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스=윤수현 기자] 중앙일보, 동아일보, MBC 등 주요 언론이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예비후보의 ‘v’ 논란과 관련해 기계적 중립을 가장한 어뷰징 기사를 작성했다. 이들은 오 후보의 ‘v=대통령’ 주장에 대한 검증 없이, 제목에 박주민 의원의 반박을 나란히 배치했다. 이러한 기사는 '오세훈'이라는 키워드가 네이버 실시간 검색어 순위권에 오르자 집중됐다.

오 후보는 2일 오전 10시 자신의 SNS에 산업통상자원부 북한 원자력발전소 관련 문건 제목에 ‘v’라는 이니셜이 사용된 것을 두고 “v가 의미하는 것은 과연 무엇인가. 우리는 흔히 대통령을 vip라고 칭해 왔음을 알고 있다”고 썼다. 오 후보는 “v가 가리키는 것이 무엇인지, 정부 내에서 어떤 의미로 쓰이고 있었는지, 당사자들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version의 v인 것을 모두가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판이 이어지자 오 후보는 “버전으로 보는 게 맞다는 의견들을 많이 받았다”며 “그 부분은 유감으로 생각한다. 입장에 혼란을 초래한 결과가 되어 안타깝다”고 밝혔다.

(사진=오세훈 후보 관련 네이버 뉴스 화면 갈무리)

이러한 촌극을 중앙일보, 동아일보, 세계일보, 서울경제, 아시아경제는 오 후보와 박 의원의 주장을 반반씩 배치해 대립되는 의견으로 보도했다. 오 후보 주장에 대한 검증과 비판은 없었다.

중앙일보는 <오세훈 "원전문건 'v' 대통령 뜻"…박주민 "문서작업 안해봤나"> 기사에서 “오세훈 전 서울시장과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2일 산업통상자원부가 전날 공개한 ‘북한 원전 추진방안’ 문건의 문서 제목을 놓고 공방을 벌였다”며 오 후보와 박 의원 주장을 병렬적으로 나열했다.

MBC(원전 문건 속 'v' 공방…오세훈 "vip" 박주민 "version"), 동아일보(오세훈 “北원전 문건 v는 vip”…박주민 “문서작업 안 해봤나”), 세계일보(원전문건 제목 ‘v’ 논쟁…오세훈 “vip” VS 박주민 “version”), 아시아경제(오세훈 “v는 VIP” vs 박주민 “v는 Version”), 서울경제(오세훈 "北원전 문서의 'v'는 대통령" 주장···황교익 "이러니 5세 훈"), 뉴시스(北원전 문건 'v논쟁'…오세훈 "VIP의 v" vs 박주민 "버전이겠지") 등도 중앙일보와 유사한 기사를 작성했다.

이는 클릭 수를 노린 어뷰징 기사다. 이들 기사는 2일 오후 3시부터 오후 5시 사이에 집중됐다. 이는 ‘오세훈’ 키워드가 네이버 급상승 검색어(시사 부문) 순위권에 오른 시간대와 겹친다. '오세훈' 키워드는 2일 오후 3시 37분 2위를 기록한 이후 20시 39분까지 10위권 안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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