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광래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이 2014 브라질월드컵 3차예선 중동 원정 2연전을 갖습니다. 조광래호는 오늘(11일) 밤, 아랍에미리트(UAE)와 경기를 가진 뒤 15일 레바논과 또 한 번 경기를 펼칩니다. 반환점을 돈 월드컵 3차예선인 만큼 아주 중요한 일전인 것만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물론 두 팀에게는 홈에서 경기를 가져 각각 6-0, 2-1 승리를 거둔 바 있습니다. 객관적인 전력, 상대 전적에서도 앞서 있는 팀이기에 큰 이변이 없는 한 승리를 가져올 가능성은 높습니다. 하지만 만에 하나라는 것이 있습니다. 방심은 금물이라는 자세로 조광래 감독과 선수들은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준비하고 있습니다.

▲ 2014 브라질 월드컵 최종예선 진출의 교두보가 될 중동 2연전에 나선 축구대표팀이 10일 오후(현지시간) UAE 두바이의 라시드 축구장에서 최종 훈련을 하고 있다. 아랍에미리트(UAE)와의 월드컵 3차 예선 4차전은(한국시간 11일 오후 9시45분)에 치러진다. ⓒ연합뉴스
최종예선 진출 조기 확정

이번 2경기가 중요한 것은 최종예선 진출과도 연관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2승 1무, 승점 7점으로 조 1위에 올라있는 한국은 이번 2경기를 모두 가져오면 남은 쿠웨이트전(내년 2월 예정)에 상관없이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짓습니다. 조기에 최종예선 진출을 확정지을 경우, 남은 경기에 대한 큰 부담 없이 다음 밑그림을 그릴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조광래호 입장에서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이번 2경기에서 사력을 다해서 화끈한 승리로 조기 진출 확정을 이루려 합니다.

꺾여 있던 분위기 전환

여기에다 분위기 전환을 할 수 있는 계기도 얻을 수 있습니다. 조광래호는 지난해 8월 출범해서 비교적 가파른 상승세를 유지하다 지난 8월, 일본전 0-3 완패 후 분위기가 한풀 꺾인 상황입니다. 준비했던 전술적인 움직임도 날카롭지 못했고, 선수들의 몸은 무거웠습니다. '만화축구'로 불릴 정도로 선진 축구를 지향한다 했지만 답답한 경기력에 대한 비판은 엄청났습니다. 이제는 조광래 감독의 지도력까지도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분위기 전환을 위해서는 이번 2경기에서의 '완승'이 절실합니다.

올해 마지막 A매치, 유종의 미

또한 이번 2연전을 끝으로 올해 A매치는 더 이상 없습니다. 지난해의 경우, 12월 30일에 경기를 치르기는 했지만 이는 1월초부터 열린 아시안컵을 대비한 경기였습니다. 올해 아시안컵, 대표팀 차출 문제, K리그 승부조작 후폭풍 등 유독 많은 일을 겪었던 상황에서 '유종의 미'를 거둔다면 내년 새로운 도약을 할 수 있는 계기도 만들 수 있을 것입니다.

악명 높은 중동 원정에 대한 '면역력'

중동 원정 2연전을 통해 중동 축구에 대한 '면역력'도 키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중동은 틈만 나면 한국 축구를 괴롭혀 왔습니다. 물론 한국이 월드컵 7회 연속 진출을 통해 어느 정도 선방하기는 했어도 결정적인 순간마다 중동 원정에서 잇달아 고개를 떨궈 중동 국가 팬들로부터 '종이호랑이'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습니다. 1996년 UAE 아시안컵 이란전 2-6 참패, 2003년 오만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오만전 1-3 패배, 2005년 사우디에서 열린 월드컵 예선 사우디전 0-2 완패 등이 대표적이었습니다. 아무리 전력 차이가 있다 해도 중동 환경 적응 등의 특성상 의외로 고전했던 적이 한둘이 아니었습니다.

조광래호 출범 후 지금까지 중동 원정을 비교적 많이 치르기는 했습니다. 이유는 1월 카타르에서 열린 아시안컵 때문이었습니다. 그러나 기타 평가전, 월드컵 예선 등에서 중동 원정을 가진 것은 지난해 12월 시리아전(장소:UAE), 지난 9월 쿠웨이트전(장소:쿠웨이트시티)이 전부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월드컵 최종예선도 앞으로 치러야 하는 상황에서 이번 2연전은 전반적으로 경험이 부족한 젊은 선수들에게 좋은 경험이 될 것입니다.

기성용 제외, 새로운 길 마련하는 계기로

이번 2연전을 앞두고 조광래호에는 '큰 일'이 하나 덮쳤습니다. 바로 대표팀에서 '허리 중의 허리' 역할을 담당했던 기성용의 엔트리 제외였습니다. 기성용은 최근 소속팀, 대표팀을 오가며 무리한 일정 소화로 피로가 누적돼 결국 심각한 몸살, 장염을 앓았고, 결국 조광래 감독은 선수 보호 차원에서 그를 대표팀에서 제외시켰습니다. 홍정호가 기성용 대신 미드필더를 소화하게 됐지만 의외의 인물이 수면위로 떠오르거나 전술적인 실험 성공을 통해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습니다. 기성용의 제외가 대표팀에 전환점이 돼 새로운 가능성을 하나라도 발견해낸다면 그만큼 조광래호에 좋은 일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어떤 경기든 목표는 이기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번 원정 2연전의 의미는 어느 때보다 남다른 면이 많습니다. 화끈한 승리를 통해 올해 마무리를 잘하고 내년 도약을 꿈꾸는 조광래호 축구대표팀이 될지 흥미롭게 지켜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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