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김혜인 기자] KBS 성평등센터장이 5개월째 공석이다. 지난해 9월 30일 이윤상 초대 KBS 성평등센터장이 2년 임기를 마치고 물러났다. KBS는 지난해 11월 한 차례 최종 면접을 진행했으나 적임자를 찾지 못해 재공모 실시할 예정이다.

지난달 18일 열린 ‘2월 KBS 시청자위원회’에서 성평등센터장 부재에 대한 지적이 나왔다. 권순택 시청자위원은 “성평등센터가 정의당 내 성폭력 문제 관련 보도나 다른 프로그램 제작시 젠더 의식의 중심을 잡아주면 좋을 것 같은데, 이윤상 전 센터장 후임 인선 절차가 아직 진행중이냐”고 물었다. 이종임 시청자위원은 성평등센터 출범 이후 성과를 정리한 자료를 요청했다.

2018년 11월 KBS 성평등센터 개소식 (사진=KBS)

최진협 시청자위원은 “KBS 내에서 제작되는 프로그램이나 조직문화 등을 성평등 관점에서 재구조하려면 오랜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성평등센터 설립은 큰 의미가 있었다”면서 “다만 지속가능한 노력을 위해서는 센터 구성원들의 지속가능한 근무 형태가 전제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은 “센터장의 근무 기간을 2년으로 제한한 것에 대한 아쉬움이 있다”며 “지속 가능한 근무조건과 갱신 가능성을 확장해 KBS 내에 성평등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이 견지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임병걸 부사장은 “성평등센터장 후임자를 정하기 위해 지난 11월 27일 두 명의 후보자를 대상으로 최종 면접을 진행했으나 우리가 요구하는 자격에 미흡하다고 생각해 적임자를 찾지 못 했다”고 밝혔다.

이어 임 부사장은 “곧 2차로 다시 적임자를 찾고 있지만 응모자들의 풀이 제한적이라는 인적자원실의 고민이 있었다"며 "내·외부를 가리지 말고 다시 한번 공모를 내는게 어떨까 싶어 인적자원실에서 전형방식을 결정해 빠른 시일 내에 성평등센터장을 모시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KBS는 지난해 10월 이뤄진 1차 성평등센터장 공모 당시 지원 자격으로 ‘국내외 성평등, 인권 등 관련 분야 만 7년 이상 경력자 또는 변호사 만 10년 이상 경력자로서 유관분야 업무 경험자’를 명시했다. 근무 형태는 2년 계약직이었다.

채용사이트 '사람인'에 올라온 KBS 2020년 성평등센터장 채용 공고

임병걸 부사장은 “지난 2년 동안 이윤상 센터장이 오셔서 적지 않은 성과가 있었다”며 “현재 성평등센터 부장이 대응하고 있지만 성평등 관련 보고서를 내고, 성평등 운영규정을 제정하고, 강도 높은 교육 등이 이뤄졌다. 과거에는 감사실에서 성 문제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2차 가해가 있었는데 그런 것들을 방지하기 위해 제도적으로 정착시킨 부분도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젠더 감수성이 콘텐츠 제작과 모니터링으로 이어져야 하지만 굉장한 인력과 노력을 필요로 하는 과제다. 지난 2년 동안 이루어놓은 것도 적지 않아 다음 위원회에서 자세히 보고드리겠다”고 말했다.

김종명 보도본부장은 “지난해 9월 3일 방송제작가이드라인을 개정하며 모든 방송 제작자들이 준수해야 할 핵심 중 하나로 성 문제를 다뤘다. 여성을 차별 방지 대상으로 명시하고, 프로그램 제작 과정에서 외모나 성차별적 표현에 주의해야 한다던가, 성 관련 사건을 다루는 데 있어 피해자 중심주의 원칙을 고수해야 한다는 틀이 제시돼 있다”고 설명했다.

김 보도본부장은 “하지만 자살 보도, 선거 보도 등에는 상세한 준칙들을 가진 것과 달리 성 관련 문제, 아동폭력 관련해서는 디테일한 준칙들이 부족하다. 세부적인 안을 만드는 것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했다.

KBS 성평등센터는 성평등 조직 문화 구현을 위한 제도 개선, 직장 내 성폭력 예방과 교육 관련 상담 업무, 성평등 관련 위원회 운영 등 사내 성평등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사장 직속 상설기구다.

KBS 성평등센터는 2018년 11월 13일 국내 방송사 최초로 문을 열었다. 이후 KBS 성평등센터는 사내 성 관련 상담 및 KBS 성평등 현황을 정리한 연례보고서 발간, 성평등기본규정 등을 제정했다. 지난해 7월 사내 성희롱·성폭력 징계규정을 강화해 수정된 보칙을 시행하게 됐다. (▶관련기사 : KBS 초대 성평등센터장 임기 만료, 후임자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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