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오후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의 방통위원(차관급) 3인과 방통심의위원 3인을 추천했다.

이로써 대통령이 지명하는 방통위원 1인과 방통심의위원 3인, 국회의장이 추천하는 방통심의위원 3인의 인선이 남겨진 상태다. 청와대에 따르면 형태근 전 정보통신부 통신위원회 상임위원이 방통위원 지명자로 유력시되고 있는 가운데 빠르면 19일안에 인선이 확정될 예정이다.

국회가 추천한 3인의 방통위원은 송도균 숙명여대 석좌교수, 이병기 서울대 전기공학부 교수, 이경자 경희대 언론정보학부 교수다.

통합민주당 추천위원들에 대한 시민단체 반발 거세

▲ 왼쪽에서부터 송도균 전 SBS 사장, 서울대 이병기 교수, 경희대 이경자 교수.
한나라당 추천의 송도균 교수(43년생)는 한국외대 스페인어 학과를 졸업하고 동양방송과 중앙일보 기자, KBS 외신부 차장 , MBC 보도제작부장, SBS 보도본부장 등을 거쳐 1999년부터 2005년까지 SBS 사장을 지냈다.

아직까지 송 교수의 방통위원 선임에 대한 안팎의 반응은 잠잠하다. 전국언론노조의 한 관계자는 "향후 행보를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무난한 편"이라고 조심스럽게 평가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한나라당이 최시중 후보자 임명거부를 의식하고 무마용으로 내세운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미디어운동 진영 관계자는 "송 교수가 비교적 원만한 인사라는 점에서 한나라당이 주장하던 지상파 민영화를 그대로 수용할 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통합민주당이 추천한 이병기 교수(51년생)는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 미국 A&T 벨연구소 연구원과 서울대 뉴미디어통신연구소장, 한국통신학회 회장,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 등을 지냈고 현재 바른과학기술사회실현을위한국민연합(과실연) 상임대표를 맡고 있는 통신분야 전문가다.

또다른 통합민주당 추천의 이경자 교수(44년생)는 숙명여대 영문학과를 졸업, 한국방송학회장, 종합유선방송위원회 위원, 한국방송개발원장, 한국방송진흥원장, 대통령직속 방송개혁위원회위원, 정보통신부 정보정책심의위원회 위원 등을 두루 거쳤다.

방통위원 추천과 관련해 '특이한' 것은 야당쪽 방통위원 추천에 대한 반발이 거세다는 점이다. 18일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성명을 내어 "통합민주당의 방통위원 선임과정, 이명박 대통령의 전철을 밟으려 하는가"라며 일방적인 심사추천위원회 교체 및 재구성과 하루만에 이루어진 서류심사 등을 강하게 비난했다.

강혜란 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 소장은 "당초 공개적이고 투명한 장치를 내놓아 긍정적으로 보았는데 구성과정에서 너무 큰 오점을 남겼다"면서 "절차가 왜곡되었는데 결과를 신뢰하기 어렵지 않겠느냐" 실망감을 드러냈다.

손학규 "심사위원과 일면식도 없고, 선임된 분들과도 전화통화 한 적 없다"

손학규 통합민주당 대표는 19일 오전 최고위원회의 모두발언에서 "공정성과 독립성을 담보할 수 있는 장치를 통해 방통위원을 선정했다"면서 "이경자 교수는 방송언론계의 많은 업적과 신망이 두텁고 이병기 교수는 이 분야에서 독보적인 능력과 실력을 갖춘 신망 높은 분"이라고 설명했다.

또 손 대표는 "참고로 저는 심사위원장을 맡은 김학천 교수나 민간 심사위원 한 분 한 분과 아무런 일면식도 없을 뿐만 아니라 이경자 교수, 이병기 교수 등 선임된 분들에 대해서도 전화 통화 한 번 한 적이 없음을 말씀드린다"고 덧붙였다.

▲ 왼쪽에서부터 김규칠 전 불교방송 사장, 백미숙 서울대 교수, 이윤덕 IITA 전문위원
국회는 지난 18일 방송통신심의위원 3인으로 김규칠 동국대 겸임교수(한나라당 추천), 백미숙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21 계약교수(민주당 추천), 이윤덕 정보통신연구진흥원 전문위원(민주당 추천)을 추천했다.

김규칠 교수(43년생)는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71년 외무고시에 합격하여 88년까지 외무부에 근무했고 참여와자치를위한 시민연대 정책위원장, 경제정의실천시민연대 국제위원장 등을 거쳐 불교방송(BBS) 객원해설위원, KBS TV 심야토론 진행, KBS 이사 등을 지내다가 2000년부터 2004년까지 불교방송(BBS) 사장을 맡았다.

다른 방통심의위원인 백미숙 교수(59년생)는 가톨릭대 불문학과를 졸업한 후 90년부터 96년까지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 간사를 역임했고 언론인권센터 이사, 한국언론학회 이사 등을 지냈다. 또 이윤덕 IITA 전문위원(56년생)은 서울대 전자공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전자 통신연구소 수석연구원, 정보통신부 IT정책자문단 등을 거쳐 현재 연세대학교 전기전자과 박사과정에 있다.

불교방송 이사 맡고 있는 김규칠 교수 심의위원 결격 논란

한편 한나라당이 방통심의위원으로 추천한 김규칠 교수가 현재 불교방송(BBS) 이사를 맡고 있어, '방송관련 사업 종사자이므로 방통심의위원으로 결격'이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한 언론계 인사는 "김 교수가 만약 사외이사 등 명예직이 아니라면 명백히 결격이고 불법"이라고 주장했다. 불교방송 기획실에 따르면 김규칠 교수는 사외이사가 아닌 등기이사로 2007년부터 이사직을 맡고 있다.

이에 대해 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는 방통심의위원의 결격사유 중 하나인 '방송,통신관련 사업에 종사하는 자'의 구체적인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되어있어 문제될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제19조) 국회 관계자는 "회의 직전에 급하게 명단이 나왔다"면서 "어제(18일) 회의장에서는 별다른 문제제기 없이 통과됐다"고 말했다.

▲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중 결격사유, (출처:국회 방송통신특별위원회 회의문건)
한나라당 이재웅 의원실의 한 관계자는 "통상 피고용되어 임금을 받는 편집국장, 사장 등을 '종사하는 자'로 간주하므로 등기 이사는 해당되지 않을 것"이라면서 "설사 종사자에 해당하더라도 방통심의위원 위촉 전에 사임하면 문제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편 지난 18일 국회 방통특위에서 최시중 방통위원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경과보고서 채택이 거부됨에 따라 김성이 보건복지부 장관의 경우처럼 대통령 권한으로 방통위원장을 임명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권에서는 늦어도 24일 전에는 최시중 방통위원장과 방통위원 및 방통심의위원들의 위촉이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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