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ne

미디어스

Updated 2021.11.29 월 02:58
상단여백
HOME 뉴스 뉴스
고 변희수 추모의 변 "국회는 정말 부끄러워해야 한다"'강제전역' 국방부, 차별금지법·평등법 외면한 국회… "죽지 않을 수 있었다"
송창한 기자 | 승인 2021.03.04 11:14

[미디어스=송창한 기자] 트랜스젠더 여성인 변희수 전 하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고인에 대한 추모와 함께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받아 강제전역 조치된 변 전 하사는 3일 충북 청주시 상당구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논바이너리(성별 이분법에 속하지 않는 성정체성) 트랜스젠더 김기홍 씨가 숨진 채 발견된 지 일주일여 만의 일이다. 

변희수 전 하사 (사진=연합뉴스)

상당구 정신건강센터는 상담을 진행해오던 변 전 하사가 지난달 28일부터 연락이 닿지 않자 119에 그의 생사를 확인해달라는 신고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11월 중순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경찰과 대치하는 등 관련 징후를 보여 정신건강센터에서 중점관리를 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원인을 조사 중이다. 

변 전 하사는 2019년 11월 군 복무 중 휴가를 내고 해외에서 성전환수술을 받은 뒤 귀국했다. 변 전 하사는 계속해서 군 복무를 희망했지만 육군은 심신장애3급 판정을 내린 뒤 그를 강제전역시켰다. 변 전 하사는 이후 법원에서 성별정정 허가를 받고, 자신의 전역 처리처분이 부당하다는 취지의 인사소청을 제기했지만 군은 기각했다. 이에 변 전 하사는 지난해 8월 군을 상대로 전역처분 취소 행정소송을 제기, 다음 달 15일 소송 첫 변론을 앞두고 있었다. 

온라인상에서는 고인에 대한 추모 목소리와 함께 '사회적 타살'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특히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방치한 정치권에 비판이 집중되고 있다. 

강민진 청년정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페이스북에 "고 변희수 하사님의 죽음은 정치의 책임이다. 국회는 왜 그동안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지 않았나"라며 "정부와 300명의 국회의원들은 우리가 지켜야 할 국민의 생명에 대한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고 했다. 강 위원장은 여야 정당과 정부에 차별금지법 제정과 고인에 대한 군 결정의 철회를 촉구했다. 

정의당 배복주 부대표는 '#차별금지법제정' 해시태그와 함께 "이렇게 지독한 차별과 혐오를 언제까지 견뎌내야 하나. 끝까지 지켜드리지 못해 정말 죄송하다"고 했다. 정의당 장혜영 의원은 "변희수 하사의 죽음 앞에 정치가 무슨 말을 더 할 수 있나. 참담한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권인숙 의원은 "(변 전 하사를)전혀 본 적 없지만 너무 미안하고, 죄송하다. 지지부진한 평등법, 차별금지법도 죄스럽다"며 "정말 국회는 부끄러워해야 한다. 일부 종교 세력의 반대에 발목 잡힌 모양새로 십여 년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고 했다. 

열린민주당 강민정 의원은 "일주일 만에 같은 이유로 두 명의 동료시민을 잃어야 하는 사회를 세계 선도국이라 부를 수 있는가"라며 "우리는 다른 이의 정체성을 승인하는 게 아니라 차별과 혐오 없는 세상을 승인해야 한다. 국회는 2020년 발의된 포괄적 차별금지법 통과를 더 이상 미루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4일 성명에서 "군인이자 트랜스젠더로서, 트랜스젠더이자 군인으로서, 용기있게 자신을 드러냈고 사회에 울림을 주었던 고 변희수 하사님의 삶을 추모한다"며 "존엄하고 동등하며 마땅한 권리를 누려야 하는 존재들로서 우리가 이제 고인의 운동을 이어받겠다"고 했다. 

같은 날 민주노총은 성명을 내어 "죽지 않을 수 있었다. 국방부와 국회와 정부가 죽였다"며 "성소수자들은 넘쳐나는 혐오와 차별로부터 자신을 지킬 변변한 법과 제도 하나 갖지 못했다. 연이은 트랜스젠더의 죽음 앞에 사죄하라"고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트랜스젠더 노동자들이 자신의 모습으로 일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며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쫓겨나지 않고, 트랜스젠더라는 이유로 취업이 거부당하지 않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했다. 

지난해 6월 정의당이 발의한 차별금지법은 소관 상임위인 법제사법위원회에 회부됐지만 법안심사소위에도 상정되지 못한 상태다. 민주당에서는 이상민 의원의 '평등법' 제정이 추진되고 있지만 당 안팎의 반발기류에 발의 요건을 채우고도 발의가 미뤄지고 있다. 

변 전 하사의 빈소는 청주성모병원 특3호실에 마련됐다. 오늘부터 조문이 가능하며 발인은 5일 오전 7시다. 군인권센터는 "유족의 뜻에 따라 빈소에서 언론의 촬영, 취재를 정중히 사양한다. 기자들의 출입도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 네이버 뉴스스탠드에서 ‘미디어스’를 만나보세요~ 구독하기 클릭!

송창한 기자  sch6966@gmail.com

<저작권자 © 미디어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송창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국회대로 72길 22 가든빌딩 608호 (우) 07238  |  대표전화 : 02-734-9500  |  팩스 : 02-734-2299
등록번호 : 서울 아 00441  |  등록일 : 2007년 10월 1일  |  발행인 : 안현우  |  개인정보책임자 : 안현우  |  청소년보호책임자 : 윤수현

「열린보도원칙」 당 매체는 독자와 취재원 등 뉴스이용자의 권리 보장을 위해 반론이나 정정 보도, 추후보도를 요청할 수 있는 창구를 열어두고 있음을 알려드립니다.
고충처리인 안현우 02-734-9500 webmaster@mediaus.co.kr

미디어스 후원 계좌 안내 : 하나은행 777-910027-50604 안현우(미디어스)
Copyright © 2011-2021 미디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mediaus.co.kr

ND소프트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