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보수·경제지가 ‘정치인 윤석열’ 띄우기에 열중하고 있다.

이에 대해 김완 한겨레 기자는 12일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에서 “‘검언동맹’이란 표현이 왜 나왔는지 알 것 같다”며 “기사량으로 보면 박근혜 대선 후보 시절과 맞먹는 양으로 언론으로부터 이런 환대를 받은 정치인이 있었나 싶다”라고 말했다.

TV조선 뉴스9 5일자 [신동욱 앵커의 시선] (사진=TV조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사퇴한 이후 언론은 ‘차기 정치인’으로서의 역할을 주문하고 있다. 신동욱 TV조선 <뉴스9> 앵커는 지난 5일 <[신동욱 앵커의 시선] 범이 내려온다>에서 “정치가 그를 정치판으로 불러들였으니 이제 결자해지 할 일만 남았다. 다만 그가 다음 발을 어디로 내디디든, 검사로서 보여줬던 기개와 용기가 빛을 발할 곳을 찾아가길 바란다”며 “이 정권 들어 더 커진, 정의와 공정에 대한 국민의 목마름을 풀어준다면 더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완 기자는 “특정 정치인에게 이런 요구를 한다는 게 이례적”이라며 “조선일보 법조 데스크는 당시 윤 총장이 사퇴의 변을 외워서 발표했기에 암기력이 좋다고 했지만 1.8매 분량이다. (조선일보가) 윤석열 안착에 도우미 역할을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한 김 기자는 “최근 10년간 현상적으로 등장한 정치인이 3명 있는데 안철수, 반기문, 윤석열이다. 앞서 두 명에 대해 언론은 ‘정치를 잘할 수 있을까’란 의문부호를 붙였으나 윤 전 총장에 대해서는 ‘암기력이 좋다’ 수준의 평가와 보도가 나오고 있다”고 지적했다.

지난 9일 조선일보 법조 데스크를 맡은 최재혁 기자는 ‘[강인선·배성규의 모닝라이브] 사퇴하자마자 지지율 1위 윤석열, 정말 대선에 뛰어들까’ 편에 출연해 “그가 사퇴하는 날 기자들 앞에서 얘기한 것을 보면 짧은 원고지만 만만치 않은 분량인데 수십 명의 기자들 앞에서 그대로 외워서 얘기하더라“며 ”암기력이나 언어를 소화하는 능력, 특히 무대 울렁증이 별로 없는 거 같다“고 말했다.

헤럴드경제가 8일 올린 <"누가 왕이 될 상?"> 기사와 지난해 10월 작성한 기사 (사진=헤럴드경제)

윤 전 총장의 관상을 기사화한 보도는 여론의 거센 비판을 받고 삭제된 상태다. 헤럴드경제는 8일 <“누가 왕이 될 상?” AI 관상가가 본 윤석열·이재명> 보도에서 차기 대권 주자 적합도 여론조사 1~3위를 차지한 윤 전 총장, 이재명 경기도지사,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상임선대위원장 3명의 관상을 분석해 보도했다. 분석 결과 윤 전 총장은 ‘왕의 상’ 98%, 이 지사는 ‘장사꾼의 상’ 53%, 이 위원장은 ‘왕의 상’ 74% 일치율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김 기자는 “매번 반복되는 관상 보도로, 몇 개월 전에 같은 AI를 사용했을 때는 윤 전 총장이 39% ‘양반의 상’으로 나왔다. 몇 개월 사이에 윤 총장 얼굴이 변하지 않았을 텐데 양반에서 왕이 됐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이러한 보도 행태에 대해 “언론이 억지로 빛을 쏘아 만드는 것 같다”며 “윤 전 총장은 3번 정도 언론에 의해 의미가 달라졌다. 2년 전 검찰총장 직수 수행 시기에는 ‘정권에 맞서는 칼’, ‘살아있는 권력 수사’로 보수 언론의 지원을 받았다. 여론조사에 대권 후보로 등장한 이후에는 ‘반문 집결지 역할’로 조명받았다”고 짚었다. 이어 “지금은 총장직을 내려놓고 현실정치에 입문하기 직전으로, 보수 언론이 윤 전 총장이라는 인물을 통해 과거 ‘밤의 대통령’이라 불리던 ‘아젠다 세팅력’이 다시 살아난다고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 기자는 “윤 전 총장이 여론조사에 등장하자 지지율 30%를 찍었다. 윤 전 총장은 정치할지, 누구와 손을 잡을지에 대해 뚜렷하게 말한 적이 없는데 보수 언론에 의해 거물 정치인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최경영 KBS 기자는 “저널리즘이 치어리더가 되면 안 된다”고 비판했고, 김 기자는 ‘미디어 피규어’라며 “윤 총장이 사퇴할 때부터 보수 언론은 정치인의 역할을 주문하고 윤 전 총장이 사퇴하니 찬양 일색으로 띄워주는 상황이다. 언론이라면 검찰의 정치적 독립을 묻던 윤석열이 정치인이 된 상황을 어찌 봐야 하는지를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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