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잔혹함을 앞세운 드라마 <마우스>는 상당히 흥미롭게 시작했다. 선과 악이라는 고전적인 주제로 과연 어떤 이야기들을 풀어갈 수 있을지 궁금하기도 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수많은 떡밥들을 풀어놓고 성급하게 거둬들이는 방식의 반복은 씁쓸하다.

15회는 이승기가 연기하는 바름이 알고 봤더니 잔인한 사이코패스 살인마-프레데터였다는 이야기였다. 그동안 그 흔적들은 차고 넘쳤다. 하지만 설마 전작들처럼 주인공이 다시 범인일까하는 의구심이 오히려 반전이었는지도 모른다.

뇌 이식 수술이라는 현실에선 불가능한 설정이 등장하며 이후 전개는 쉬워졌다. 이를 이용해 어려운 과제를 수행할 수 있는 조건이 생기게 되니 말이다. 드라마 <마우스>는 대표적인 사이코패스 DNA를 가지고 태어난 두 아이의 삶을 조명했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

성요한은 사실은 사이코패스가 아닌 1%의 천재였다. 하지만 그는 정바름의 누명을 쓰고 사망했다. 아이를 구하기 위해 바름의 집을 찾았다가 고무치 형사 총에 맞아 사망했다. 머리를 심하게 공격받은 바름은 한서준에 의해 살아났고, 요한은 사망했다.

이야기는 갑작스럽게 기억을 되찾은 바름의 행동으로 이어진다. 이미 머리가 엉망이 되어버린 바름의 기억이 온전한 것인지도 의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대니얼 박사는 이 모든 것들을 다 알고 있다고 나섰다. 더는 폭주하지 못하도록 막아야 한다는 말도 한다.

바름이 연쇄살인마라는 사실을 알면서도 방치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그들이 과연 왜 그런 일을 하고 있는지 알 수가 없다. 바름의 과거 집 지하의 흔적을 모두 지우고, 사망한 아이의 사체를 다른 곳으로 옮기는 일까지 혼자서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바름을 압박하는 이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위한 것인지 이해하기가 어렵다.

사이코패스 범죄자를 잡겠다는 의지라고 외치고 있지만, 과연 그게 합리적인 주장인지도 의심스럽다. 사이코패스 살인마를 개화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잔인한 살인마에게 살인마를 잡게 하겠다는 실험이라는 것인가?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

법치주의 국가에서 법을 외면하고 사이코패스를 이용해 범죄자를 사냥하겠다는 식의 발상은 황당하게 다가온다. 더는 치유 불가한 수준의 범죄자를 옹호하게 만드는 상황극은 이해하기 어려우니 말이다. 하지만 이미 뇌 이식 수술이라는 선을 넘어선 상황에서 과연 바름이 정상적인 기억을 가지고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이 혼란 속에서 깨어난 치국은 자신을 공격한 이가 바름이란 사실을 기억하고 있었다. 교만하지 않아서 죽어야 한다는 바름의 그 말은 섬뜩하기만 하다. 철저하게 이중생활을 하며 모두를 속였다는 의미다.

이런 식의 이야기들 속에서도 이해하기 어려운 맹점은 너무 많다. 그의 이모가 지켜보고 있었고, 그만이 아니라 그를 감시하는 인물들이 많았다. 그럼에도 자신이 이중생활을 하고 있다고 믿고 있었다는 것 역시 기괴한 전개다.

대니얼은 한서준이 보낸 뇌수술에 성공한 죄에 대한 이야기를 했다. 실험쥐는 30일을 살다 죽었기 때문에 바름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이 주장 역시 믿을 수 있는 것인지 알 수가 없다. 그저 뒤에 아니었다고 하면 그만인 수준의 전개 과정이니 말이다.

tvN 수목드라마 <마우스>

홍주 역시 캐릭터가 점점 망가져 간다. 한서준에 납치되어 사이코패스와 함께했던 아이가 성장했다. 그리고 성요한의 아들까지 낳아 키우는 것도 기묘한 전개라고 할 수 있다. 누구보다 한서준이라는 자를 알고 있는 홍주의 선택치고는 납득할 수 없으니 말이다.

성요한이 유전자 검사를 통해 자신이 한서준의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을 확인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홍주는 이 사실을 모른다. 이는 홍주는 성요한이 한서준의 친자식으로 알고 있다는 의미다. 그는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의아하다.

치국을 바름이 죽였다고 생각하는 이는 없을 것이다. 뜬금없이 요한의 감정을 받아서 바름이 착한 사람이 반은 차지하고 있다는 설정 자체가 기이하다. 이런 상황에서 바름은 자신을 실험한 대니얼과 조직에 대해 복수를 하고 자수를 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작가의 전작들처럼 주인공을 죽이든, 아니면 그가 자수를 통해 자신이 한 행동에 대해 반성하는 과정을 담을지는 모르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에 기대는 이미 오래전부터 무너졌다. 이승기와 이희준이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에 미련이 남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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