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송창한 기자] 방송사가 의무적으로 편성해야 하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을 심야 시간에 편성해 방송의 공정성과 시청자 권익을 위한 본래 취지가 훼손되고 있다는 국회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은 18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방송사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을 편성해야 한다. 그런데 의무편성 방송사 18개 중 5곳이 심야 시간에 시청자 프로그램을 편성했다"며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을 두는 이유는 시청자 참여를 통해 방송의 공정성과 객관성을 방송사 스스로 검증해보라는 취지인데, 취지를 제대로 반영한 것이 맞나"라고 반문했다.

조 의원은 "TV조선은 화요일에서 수요일 넘어가는 밤 12시, MBN은 일요일에서 월요일 넘어가는 12시 20분, 심지어 연합뉴스TV는 일요일 03시 50분부터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을 편성하고 있다"며 "시청자 참여가 용이하도록 평가프로그램을 넣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한상혁 방송통신위원장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다"면서 "(방통위가)어느 시간대 편성하라고 강제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고, 주시청시간대에 편성하게 되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방식으로 유도와 권고를 하는 방향이 맞는 것 같다"며 적극적인 유도를 약속했다.

주요 방송사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 편성시간을 살펴보면 ▲KBS 'TV비평 시청자데스크' 일요일 오전 9시 10분 ▲MBC '탐나는TV' 금요일 오후 12시 20분 ▲SBS '열린TV 시청자세상' 목요일 오전 10시 30분 ▲TV조선 '열린비평 TV를 말하다' 수요일 오전 12시 ▲채널A '채널A 시청자마당' 금요일 오전 6시 ▲MBN '열린TV 열린세상' 월요일 오전 12시 20분 ▲JTBC '시청자 의회' 금요일 오전 6시 ▲연합뉴스TV '바로보는 TV옴부즈맨' 일요일 오전 3시 50분 ▲YTN 시민데스크 일요일 오전 12시 20분 ▲OBS '미디어공감 좋은TV' 금요일 오전 8시 50분 등이다.

방송법 제89조는 지상파, 종편, 보도전문채널 방송사에 대해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을 주당 60분 이상 편성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들 방송사의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은 편성 시간대와 분량, 방송내용 등에서 문제를 보이고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언론정보학회 학술대회에서 채영길 한국외대 교수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채 교수는 대부분의 시청자 평가프로그램이 심야·새벽시간대에 편성돼 시청자가 볼 가능성이 현저히 떨어지고, 30% 가량은 30분 이하 편성으로 재방송을 통해 주 편성비율을 맞추고 있어 내용이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채 교수는 시청자 평가 프로그램에서 제시되는 시청자 의견을 분석한 결과, 비판적 평가는 8.7%('비판적' 5.8%, '매우 비판적' 2.9%)인 반면 긍정적 평가는 49.9%('긍정적' 26.4%, '매우 긍정적' 23.5%)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채 교수는 "시청자 목소리는 긍정적일 때만 선택될 가능성이 높다고 추정할 수 있다"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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