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팀은 웃고 한 팀은 고개를 떨궜습니다. 모두 결승에 오르기를 바랐던 꿈은 아쉽게 접어야 했습니다. 하지만 단 하나만큼은 분명했습니다. 경기력, 투지 모든 면에서 중동 팀들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였다는 것입니다.
AFC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이 끝나면서 2011년 패권을 다툴 팀이 정해졌습니다. 전북 현대는 '닥공(닥치고 공격, 공격 축구 지향)'을 앞세워 '아시아의 깡패'로 불리는 사우디 알 이티하드에 2-1 승리를 거두며 1,2차전 2연승, 합계 5-3으로 '셧아웃'시키며 화끈하게 결승에 올랐습니다. 반면 카타르 알 사드와 대결을 벌여 1차전에서 '어이없는 골'로 눈물을 흘렸던 수원은 2차전에서 최선을 다했지만 1-0 승리에 만족해야 하면서 1,2차전 합계 1-2로 뒤지고 사상 첫 결승 진출을 다음 기회로 미뤄야 했습니다. 결승에 오른 전북과 알 사드는 다음달 5일 저녁 7시,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우승 트로피를 놓고 한판승부를 벌이게 됐습니다.
수원 역시 알 사드를 맞아 경기 내내 우세한 경기력을 보였습니다. 전반 8분 만에 오장은이 멋진 발리킥으로 선제골을 넣으며 분위기를 탔고, 1골을 더 넣기 위해 염기훈, 하태균 등이 부지런히 움직이면서 알 사드 수비진을 공략했습니다. 무엇보다 체력적으로 힘든 상황에서도 대반전을 위해 최선을 다 한 플레이 자체가 박수 받을 만했습니다. 비록 추가골을 터트리지는 못했지만 그래도 경기를 이겼고 마지막까지 사력을 다 해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살리는 데는 성공했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정정당당하고 스타일 굵은 축구를 펼친 전북 현대, 마지막까지 투지를 보인 수원 삼성 모두 K리그의 힘을 보여줬습니다. 시즌 내내 여러 가지 파문으로 힘들었던 K리그가 이 두 팀 때문에 막판에 희망을 얻은 것은 큰 수확이었습니다. 대미를 장식하는 결승전에서는 전주월드컵경기장이 꽉 들어차고, 그 무대 아래서 전북 선수들이 '확실한 닥공'으로 알 사드를 완파하고 우승트로피를 들어올리는 모습을 꼭 보여줄 수 있기를 기대해 봅니다. 3년 연속 K리그 팀의 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은 '아시아 클럽에는 더 이상 K리그의 적수가 없다'는 것을 확실하게 도장 찍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꼭 그렇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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