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이준석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이 재보궐선거 '여권 참패' 이유 중 하나로 "여성주의(페미니즘) 운동에만 올인한 결과"이라고 주장하자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가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며 비판에 나섰다. 이후 두 사람은 온라인상에서 비판을 주고받고 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지난 9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더불어민주당 2030 초선의원들의 반성입장문 기사를 공유하며 "민주당이 2030 남성의 표 결집력을 과소평가하고 여성주의 운동에만 올인했으니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이라고 적었다.
그는 "또 그렇게 하다가 정작 박원순 시장 성추문 앞에 서서는 페미니스트들이 만족하지 못할만한 이야기를 하고, 피해호소인 이야기를 하니까 페미니스트 표도 달아나서 20대 여성층에서 군소후보에게 15%를 뺐긴 것"이라며 "왜 어제부터 계속 얘기해줘도 다들 그거 빼놓고 다른 이야기 찾아다니는지 모르겠다. 성평등이라고 이름 붙인 왜곡된 남녀갈라치기 중단하지 않으면 민주당에 20대 남성표가 갈 일은 없다"고 썼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아주 질 나쁜 포퓰리즘"이라는 댓글을 달았다.
또 진 전 교수는 이 전 최고위원이 자신의 댓글에 대해 "그건 50대 이상의 성평등에 대한 인식과 2030의 인식이 달라서 그렇다"고 하자, "뭘 크게 착각한 거 같은데, 계속 그렇게 해봐라. 말 한 마디로 순식간에 곤두박칠 치게 만들어줄 테니까"라고 비판했다.
10일 진 전 교수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한테 이상한 걸 기대하는 분들은 번지수 잘못 찾았으니 다른 데로들 가라"며 "안티페미니즘 선동으로 얻을 표 따위로 이길 리도 없겠지만, 설사 이긴다 하더라도 그 세상은 아주 볼 만할 것"이라고 썼다.
이에 대해 이 전 최고위원은 "'성평등'의 최종 도달 status(지위)가 뭔지를 정의하면 깔끔해지는 문제"라며 "지금의 2030(중 남성?)은 어쩌면 이미 그 status에 상당히 도달했고, 그걸 넘어서는 것은 또 다른 밸런스 붕괴라고 생각하는 걸지 모른다"고 했다.
진 전 교수는 "정치를 하려면 공부 좀 해라"라며 "길바닥의 감정에 호소하는 선동이 아니라 과학적 분석에 입각한 현실인식과 대안, 그게 정치인"이라고 비판했고, 이 전 최고위원은 "적어도 이 젠더갈등에 있어서 먼저 길바닥에 앉은 것은 한쪽"이라고 물러서지 않았다.
11일 이 전 최고위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채식주의자와 페미니스트들이 자신과 입장이 다른 사람들을 무시하면 사회적 문제가 발생한다는 취지의 주장을 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채식주의자들이 자기가 채식하는 건 상관없는데, 채식하는 자신은 기후변화를 챙기고 트렌디한 사람이고 안하는 사람은 미개하고 시대에 뒤떨어진 꼴통인 양 묘사하면서부터 싸움나는 것"이라며 "이런 트렌디함이 깃들면 피곤하다"고 했다.
이어 "마찬가지로 페미니스트도 자기 하고 싶으면 하면 된다. 그게 트렌디하고 안하면 반동인듯 묘사하는 순간 싸움난다"면서 "'페미니스트 선언' 한 사람들이 그 선언만으로 '한남'보다 도덕적으로 더 존경받을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 박원순 전 시장의 성추문"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진 전 교수는 "적을 만들지 말고 친구를 만들어야지, 자꾸 증오나 반감을 이용하는 포퓰리즘만 하려 한다"며 "다 적으로 돌려서 어쩌려고"라고 댓글을 달았다.
앞서 당 오세훈 캠프 뉴미디어본부장을 맡았던 이 전 최고위원은 청년시민단체가 각 서울시장 후보들에게 공개질의한 '성평등 실현' 질문에 대해 "답정너('답은 정해져 있고 너는 대답만 하면 돼')에게 답하지 않겠다"고 했다. 이 전 최고위원은 "안전·자살·디지털성범죄에 대해 남녀구분이 필요한 게 뭔가"라며 "시대착오적인 페미니즘 강요하지 말라"는 답변 거부 이유를 밝혔다.
한편 태영호 국민의힘 의원은 9일 페이스북에 "20대의 마음을 이끌었다는 안도보다는, 왜 여전히 '이대녀(20대 여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는지 고민해봐야 할 것"이라고 적었다. 국민의힘에 대한 20대 남성 지지율에 대해서도 태 의원은 "전문가들은 이 현상에 대해 20대 남성들이 우 편향, 보수화됐다거나 야당지지 성향이 커졌다고 보는 것은 곤란하다고 분석했다"며 "20대 남성이 국민의힘 후보를 지지했다기보다는 민주당에 대해 지지를 철회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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