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박병석 국회의장의 '학연' 인사추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연합뉴스 감독기구인 뉴스통신진흥회(이하 진흥회) 이사 추천 문제다. 박 의장은 앞서 방송통신심의위원으로 고교 동문을 추천해 논란을 빚은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연합뉴스지부는 23일 성명을 내어 박 의장이 추천하려는 뉴스통신진흥회 이사가 정치인 경력을 지닌 A씨라고 비판했다. 박 의장은 당초 이광복 전 연합뉴스 논설주간을 추천했으나 당사자 사퇴의사를 이유로 최근 전종구 전 대전시티즌 사장을 추천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전 전 사장은 박 의장의 대전고, 성균관대, 중앙일보 후배다. 2006년 열린우리당 공천을 받아 대전 중구청장 후보로 출마했다. 전 전 사장은 중앙일보에서 체육부 축구팀장과 중부사업본부장을 역임했다. 야구배트 등 스포츠용품 제조회사 맥스에스엔아이 대표를 맡고 있다.

박병석 국회의장 (사진=연합뉴스)

연합뉴스지부측에 따르면 국회의장 비서실장은 전 전 사장에 대해 15년 전 출마 경력이 있을 뿐 정치인이 아니고, 언론인 출신으로서 언론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지난 20일 연합뉴스지부측은 국회의장실에 정치적 중립성 담보 등 진흥회 이사의 자격을 규정하는 공문을 발송했다.

연합뉴스지부는 "백번 양보해 정치인이 아니라는 주장을 받아들인다고 해도 현 여권과 결이 같은 특정 정당 소속으로 선거에 나선 사람이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이 근간인 공영언론 감독기관의 이사가 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가"라고 지적했다. 연합뉴스지부 관계자는 미디어스와의 통화에서 "기자 그만둔 지 15년도 넘은 인사가 언론에 대한 이해도가 있기라도 한단 말인가"라고 말했다.

연합뉴스지부는 "공정과 정의가 최대 화두로 부상한 사회 분위기에서 입법부 수장이자 대한민국 권력 서열 2위인 국회의장이 제 사람만 챙기는 모양새"라며 "지연과 학연에 얽매인 인사라는 지적을 어떻게 부인할 셈인가"라고 물었다.

박 의장은 지난 2월 제5기 방통심의위원으로 대전고 동문인 이장석 전 목포 MBC 사장을 추천해 언론계의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은 이 전 사장을 이명박·박근혜 정부 당시 보도국장, 목포MBC 사장을 역임하며 보도 공정성을 훼손한 인물로 꼽았다. 언론계 추천철회 요구가 이어졌고, 이 전 사장은 위원 내정을 자진철회했다. 이에 박 의장은 대전고 동문인 김윤영 전 원주MBC 사장을 방통심의위원으로 추천했다. 김 전 사장은 프로그램 출연 대가로 주식을 헐값에 매입해 벌금형을 받은 사실이 보도된 이후 자진사퇴 의사를 밝혔다.

연합뉴스지부는 "누구보다 중립적이어야 할 국회의장이 공영언론 감독기관과 심의기구에 이처럼 어이없는 인사들을 연이어 추천하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추천철회를 촉구했다.

한편, 진흥회 임기는 지난 2월 7일 만료됐으며 조성부 연합뉴스 사장의 임기는 지난달 만료됐다. 연합뉴스 편집총국장 등 주요보직자 임기도 만료된 상태다. 청와대와 국민의힘은 서로 이사 추천을 먼저 하라며 추천을 미루고 있다. 진흥회는 국회 추천 3인, 신문협회와 방송협회 추천 각각 1인, 정부(청와대) 추천 2인 등 7인으로 구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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