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아침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이 서울시장 선거기간,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MB 내곡동 사저' 논란을 전혀 다루지 않는 등 편파적 행태를 보였다는 분석이 나왔다.

KBS 새 노조(위원장 엄경철)는 오세훈씨가 서울 시장을 사퇴한 8월 26일부터 박원순씨가 서울시장으로 당선된 10월 26일까지 공중파 4사의 주요 아침 시사 라디오 프로그램을 분석한 결과를 2일 발표했다. KBS 1라디오 <안녕하십니까 홍지명입니다>, MBC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 SBS라디오 <김소원의 SBS전망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등이 그 대상이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박원순 당선자가 10월 26일 서울 종로구 안국동 캠프에서 꽃다발을 받고 기뻐하고 있다ⓒ연합뉴스

분석 결과, 서울시장 선거기간 최대 이슈로 떠올랐던 이명박 대통령의 내곡동 사저 문제는 KBS 아침 시사라디오 프로에서 전혀 다뤄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관위의 투표지침, SNS 단속, 대형교회의 선거개입 등의 이슈들에 대해서도 KBS는 단 한 차례의 문제제기도 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됐다.

야권 통합후보가 최종적으로 결정된 다음날인 10월 4일 아침에도 MBC, SBS, CBS의 시사라디오 프로그램은 야권 통합을 주요 아이템으로 채택해 의미를 분석했으나 유일하게 KBS만 이를 다루지 않았다.

새 노조는 "선거가 다가올수록 야권은 '투표율 제고'를, 여권은 '투표율 저하'를 내심 바랐던 상황에서, KBS에서는 10월 24일 아침 나경원 캠프 인터뷰를 마지막으로 더 이상의 선거 관련 아이템이 없었다. 다른 때 같으면, 선거 당일에도 선관위와 주요 투표소에 중계차를 내보내고 실시간 투표율 분석과 전망을 하는 기획을 했을 텐데 이번에는 조용하게 방송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며 "과연 공영방송의 공정한 선거방송이었다고 할 것인가?"라고 의문을 제기했다.

새 노조는 "청와대가 잘못을 시인까지 했던 내곡동 사저 사건을 KBS의 메인 시사프로그램이 눈감았다는 점은 단순히 선거 관련 아이템을 넘어 시사프로그램으로서 기본책임을 도외시했다는 점에서 비난을 면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새 노조는 "KBS 라디오 관리책임자들은 지난 두 달 동안 재보선 국면에서 진정 어떤 의도가 있었는지 밝혀야 할 것"이라며 "의도가 없었다는 변명을 한다 해도 지금까지의 관행과는 두드러지게 달리 방송한 부분에 대해 책임을 피할 순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철수 교수와의 단일화, 야권 통합 등의 과정을 거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던 박원순 후보가 경선과정 없이 조용히 한나라당 후보가 된 나경원 후보와 동일하게 KBS라디오에 2차례 출연한 사실도 지적됐다. 이는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편향적 방송'이라는 비판이다.

MBC 박원순 5번 나경원 3번, SBS 박원순 4번 나경원 3번, CBS 박원순 4번 나경원 2번 등 타 방송사의 경우 출연 횟수에서 차이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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