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조선일보·동아일보의 100년을 파헤치는 평전이 출간됐다. 저자인 손석춘 건국대 교수는 “언론 문제의 핵심은 기자가 아니라 언론사주와 자본”이라며 조선·동아 100년 역사를 살펴보면 문제의 원인을 찾아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출간된 조선평전·동아평전(자유언론실천재단)은 이들 신문사의 역사를 비평한 책이다. 손 교수는 조선·동아가 일제 강점기, 이승만 정권, 5공화국, 문민정부 이후 등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입체적으로 분석했다.

동아일보 창간 101년, 동아투위 결성 46주년, <동아 평전> <조선 평전> 출간 기자회견 (사진=전국언론노동조합 유튜브 갈무리)

손 교수는 1일 출간 기자회견에서 “촛불혁명 이후 대한민국을 봤을 때 자괴감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손 교수는 “촛불혁명 이후 대한민국에 대한 책임은 정부·여당뿐 아니라 언론에도 있다”며 “언론은 촛불혁명 당시 나온 여러 의제를 제기하지 못하고 휘둘렸다. 현재 언론의 문제를 진지하게 제기해야 했다”고 밝혔다.

저자가 주목한 언론 문제의 핵심은 ‘사주와 자본’이다. 손 교수는 “언론사주와 자본은 ‘기레기 논란’에서 빠져 있다”며 “사주와 자본에 대한 경각심이 약화됐다. 언론개혁 운동에서 사주의 권한을 약화하는 부분은 논의되지 않고 있다”고 했다. 손 교수는 “동아일보는 언론의 명가였다”며 “동아일보가 몰락하는 과정에는 사주와 자본의 문제가 깔려 있다. 모든 이들이 이 문제를 정확하게 알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교수는 정부·여당의 언론개혁 방향성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손 교수는 “대통령 연설문에 조선·동아 100년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어야 하는데, 그런 내용을 찾아볼 수 없다”며 “조선·동아문제에 대한 대통령의 문제의식이 약한 것”이라고 했다. 손 교수는 “더불어민주당 역시 언론개혁의 의지를 보이지 않고 있다”며 “민주당이 추진하는 언론개혁은 변죽만 울리는 것”이라고 밝혔다.

정연우 세명대 교수는 “조선·동아는 현실을 뒤틀리게 왜곡하고 있다”며 “평전은 그들이 기록하는 현실을 전하고 이를 바로잡기 때문에 묵직하다. 또한 그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역사를 드러내며 허구의 가면을 벗겨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정 교수는 “그동안의 조선·동아 비판이 특정 시기, 특정 보도를 중심으로 했다면 이번 평전은 전모를 다 살펴보려 했다”며 “이 책을 완결판이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논쟁적 가치가 매우 크다.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부분에 대해선 언론 연구학자들의 검증이 필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부영 자유언론실천재단 이사장은 “조선·동아가 100년을 맞이했는데 이들을 바꾸지 못한 것은 우리의 노력 부족 때문이 아니었는지 반성한다”며 “조선·동아의 오욕에 찬 역사를 극복하려는 노력은 쉼 없이 계속돼야 한다. 앞으로도 언론을 바로 세우기 위한 노력에 모두가 협력해 나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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