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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빈센조’도 재미 쏠쏠, ‘김과장’ ‘열혈사제’ 이은 박재범 표 드라마의 매력[미디어비평] 톺아보기
미디어평론가 이정희 | 승인 2021.02.24 16:48

[미디어스=이정희] 상대 마피아 조직의 포도밭을 라이터 불 한번으로 모조리 태워버렸다. 그를 겁박하는 전 보스의 아들에게는 ‘다음번에는 네가 탔을 때’라며 자동차를 폭발시킨다. 자신의 방에 침입한 킬러들은 자비 없이 몰살시킨다. 아버지처럼 모시던 수장의 죽음 이후 자신을 견제하던 무리를 제압한 이탈리아 마피아의 콘실리에리 빈센조는 유유히 한국행 비행기에 오른다. 금가프라자 지하에 숨겨둔 금을 찾기 위해서이다. 

그런데 이탈리아 마피아 조직의 냉철한 전략가였던 빈센조가 한국에 도착하자마자 모든 걸 털린다. 겨우 도착한 금가프라자, 냉혹한 포커페이스를 유지하고 싶지만 절로 욕이 튀어나오게 만드는 상황에 빈센조의 평정심에 자꾸만 틈이 벌어진다. 어디 그뿐인가. 금을 묻은 당사자가 심장마비로 죽는 바람에 '따 놓은 당상'과도 같았던 금괴. 굴착을 해야 하는데, 금가프라자가 바벨그룹에 의해 철거 위기에 놓인다. 

tvN의 주말드라마 <빈센조>는 <김과장>, <열혈사제>로 연이어 히트작을 낸 박재범 작가의 작품이다.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는 캐치프레이즈를 건 <빈센조>는 이탈리아 마피아 출신 변호사를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악은 악으로 처단한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 KBS 2TV <김과장>, SBS <열혈사제>,

지방 폭력배들의 회계장부 처리를 해주던 <김과장>의 주인공 김성룡(남궁민 분), 국정원 특수요원 출신의 <열혈사제> 김해일 신부(김남길 분). 박재범 작가 전작 주인공들에게는 공통점이 있고, 이는 <빈센조>의 주인공으로 이어진다. 

그들은 우리 사회가 요구하는 윤리적 도덕적 잣대로 보았을 때 함량미달의 인물이다. 지방 소도시 폭력배들의 회계 담당이었다가 대기업 TQ의 경리과장이 되었지만, 한 탕 쳐서 한국을 떠날 꿈에 부푼 김성룡은 금가프라자에 묻힌 금을 파내 몰타로 떠날 꿈을 꾸는 빈센조와 다르지 않다. 그런가 하면 전직 국정원 출신이지만 작전 중에 아이들의 생명을 빼앗은 일로 인해 트라우마에 시달리는 김해일 신부, 그의 행동은 회개라기보다는 분노조절 장애에 가깝다. <빈센조>의 빈센조 역시 마피아 변호사라지만 '킬러'와 다르지 않은 과거를 가진 인물로 그의 꿈은 늘 피범벅이다. 

그 윤리적 도덕적 함량미달의 주인공들이 그들보다 더 부도덕한 상대를 마주하며 각성에 이르게 된다. 

KBS 2TV 드라마 <김과장>

지방 소도시 폭력배 푼돈이나 주물럭거리던 김성룡. 그는 TQ그룹 입사 초반에 전 경리과장 부인을 구하면서 본의 아니게 의인으로 조명받고 TQ그룹 내 비리를 접하면서 정의의 인물로 거듭나게 된다. 신부라지만 자신의 감정조차 주체할 수 없었던 김해일 역시 그의 은인과도 같은 가브리엘 신부의 죽음과, 그의 죽음을 매도하며 성당을 집어삼키려는 지역 경찰과 구청장, 검사에 이르는 카르텔에 저항하며 의인으로 승화된다.

빈센조의 애초 목적은 금가프라자에 숨겨진 금 15톤을 챙기는 것이었지만, 그 과정에서 금가프라자를 불법적으로 철거하려는 바벨그룹 및 그 하수인들과 전선을 형성하게 된다. 본의 아니게 지푸라기 법률 사무소를 중심으로 철거반대위원회의 중심이 된 빈센조는 바벨그룹에 대해 조사하며 '양아치' 같은 재벌의 현실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이처럼 <김과장>, <열혈사제> 그리고 <빈센조>에 이르기까지 주인공들은 도덕적이지도, 윤리적이지도 않은 '악'에 가까운 인물이지만, 보다 구조적이고 부도덕한 악의 카르텔과 대립하며 각성하고 영웅으로 성장하게 된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

<김과장>의 TQ그룹의 부도덕한 승계 과정과 분식회계, <열혈사제>의 경찰, 검찰, 구청장으로 이어진 악의 카르텔, 그리고 이제 <빈센조>의 바벨그룹과 그 하수인으로서 법무법인 우상의 의약, 건축산업을 둘러싼 비리는 우리에게는 너무도 익숙한 사회적 비리의 요소들이다. 그러한 구조적인 모순은 '악'을 자처하던 주인공들을 각성시킨다.

이렇게 악이었던, 반영웅적인 인물은 '범인'으로서 시청자들이 정서적 동질감을 느낄 수 있게 하고, 동시에 그들의 각성과 그에 따른 실천은 시청자들로 하여금 보다 깊은 감정이입을 통해 카타르시스를 느낄 수 있게 만든다. 그런 면에서 <김과장>과 <열혈사제>는 그해의 가장 통쾌한 드라마로 기억되었다.

하지만 정서적으로는 범부 혹은 그 이하의 주인공이지만, 정작 그들의 '능력치'는 여전히 매우 영웅적이다. 티똘이, 티큐또라이라 칭해지던 <김과장>의 김성룡은 거대그룹 TQ의 분식회계를 주무를 만큼 비상한 두뇌와 근성을 지닌 인물이다. 전직 국정원 출신 김해일 신부의 능력이야 동네 양아치 따위가 넘볼 수 없는 경지이다. 금가프라자에 나타난 철거 하청업체 앤트컴퍼니 대표를 줄 하나로 대번에 건물에 대롱대롱 매달려 버리고, 철거 위기의 금가프라자에서 와인 파티를 여는 빈센조는 김성룡과 김해일의 장점만을 모아놓은 치트키처럼 보인다. 

SBS 드라마 <열혈사제>

악인이지만 밉지 않은 주인공, 거기에 알고 보면 능력자인 양면적인 캐릭터를 완성시키는 건 배우들이다. 자타공인 연기 잘하는 배우로 그 이름을 널리 알린 계기를 만든 <김과장>의 남궁민, 김남길 표 연기의 결정체라고 할 수 있었던 <열혈사제>의 김해일 신부 모두 배우들이 가진 매력을 최고조로 뽑아낸 드라마가 되었다. 

마찬가지로 이제 2회를 마쳤지만 <빈센조>의 개연성은 '송중기' 그 자체이다. 클로즈업을 통해 외모의 장점을 한없이 발휘시키고, 거기에 더해 송중기만의 냉소적인 캐릭터가 이탈리아 마피아 출신의 변호사 빈센조를 설득시킨다.

갑남을녀, 모두가 주인공 

하지만 박재범 표 드라마의 매력은 주인공의 양면적인 캐릭터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마치 우리 사는 세상의 갑남을녀 모두가 주인공이라는 듯 <김과장>도, <열혈사제>도 주인공의 영웅적 행위를 완성한 이들은 그의 조력자인 '보통 사람들'이다. 

tvN 토일드라마 <빈센조>

<김과장>은 극 초반 남궁민의 원맨쇼와 같은 연기를 넘어, 중후반에 이르러 매회 등장인물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가며 박영규, 정석용 등 중견 연기자는 물론 이준호, 정혜성, 임화영, 김선호, 동하 등의 배우들을 알린 작품이 되었다. 

그런가 하면 <열혈사제>는 ‘과연 저 등장인물이 과연 알고 보면 어떤 능력자일까’가 궁금해지게 만들었다. 소머즈 같은 능력을 가진 편의점 알바에, 태국왕실 경호원 출신의 무술 능력자 중국집 배달원, 아역배우 출신의 신부님, 타짜 출신 수녀님 등 출연 배우들의 이중적 캐릭터를 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빈센조> 역시 등장인물의 면면이 만만치 않다. 딸과 인연을 끊겠다며 내용증명을 보내는가 하면, 금가프라자의 철거반대운동에 앞장서는 홍유찬 변호사의 유재명 배우야 두 말할 나위도 없다. 법무법인 우상의 변호사이자 지푸라기 홍유찬 변호사의 딸인 홍차영 변호사 캐릭터는 그 또라이 같은 면면으로 대번에 눈길을 사로잡는다. 2회 만에 법무법인 우상의 책임 변호사 자리를 꿰어 찬 최명희 역의 김여진 배우가 보여줄 악역의 변주도 기대된다. 거기에 마치 <열혈사제>의 동네 사람들처럼 금가프라자 주민들의 면면 역시 그 역할이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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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평론가 이정희  5252-jh@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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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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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ㄴㄴ 2021-02-24 20:13:10

    열혈사제, 빈센조, 김과장 전부 다크히어로물이다. 무슨 반영웅이냐? ㅉㅉ 반영웅에 대한 개념도 모르면서 함부로 지껄이지마라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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