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지난해 2030 세대에게 뜨거운 이슈였던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과 청년주택을 다룬 보도에서 특정 계층의 목소리만 담기거나 청년의 목소리가 소거됐다는 모니터 결과가 나왔다.

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는 16일 지난해 6월부터 12월까지 6개 중앙일간지와 2개 경제일간지 지면기사를 모니터한 결과를 발표했다. 신문모니터위는 ‘스크랩마스터’를 이용해 ‘2030’ 또는 ‘청년’이 포함된 기사 1,077건을 살펴봤다.

(자료출처=민주언론시민연합 신문모니터위원회)

관심사별 기사를 분류한 결과, ‘일자리’ 이슈를 집중적으로 다룬 매체는 한국경제, 경향신문, 한국일보 순이었으며 부동산 관련 보도는 중앙일보, 조선일보, 매일경제 순이었다. 특히 조선일보는 부동산과 함께 불공정 이슈를 주요하게 다뤘다. 불공정을 주제로 한 기사 대부분이 인천국제공항공사 보안검색 요원 정규직화 논란,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 아들 군 휴가 특혜 의혹에 집중됐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정규직 전환 논란과 부동산 가격 급등 문제가 본격화된 지난해 6월 언론의 핵심 취재원은 서울에 있는 4년제 대학(원)생이었다. 1,077건 기사에서 2030 세대 취재원은 388차례 등장했고, 이 중 대학(원)생은 72건으로 학교명이 표기된 38건 중 29건이 서울 소재 4년제 대학이었다.

조선일보 보도 <운 좋으면 정규직, 이게 K직고용>(2020년 6월 24일)의 경우 불공정에 분노하는 청년의 목소리로 ‘연세대 졸업생’, ‘중학교 영어 교사’와 연세대, 고려대 커뮤니티에 올라온 댓글을 인용했다.

중앙일보의 2020년 11월 19일 5면 <“호텔 개조해 전셋집 이낙연 주장, 탁상공론 극치”>

‘청년임대주택’ 공급 관련 보도에는 청년의 목소리가 빠졌다. 중앙일보 <“호텔 개조해 전셋집? 이낙연 주장, 탁상공론 극치”>(2020년 11월 9일)는 정치권 반응만 전했다. 매일경제 <“도심 닭장 vs 2030 천국”…삼각지 청년주택 논란>(2020년 8월 9일)은 본문에 없는 ‘도심 닭장’이란 표현으로 청년 주택 논란을 프레임화했다.

세대갈등을 조장하는 보도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9월 지급된 ‘2차 긴급재난지원금’은 소득이 줄어든 업종이나 계층을 대상으로 선별 지급돼 세대를 불문하고 선별 기준에 대한 형평성 논란이 불거졌다. 조선일보 보도 <중고생 부모 “우리도 돌봄비 달라” 4050 “멀쩡한 청년 왜 돕나”>(2020년 9월 11일)는 2차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인해 다양한 갈등이 벌어지고 있다며 세대갈등을 주요하게 다뤘다. “사지 멀쩡한 젊은 층에게 50만 원이라니. 어린애들은 표가 없고 노인들은 보수층이 잡고 있는 거 같으니 20~30대 공략하는구나 싶다”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을 인용한 결과다.

이에 대해 민언련 신문모니터위원회는 “사지 멀쩡한 젊은 층에게 주는 50만 원은 만 18~34세 미취업 구직희망자 20만 명을 대상으로 지급되는 청년 특별구직지원금”이라며 “어려운 가정형편에 아르바이트해가며 취업준비를 해야 하는 저소득층 청년들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일자리 감소의 직격탄을 맞은 계층”이라고 했다.

신문모니터위는 “2030 세대는 코로나 이후 시대와 4차 산업혁명 시대를 견인해나갈 중심축이 될 것”이라며 “언론은 삶의 무게에 얽매여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2030 세대의 현실을 올바르게 조명해 합리적인 해결책을 마련하는 데 힘을 보태야 한다”고 했다.

또한 “청년 관련 이슈가 유독 많았던 2020년 하반기 대한민국, 그러나 청년과 2030이라는 이름이 언론의 입맛에 따라 필요할 때만 소환되었던 것은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2021년엔 더 다양한 2030 세대 이야기가 청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진정성과 함께 지면에 채워지길 기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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