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장영] 설 연휴 마지막 날 방송된 KBS 1TV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는 흥미로웠다. 손재주 좋기로 소문난 유해진이 진짜 명장을 만나 물건을 직접 만들며 행복을 느끼는 과정을 담담하게 담아낸 프로그램이다.

최소한의 대면만 하며 지낸 삶이 1년이 넘어갔다. 팬데믹 상황이 종료된다고 해도 우린 이전의 생활로 돌아갈 수 없다. 이는 명확하다. 단순히 경제, 문화만이 아니라 우리의 삶 자체도 과거로 회귀할 수 없다는 의미다.

향후에도 바이러스 공격은 지속될 것이다. 우리나라만 봐도 사스, 메르스와 이어 코로나19까지 반복적이고 주기적으로 바이러스 공격을 받고 있다. 이는 국내만이 아니라 전 세계 모두의 고민으로 대두되고 있다. 바이러스와 생활하며 이를 이겨낼 수 있느냐 없느냐가 곧 국가의 운명을 가를 수밖에 없다.

KBS 1TV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팬데믹 시대, 세계인들은 집콕을 강요받으며 다양한 활동을 해왔다. 한때 한국에서 유행하는 것들을 따라하며 SNS에 올리는 것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력은 팬데믹 상황에서 더욱 강렬하게 다가왔다. 한류 1억 명 시대, 한국 콘텐츠는 넷플릭스에서도 빛을 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스스로 만들며 소소한 행복을 느끼는 '소만행'은 흥미롭다.

유해진은 연극배우 시절 무대 시설을 직접 만들었다.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서도 그런 경험을 바탕으로 다양한 것들을 뚝딱뚝딱 만들며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그런 그가 여러 공방을 찾아가 전문가들을 만나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은 흥미로울 수밖에 없었다.

그가 처음 찾은 곳은 '짜맞춤 가구'를 제작하는 곳이었다. 못질을 하지 않고, 한국 전통 한옥의 방식처럼 가구를 짜맞춰서 만드는 과정은 쉬운 일이 아니다. 정교한 설계와 이를 완벽하게 구현하는 손재주까지 더해져야 가능한 짜맞춤 가구 제작기는 흥미로웠다.

KBS 1TV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대단히 화려하지 않지만 가구로서 가치를 완벽하게 구축하는 짜맞춤 가구는 지금 당장이라도 배우고 싶다는 욕망을 느끼게 할 정도였다. 이런 마음을 대신해주는 유해진은 여유로운 농담과 함께 진솔한 태도로 배워가며 협탁을 만들어냈다. 어디 내놔도 이상하지 않은 가구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유해진이 두 번째 찾은 곳은 수제 안경 공방이었다. 국내에서 가장 오랜 시간 수제 안경을 만들고 있는 이를 찾아 제작방식을 배우고 직접 만드는 과정을 담았다. 디자인을 고민하고, 직접 스케치한 것을 손수 깎아 안경을 만드는 과정 역시 흥미로웠다.

한번은 꼭 도전하고 싶은 욕망을 샘솟게 하는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소소하지만 무언가를 직접 만들어보는 과정은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강렬한 마력으로 다가온다. 자신이 직접 만들어 사용할 수 있는 것만큼 매력적인 일은 없으니 말이다.

KBS 1TV <아날로그 라이프 핸드메이드>

집을 짓거나 거대한 뭔가를 만드는 일과 달리, 유해진의 공방 체험은 전문가들에게 배움이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직접 만들어 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작지만 만족스러운 결과물을 얻어낼 수 있는 그 과정을 통해 팬데믹 시대를 이겨낼 힘을 얻을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특별하다.

이 방식만이 아니라도 자신만의 '소만행'을 이룰 수 있는 뭔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의 '소만행'을 찾고 행하는 과정을 통해 어려움을 이겨내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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