늦어져도 나쁘지 않다’는 발언에는 ‘백신 안정성 효과가 증명된 뒤에 도입해도 늦지 않다’는 맥락이 깔려 있다. 송 차장은 해당 방송에서 “영국에서 임상시험 3상을 1만 명 정도로 계획하고 있기에 효능의 안정성이 증명되지만 우리나라는 여러 국가들이 공조해야 하기에 시간이 좀 더 걸린다”며 “영국이 이번에 3상 결과를 통해 몇 % 정도 방어효능이 있는지가 나오면 성공할 수도 있지만 아주 높지 않을 수도 있기에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어준 진행자가 “지금 말씀하신 대로라면 3상 때문에 늦을 수 있는데 그 정도 늦는 것이 그런 의미에서 반드시 나쁘다고 볼 수 없겠네요”라고 묻자 송 차장은 “네 그렇습니다”고 답했다. 이어 “우리나라 같은 경우는 감염에 대한 컨트롤이 꽤 잘되는 나라이기 때문에 (다른 나라에) 수백만 명 정도의 백신이 보급된 상황에서 안정성이 어느 정도 (증명된) 상황에서 보급되더라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은 하고 있다”고 말했다.

“내년 상반기, 늦어도 하반기에는 우리가 개발한 백신이 나올 가능성이 있냐”는 질문에 송 차장은 “아니요, 가속화하는 것으로 내년 하반기에 나올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당시 송 차장은 4개 기업과 공동으로 연구를 통해 임상 개발을 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 송 차장은 지난해 12월 8일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상황을 지켜보면 불과 몇 개월 정도 늦더라도 수백만 명에서 이미 천만 도스 가까이 접종이 될 거기 때문에 지켜보면서 접종할 수 있는 상황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또한 “이제 어느 정도는 혹시라도 위험성이 증명 안 돼서 버릴 수 있겠지만 백신 확보 차원에서는 어느 정도 조기에 하는 것도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이 든다”고 했다.

송 차장은 이후 인터뷰들에서 해외 백신 접종 결과를 알리며 백신 접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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