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한국방송협회가 지상파 3사의 출구조사 결과를 정해진 시간보다 앞서 보도한 매체들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사전에 방송협회 산하 방송사공동예측조사위원회(KEP)는 타언론사들에 지상파 보도 10분 뒤에 조사 결과를 인용 보도할 수 있다는 원칙을 알리며,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적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8일 방송협회 모니터링 결과, 보도 및 종편프로그램 등은 '10분 이후' 보도 원칙을 준수했다. 다만 인터넷 매체를 살펴보는 중이다. 방송협회 관계자는 미디어스에 “방송 모니터링 결과 위반한 곳은 발견하지 못했다. 인터넷 언론 등은 추후 모니터링을 한 이후 위반 사례를 발견하면 예고한 대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MBC 개표방송 '선택2021' 방송 화면 (사진=MBC)

보도시간을 준수하지 않은 매체로 보이는 곳은 8시 18분에 기사를 올린 노컷뉴스 <지상파 3사 출구조사 결과, 오세훈 59% 박영선 37.7%>, 8시 15분에 올렸다가 28분 기사를 수정한 데일리안 <오세훈 59.0%, 박영선 37.7%…지상파3사 출구조사>, 8시 16분에 올렸다가 51분에 수정한 더팩트 <[속보] 방송3사 서울시장 출구조사...오세훈 59.0%, 박영선 37.7%> 등이다.

KBS, MBC, SBS는 7일 투표마감 15분 후인 오후 8시 15분에 출구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결과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59%를, 더불어민주당 박영선 후보가 37.7%를 각각 득표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개표 결과 오 시장은 57.50%, 박 후보는 39.18%로 집계됐다.

출구조사는 지상파 3사로 구성된 KEP가 입소스주식회사·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한국리서치 등 3개 조사기관에 의뢰해 선거 당일 오전 6시부터 오후 7시까지 이뤄졌다. 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 서울 ±1.7%p, 부산 ±2.3%p다.

KEP는 앞서 ‘공동출구조사 결과 인용 주의사항’을 전달하며 종합편성채널, 뉴스전문채널, 포털사이트 등에 8시 25분 이후 인용할 수 있도록 요청했다. 김대영 KEP 위원장(KBS 디지털뉴스기획부장)은 예측조사의 인용 보도와 관련해 “KEP의 사전 동의 없는 경쟁 언론과 포털의 무단 인용 행위가 확인될 경우 법적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2010년 3월 실시된 KEP 출구조사는 소모적인 경쟁을 지양하고 자원과 역량의 집중을 통해 예측도를 높이고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킨다는 목적에서 시작됐다. 하지만 비용부담이 크다. 지난 4월 21대 총선 당시 총 사업비 72억 원이 소요됐다.

KEP는 당시 “지상파 3사가 어려운 대내외적 여건 속에서 국민의 알권리와 신속한 선거방송을 위해 출구조사를 진행하고 있음에도 경쟁 언론과 포털의 무단 인용보도로 출구조사의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지상파 3사가 공표한 이후 상당한 시간차를 두고 인용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라 10분 이후 보도할 것을 당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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