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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를 얕보지마라' 정규리그 6위 울산은 강했다[블로그와]김지한의 Sports Fever
김지한 | 승인 2011.11.20 10:48

우승을 향한 K리그 6개 팀의 도전,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챔피언십에서 첫 경기부터 이변이 나왔습니다. 정규리그 6위 울산 현대가 3위 FC 서울을 6강 플레이오프 원정에서 잡으면서 준플레이오프에 진출한 것입니다. 울산은 19일 오후,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6강 단판 승부에서 곽태휘, 김신욱, 고슬기의 연속골에 힘입어 데얀이 한 골을 만회하는 데 그친 서울을 3-1로 따돌렸습니다. 이로써 울산은 오는 23일 열리는 준플레이오프에 오르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경기에서 승리를 거두면 울산은 자력으로 내년도 AFC(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본선 출전권을 따내게 됩니다.

많은 이들의 예상을 빗나가게 했던 울산 곽태휘의 선제골

경기 전 많은 사람들은 서울의 승리를 점쳤습니다. 울산의 수비가 강하기는 하지만 서울의 막강 공격력이 더 힘을 발휘할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예상은 완전히 빗나갔습니다. 울산은 탄탄한 조직력과 강한 압박으로 서울을 밀어붙였고, 적재적소에 골이 터지면서 서울의 추격의지를 꺾었습니다. 마치 우리를 얕보지 말아달라는 식의 의지가 경기에 제대로 투영돼 있던 울산이었습니다.

울산은 경기 초반 서울의 기세에 다소 눌리는 듯 했습니다. 데얀, 몰리나, 고요한 등 서울 공격수들의 활발한 움직임을 효과적으로 막는 데 주력했습니다. 그러다 전반 10분을 넘어서면서 서서히 역습을 시도하며 분위기를 끌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전반 17분 곽태휘가 각도가 없는 지점에서 침착하게 오른발 슈팅으로 골을 성공시키며 앞서 나갔습니다. 초반 분위기가 중요했던 상황에서 '골넣는 수비수' 울산 주장 곽태휘가 결정적인 골을 넣은 것입니다.

   
▲ 6강 플레이오프가 열린 서울월드컵경기장
울산의 수비 조직력, 막강공격 서울을 무너뜨렸다

이후 분위기는 울산이 주도해 나갔습니다. 전방부터 이어진 강한 압박, 탄탄한 조직력을 기반으로 한 촘촘한 수비에 서울은 이렇다 할 위력을 발휘하지 못했습니다. 그리고 전반 33분 설기현의 크로스를 김신욱이 높은 제공권을 활용한 타점 높은 헤딩으로 두 번째 골을 성공시키며 울산이 앞서나갔습니다. 예상외의 경기 진행에 서울팬들은 당황스러워하는 모습이 역력했고, 반대로 울산팬들은 축제 분위기였습니다.

후반에도 울산의 저력은 대단했습니다. 수비와 미드필더 간 간격이 촘촘하게 유지되면서 서울의 공격을 효과적으로 차단했습니다. 이를 잘 풀어내야 했던 서울은 해결사 하대성의 종아리 부상으로 인한 결장이 뼈아팠습니다. 후반에 교체 투입된 최태욱이 측면에서 분전하기는 했지만 강한 조직력을 보인 울산의 수비는 견고했습니다.

'골 내준 뒤 곧바로 쐐기골' 분위기도 지배했던 울산 

그나마 후반 13분 서울 데얀이 만회골을 넣으면서 분위기는 서울 쪽으로 다시 흘러오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울산이 곧바로 설기현의 크로스를 받아 고슬기가 헤딩골을 성공시키며 다시 두 골 차로 벌렸습니다. 분위기를 내줄 수도 있는 상황에서 곧바로 전열을 가다듬고 빠른 공격 전개로 추가골을 터트린 울산으로서는 서울에게 '카운트 펀치'를 제대로 날린 순간이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에서 2도움을 기록한 설기현은 울산 팬들의 박수를 받으며 후반 중반 교체돼 나갔습니다. 시즌 내내 활약을 펼치기는 했지만 이렇다 할 많은 공격포인트를 내지 못했던 설기현으로서는 중요한 순간, 큰 경기에 역시 강한 면모를 과시하며 팀이 앞서는 데 큰 기여를 했습니다.

'6심제 그물'에 제대로 걸려든 서울

서울이 또다시 골을 넣었지만 이번에는 오프사이드 판정이 서울의 발목을 잡았습니다. 챔피언십에 다시 도입된 6심제의 그물망에 걸린 것입니다. 처음에 심판진은 몰리나의 크로스가 곧바로 데얀에게 연결돼 골로 이어진 것으로 판정했습니다. 그러나 6심제 도입으로 배치돼 있던 골대 부근의 제3 부심이 "크로스가 올라가면서 이승렬의 머리에 맞고 데얀에게 연결됐고 패스되는 순간 데얀의 위치가 오프사이드 위치였다"면서 이를 정정한 판정을 제시했습니다. 결국 이것은 그대로 주심에게 보고됐고, 골 판정은 번복됐습니다. 판정 번복 상황이 완벽하게 매끄러웠던 것은 아니었지만 잘못된 것을 바로잡는 순간이었기에 지켜본 팬들은 '잘 했다'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 연속골에 당황스러워하는 데몰리션 콤비, 몰리나-데얀(좌) 데얀이 공격하는데 주변에 울산 수비수 5명이 위치해있는 것이 눈에 띈다. 역시 K리그 최소 실점 1위팀다웠다. (우)
흥미로웠던 '사제지간' 장외 맞대결

이날 경기는 사제지간 김호곤 울산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대행의 맞대결도 볼 만했습니다. 두 팀 감독은 경기 내내 서서 선수들을 독려하고 때로는 환호하며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는 데 장외에서 많은 모습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평소와 다르게 최용수 대행은 생각보다 쉽게 경기가 안 풀리자 답답해하는 모습이었습니다. 반대로 김호곤 감독은 후반 들어 좀 더 동적인 모습으로 선수들의 움직임 하나하나를 조율하는 모습으로 기를 불어넣는 듯 했습니다. 지도자의 지시 하나하나에 선수들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고, 전술적인 플레이를 이따금씩 펼쳐 보였습니다. 

결국 서울은 더 이상 추가 득점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고, 6위 울산의 3-1 완승으로 끝났습니다. 서울의 패배에 홈팬들은 많이 아쉬워했고 무거운 표정을 짓는 팬들도 많았습니다. 반면 울산 원정팬들은 막대풍선을 두드리며 승리를 자축했고, 선수들이 다가왔을 때는 큰 목소리로 격려를 아끼지 않는 모습이었습니다. 서울 선수들은 경기가 끝난 뒤 풀 죽은 모습으로 관중들의 응원에 화답했고, 팬들은 "힘을 내라! 서울!"을 외쳤습니다.

'의외성 많은 축구'...그래도 울산은 준비된 팀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김호곤 울산 감독은 "축구는 의외성이 많다. 하위 팀이 상위 팀을 이길 수 있는 게 묘미"라면서 "우승 욕심이 없는 사람이 어디 있겠나. 매 게임 충실하겠다"며 확실한 목표를 향한 도전 의지를 분명히 했습니다. 남들은 '의외의 승리'라고 폄하할 수도 있겠지만 김 감독의 단호한 말에서도 볼 수 있듯 울산은 3주라는 시간을 잘 활용해 정규리그와는 분명히 업그레이드된 팀의 면모를 보였고, 단 한 번의 경기에서 제대로 빛을 발했습니다. 6강 플레이오프의 특성상 6위 팀이 우승하지 말라는 법은 절대 없습니다. 이미 2007년 정규리그 5위였던 포항이 6강,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챔피언결정전 2경기 등 모두 5경기를 이겨 우승을 차지한 경험이 있습니다. 6강 제도에 대한 논란은 계속 있어도 어쨌든 울산도 우승후보인 것은 사실이었고, 이번 경기를 통해 확인했습니다.

어쨌든 K리그 챔피언십 첫 경기부터 '절대 강자는 없다'는 말을 톡톡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에게는 '아쉬움'이 가득했던, 울산에게는 '경험'과 '준비의 힘'이 참 대단했던 한판이었습니다.

 

대학생 스포츠 블로거입니다. 블로그 http://blog.daum.net/hallo-jihan 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스포츠를 너무 좋아하고, 글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들과 공유하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김지한  talktojiha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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