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서울 주택 36만 호 공급’, ‘가덕도 신공항과 해운대를 연결하는 어반루프 건설’. 오세훈 서울시장·박형준 부산시장의 주요 공약으로 막대한 비용이 요구되는 '대형 토목공약’이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은 이들 공약에 현실성이 떨어진다며 사후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오 시장이 ‘퍼주기식 공약’과 세금 감면을 동시에 들고나온 것과 관련해 “행정학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허구”라고 비판했다.

오 시장의 주요 공약은 주택 36만 호 공급, 소상공인 무이자 대출, 재산세 감면 등이다. 오 시장은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규제를 풀고 민간공급을 활성화하겠다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 이광재 사무총장은 8일 YTN 출발 새아침과의 인터뷰에서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는 확실해 보인다”면서도 “다만 현실성이 높지 않아 보인다”고 밝혔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형준 부산시장 (사진=연합뉴스)

실제 분당 신도시에 공급된 주택은 10만 호, 3기 신도시 6곳에서 제공되는 주택 공급량은 24만 호다. 서울에 주택 36만 호가 공급되려면 분당의 3배 규모 주택 단지가 들어서야 한다. 이 사무총장은 “서울에 그런(주택 36만 호를 공급할만한) 부지가 있다면 굳이 3기 신도시를 외곽에 지을 필요는 없었다”며 “또한 재개발, 재건축은 신규주택 공급과 거리가 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서울에 부동산 공급이 늘어나면 투기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 이 사무총장은 “과거 민간 방식의 재개발·재건축은 부동산 시장을 투기장으로 변질시켰다”며 “부동산이 투기장으로 변질되지 않도록 대책을 함께 내놓아야 하는데 나오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공급 확대 정책에 대해 “균형발전과 많이 충돌하는 부분”이라며 “부동산을 주거복지 개념으로 접근하면 통화량, 이자율, 외국의 경제 상황과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다. (오 시장은) 이걸 너무 단순하게 수요와 공급으로만 접근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자영업자에게 1억 한도의 무이자 대출을 약속했다. 서울시가 보증을 서고, 한 해 700억~800억에 이르는 이자를 대신 납부하겠다는 방안이다. 이 사무총장은 “현재 소상공인 대출 총 잔액이 275조 5천억이 넘었다”며 “대출은 결국 갚아야 하는 것이기 때문에 위기를 당장 늦출 수는 있겠지만, 근본적인 대책으로 보기는 어렵다. 은행 간 어떤 이율로 감당할 것인지 아직 합의되지 않을 상황이라서 구체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소득이 없는 1세대 1주택자 재산세를 감면하겠다는 공약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세금은 깎아주고 혜택은 늘려주겠다고 하는 건 행정학에서 실현되기 어려운 허구”라며 “서울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재산세도 깎아주고 세입도 줄이면서 혜택을 늘리겠다는 방식의 공약 이행을 어떻게 풀어나갈지 지켜봐야겠다”고 했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해운대와 가덕도를 연결하는 초고속 자가 부상열차 ‘어반루프’를 건설하겠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사무총장은 “신공항은 국가사업이고, 부산만의 문제가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의 문제”라며 “국민적 설득이 가능할지 고민스럽다”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어반루프 계획에 대해 “박 시장은 임기 중 기초타당성 연구조사를 하겠다고 했다”며 “5년 내 하겠다고 얘기한 건 아니다. 어반루프가 건설되더라도 10년 이상 걸릴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 사무총장은 “어반루프는 40인승 초고속 열차”라며 “이 정도 규모를 가지고 과연 신공항과 도심을 연결하는 수송수단으로 적당한가”라고 말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번 선거는 민생보다는 화려한 말 잔치로 끝났다”며 “정책 경쟁은 실종됐고, 진흙탕 싸움으로 변질되고 말았다. 부실한 부분이 있으므로 빠른 시간 내 공약 실천계획서를 만들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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